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 이윤기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지요, 라는 질문을 나는 자주 받는다. 내가 글을 잘 써서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 것이 아니고, 글 쓰는 일을 아주 직업으로 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나는,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싶은 대로 쓰면 초단初段은 되어요, 하고 대답한다.
그런데 이게 제대로 되지 않아 초보자의 입단入段은 번번이 좌절되고 만다. 되풀이해서 쓴다.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싶은 대로 쓰기만 하면 초단은 된다. 이렇게 쉬운 것을 왜 여느 사람들은 하지 못하는가? 유식해 보이고 싶어서 폼 나는 어휘를 고르고, 멋있게 보이고 싶어서 제 생각을 비틀다 제 글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생각을 놓쳐버리기 때문이다.
도올 김용옥의 글을 읽을 때 유의해야 할 것은 그가 구어체 문장을 쓴다는 점이다. 그의 책은 내용이 어려운데도 술술 읽힌다. 그의 책에 ‘빌어먹을 놈’, ‘쥐둥아리를 놀려대는가’, ‘씹어제키는 김용옥’, ‘무데뽀’ 같은 속어나 비어들이 생짜로 실리는 것은 생각나는 대로 쓰고, 말하고 싶은 대로 쓰기 때문이다. 그런 말을 쓴다고 도올을 비난하는 사람들, 뭘 모르는 사람들이다. 이런 글을 읽을 때는 속어 비어에 묻어 있는, 쓴 이의 ‘껍진껍진한 느낌’까지도 읽어야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