자연의 노래를 들어라. 버니 크라우스. p251
The Great Animal Orchestra
http://www.thegreatanimalorchestra.com/
이렇듯 지구는 섬세하게 균형을 이루며 퍼져가는 소리들로 활기가 넘친다. 다양한 동식물들이 자리 잡은 모든 곳이 공연장이며, 어디에서든지 각각의 종이 특정 파트를 연주하는 독특한 자연의 오케스트라를 만날 수 있다. 고도로 진화되고 단련된 자연의 걸작이다.
#세상의 소리가 나를 가르쳤다
1dB? 인간의 귀로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최소 단위, 3미터 떨어진 곳에서 한 마리 모기가 왱왱거리는 소리가 인간의 귀로 들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인데 5dBA정도 된다
소리풍경soundscape라는 말은 20세기가 거의 저물 무렵에 처음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주어진 순간에 우리 귀에 포착되는 모든 소리들을 총체적으로 가리키는 말로, 다양한 서식지의 소리를 찾고 연구했던 머레이 R. 셰이퍼가 만들어낸 용어다. 셰이퍼는 소리의 경험을 시각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맥락에서 파악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 아울러 사람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환경의 소리적 짜임새에 좀 더 주목하도록 만들고 싶었다.
소리풍경? 목소리들의 독특한 결합을 통해 그곳만의 시공간을 나타낸다!
자연의 소리풍경은 매일 매일이 똑같지 않다. 최상의 기술을 동원해도 이런 풍성한 울림의 순간을 부분적으로 포착할 수 있을 뿐이다. 가장 큰 이유는 이런 합창을 이루는 소리들이 최상의 소통을 주고받는 가운데 조금씩 계속 조정되기 때문이다. 영속적으로 자체 편집되는 기제와 같다.
개별적인 소리 조각을 담는 데 치중하는 관행은 관심의 폭을 각각의 소리가 갖는 한계에 고정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인간에게 있어서 단편적인 소리에 집착하는 모델은 살아 있는 풍경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해서 야생의 감각을 왜곡시킨다. 그 결과 인간과 자연의 소리 사이의 필연적인 연결고리가 대부분 무시된다.
어떤 사진보다도 위력적으로 다가오는 장소를 환기시키는 소리의 힘? 마이크에 포착된 환경의 소리는 전 주파수 대역에 걸쳐 우아한 구조와 다채로운 템포의 독주자들로 가득했다. 풍부하고 미묘한 짜임새로 내 경험을 강렬하게 끌어올렸다.
#지구의 소리
네페르세족 원로의 음악 수업? 전날 저녁 윌슨은 우리가 음악을 너무 모른다며 넌즈시 자극했다. 그는 우리가 관심이 있다면 음악에 대해 가르쳐 주겠다면서 교육에는 대단한 인내가 필요하고 오랫동안 지켜온 믿음을 내려놓아야 할 수도 있다고 주의를 주었다!
해안의 소리풍경? 세계의 여러 대륙과 대양을 돌며 해안의 소리를 녹음하는 환경운동가들은 우리가 무심코 흘려보내기 쉬운 미묘한 소리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이제 이런 소리들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바람의 노래를 듣다? 실제로 녹음할 수 없는 소리가 있다. 바로 바람의 소리다. 바람 자체를 녹음할 수는 없다. 바람이 일으킨 효과를 포착할 뿐이다.
#생명의 소리
생명체는 저마다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한다
규칙보다 예외가 더 많다? 생명체가 내는 소리는 몸집 크기에 비례한다? 하지만 유심히 들어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
말미잘이 소리를 낸다면 우리가 무심코 흘려보냈던 다른 생물들도 소리를 내지 않을까?
조용한 동물 기린? 우리의 맨 귀로 들리지 않는 낮은 주파수로 소리를 낸다! 왜 낮은 주파수 대역일까? 비어 있는 채널?
자연의 소리와 그곳에 사는 동물들의 소리를 꼼꼼하게 들으면서 배워야 할 게 많다는 것을 이제 깨닫는 중이다.
귀뚜라미 소리를 듣고 온도를 알아내는 방법? 개미의 노래와 비슷하게 날개를 서로 비벼서 소리를 낸다. 울음소리를 15초동안 센 다음 40을 더하면 화씨온도가 된다!
생물음biophony? 살아 있는 생명체에서 나는 소리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 벌목회사의 ‘생태 보호적(?)’ 벌목작업? 숲의 모습이 거의 달라지지 않은 것을 보자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녹음’ 버튼을 누르는 순간, 한때 풍요로웠던 목초지의 소리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쉽게 속아 넘어가는 인간의 눈이나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 보면 그곳은 지금도 목초지의 좁은 시각으로는 여전히 변함없는 야생처럼 보인다…근접 촬영한 사진은 동물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복잡한 환경은 떼어버리고 동물만 아름답게 담아 상황을 왜곡할 수 있다!
그러나 포괄적으로 소리를 담은 편집되지 않은 녹음은 아무리 짧아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야생의 소리풍경은 정밀한 정보들로 가득하다.
나무의 나이테처럼 이런 녹음들도 다양한 수준의 생물사를 드러내는 지표가 된다. 자연의 주기가 바뀌거나 재난이나 인간의 파괴적 행위가 일어나면 생물음에 변화가 금방 반영된다. 소리를 내는 생명체들이 그에 맞는 반응을 보인다. 저마다 변화한 환경에 적응하려고 목소리를 섬세하게 조정한다.
우주의 위대한 알파벳? 내가 가장 먼저 알아차린 적도 우림과 알래스카 남동부 우림의 차이는 소리였다!
#대자연의 오케스트라
그 소리를 듣고 있자니 우아한 구조가 돋보이는 모차르트의 교향곡 41번 C장조가 생각났다. 우리 앨런은 모차르트의 이 곡이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증거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날 밤 나는 내 인생 최고의 생생한 소리풍경을 들으며 신의 계시에 가까이 다가갔다.
자연은 음악이다? 케냐에서 돌아와 주파수 그래프를 뽑아보기 전에는 자연의 소리가 혼란스럽고 무질서한 표현인 줄로만 알았다.(FFT 변환 스펙트럼으로 본 소리풍경)
전체적인 자연의 소리에 주목해야 한다는 내 의견은 곧바로 무시당했다…학계는 자신들이 배웠던 것과 다른 주장을 받아들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제인 구달 연구소, 곰베, 보르네오 섬의 캠프 리키,…이런 곳을 둘러보며 가장 먼저 깨달은 것은 현장 연구자들이 협소한 주제에 사로잡혀 자신이 연구하는 동물의 시각적 측면에 큰 비중을 둔다는 사실이었다.
발견은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최초의 음
전자음악에서 자연의 소리를 녹음하는 일로 관심이 바뀌면서 나의 호기심은 음악의 요소들에 관한 질문을 넘어 음악의 기원에 관한 질문으로 발전했다. 새로운 질문들은 나를 음악의 신비라는 심연 속으로 점점 더 깊이 끌고 들어갔다
연구자들이 꺼리는 주제? 동물의 감정이나 우리가 받는 인상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방법은 없다!
‘청각적 치즈케익’? 우리가 치즈케익을 좋아하는 것은 케이크 속에 들어 있는 지방과 당분을 선호하는 취향 때문이지 치즈케익 자체를 원하는 욕구가 진화했기 때문이 아니다!
음악의 뿌리는 자연계의 소리풍경
일반적으로 선교사들은 구원할 영혼을 고르는 문제에서 까다롭게 따지는 편이다? 바아카 족에게는 금전적으로 값이 나갈 만한 것이 없었고, 선교사들의 접근이 많지 않았다…바아카 족의 음악과 달리 서양의 노래는 수천 년 동안 자연의 소리에서 멀어졌다.
#서양 음악 속의 자연
자연의 소리에서 멀어진 음악? 토마스 아퀴나스가 영혼은 인간에게만 있다고 공식화한 13세기가 되면 서양인들은 더 이상 동물의 목소리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근시안적인 창조성? 이런 작품에 표현된 ‘자연’은 철저하게 예술가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속한 문화의 판단을 따른다. 우리의 세계에서 ‘음악적’이라고 간주되면 좋아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거부한다. 익숙한 음악적 틀에서 벗어나는 ‘외재적인’ 소리는 까다롭게 걸러낸다.
#소음 공해
소음은 유용한 정보는 거의 전달하지 않으면서 우리의 주목을 끈다? 한마디로 낭비된 에너지다!
“환경 소음에서 비롯된 질병의 부담”(세계보건기구 보고서)? 소음은 공기오염에 이어 두번째로 해로운 환경 요소로 평가되었다
레스토랑의 ‘백색소음’ 전략? 소음은 순간적으로 활기에 넘친다는 착각을 주기도 하지만, 이것은 다 계획된 것이다? 이런 소음은 긴장과 피로를 유발, 결국 손님이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떠나게 해서 레스토랑은 더 높은 매상을 올릴 수 있다!
#소음과 생명이 만날 때
생물음을 가로막는 소음
소음이 동물들에 미치는 영향? 소음이 한도 수준을 넘을 정도로 아주 심각한 경우에는 고래와 바다표범이 해변으로 쓸려와 죽는 일도 벌어진다(소나sonar 음향탐지기술? 심각한 해양소음문제!)
해양 생물에게 치명적인 저주파음파탐지기? 48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140dB의 세기를 유지!
소리풍경은 정치적 개념? ‘자연의 소리풍경 프로그램’에서 ‘자연의 소리 프로그램’이라는 중립적인 이름으로 바꾸도록 정치적 압력행사!
#희망의 코다
야생보호구역? 이런 식으로 관리되는 환경은 비록 손상되지 않은 많은 경관 때문에 가치를 인정받고 있기는 하지만 야생의 본뜻과는 무관하다. 야생은 관리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국립공원은 “미국이 발명한 최고의 아이디어”? 관광객을 위해서 원주민과 늑대같은 포식자를 제거한 관광지!
침묵이 아닌 고요함? 고요함은 침묵과는 대단히 다른 것을 의미한다. 건강한 생명체가 활기찬 몸과 마음을 느끼기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이다!
자연에서 멀어진 아이들?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과거에 어린 아이의 하루 사운드트랙은 주로 자연의 소리들로 이루어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땅에서 자랐고, 땅에서 일했으며, 같은 땅에 묻히는 경우도 많았다. 땅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살았다.”
소리풍경도 회복될 수 있다
DMZ, 사고 이후 체르노빌의 야생? 출입금지 구역은 이제 일급의 서식지입니다.
색다른 곳에 가서 사람의 때가 묻지 않은 멋진 동물 오케스트라를 만나려면 차에서 내려 숲을 걸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