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독서뿐. 정민. p405
책을 왜 읽나? 어떻게 읽을까? 무엇을 읽을까? 옛글 속에 뜻밖에 이런 물음에 대답한 글이 많다. 선인들의 독서는 생활 그 자체였다. 밥 먹듯이 읽고 숨 쉬듯이 읽었다.
어려서부터 손가락을 움직여 지식을 얻지만 깊은 사유의 힘을 얻을 수 있는 길은 오직 독서뿐이다. 책읽기는 필연적으로 글쓰기와 맞닿는다
삶은 본질적으로 변한 것이 없는데. 속도만 가파르게 빨라지니 생각할 틈이 없다. 원하는 반응이 즉각 나오지 않으면 그 잠깐을 견디지 못한다. 진득함은 사라지고 경박함이 춤춘다. 떠먹여 주기만 바라고, 스스로 곱씹어 소홀할 생각은 없다. 이런 반복 속에서 삶은 공허하고 허황하다. 젊은이는 빨리 가려고만 하지 어디로 갈지는 모른다. 늙은이는 퇴직 후의 수십 년 앞에 막막하고 망망하다. 그러다 문제가 생기면 제 삶을 해쳐 남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이제껏 우리는 바쁘기만 했지 한 번도 스스로를 돌아본 적이 없다.
독서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질 것이 틀림없다. 우리의 삶이 독서와 멀어질수록 더 그렇다.
빨리 가고 싶은가? 속도를 늦춰라. 서두를수록 목표에서 멀어진다. 책을 통해서만 생각은 깊어진다. 책 안에 원하는 대답이 있다. 어찌 책을 멀리할 수 있겠는가? 읽기는 또 쓰기와 맞닿아 있다. 잘 읽어야 잘 쓴다. 잘 쓰려면 많이 읽고 제대로 읽어야 한다.
#책을 읽는 까닭_교산 허균
*책은 마음을 지켜준다
“책은 이 마음을 지켜준다. 한때라도 놓아 버리면 그만큼 덕성이 풀어지는. 책을 읽으면 이 마음이 늘 있게 되고, 책을 읽지 않으면 마침내 의리를 보더라도 보이지 않게 된다.”
사람은 제 마음의 주인이 되어야지, 제 마음의 노예가 되면 안 된다. 마음의 주인이 되려면 마음을 꽉 붙들어 달아나지 못하게 해야 한다…책은 마음을 지켜주는 호심부다.
*책은 밥이고 옷이다
“재물을 많이 쌓아 두는 것은 얕은 재주를 몸에 지니는 것만 못하다. 재주 중에 익히기 쉽고 귀한 것은 독서만 한 것은 없다. 세상 사람들은 어진 이나 어리석은 이나 할 것 없이 모두 많은 사람을 알고 여러 가지 일을 해 보고 싶어 한다. 그러면서도 책은 읽으려 들지 않는다. 이는 배부르기를 구하면서 먹거리 마련에 게으르고, 따뜻하려 들면서 옷 해 입는 데는 나태한 것과 같다.”
많은 사람과 알고 싶은가. 책 속에 다 있다. 많은 일을 경험하고 싶은가. 책 속에 다 있다. 내가 궁금해하는 모든 것이 책 속에 다 들어 있다. 그런데도 읽지 않으면서 배고프다고 한다. 춥다고 한다.
*한 가지 뜻으로 한 책씩 읽어라
문제 앞에서 허둥대며 수선만 떤다면 여태까지 그의 독서는 죽은 독서다. 상황 속에서 비로소 위력을 발휘해야 제대로 한 독서다.
*마음으로 읽어라
몰입하는 독서라야 제대로 된 독서다.
백가지 이익만 있을 뿐 무해하다. 그러니 어찌 책을 읽지 않겠는가?
#의문과 메모의 독서법_성호 이익
*읽으나 마나 한 독서
찾는 것이 있어 책을 읽게 되면 읽더라도 얻을 것이 없다. 때문에 과거 공부를 하는 자가 입술이 썩고 이가 문드러지도록 읽어 봤자, 읽고 나면 아득하기가 소경과 다름없다.
독서는 순수한 몰입이다. 무엇을 위한 것이 아니고 그 자체로 가치 있는 행위다. 의도를 가지고, 목적을 전제로 하는 독서로는 거둘 것이 없다.
*보이지 않는 독서의 힘
밥을 먹으면 입을 거쳐 위장과 대장을 지나는 동안 영양분은 몸으로 스며들고 찌꺼기는 대변으로 배출된다. 책을 읽으면 눈과 입을 통해 머리와 가슴을 거치는 동안 그 의미를 곱씹고 되새긴다. 나머지는 기억의 창고에서 흔적도 없이 지워진다. 밥 먹은 효과는 피부의 윤택으로 드러나고, 책 읽은 보람은 사람의 교양으로 나타난다.
사람들은 밥을 위해서는 못하는 짓이 없고, 안 하는 일이 없으면서, 책을 위해서는 한 푼도 쓸 생각을 하지 않는다. 육신의 기름기만 생각하고, 영혼의 허기를 돌보지 않는다. 배고프면 아무데나 주둥이를 들이미는 것은 짐승도 다 그렇다.
*잊기 전에 메모하라
묘계질서(), 오묘한 깨달음이 오면 재빨리 적었다.
묘계 즉 오묘한 깨달음은 잘 하기 어렵지만 그 즉시 써 두는 질서는 쉬운 일이다
깨달음은 섬광처럼 왔다가 간데없이 사라진다. 이 짧은 순간을 붙들어, 이를 잘 확장시킬 때 큰 공부로 이어질 수가 있다. 메모는 생각의 흔적이다. 공부는 생각 간수를 잘하는 데서 시작된다.
*깊이 생각하고 의문을 제기하라
오늘날 사람들은 책은 존중하지만 그 정신은 잃었다. 글은 읽으면서도 그 뜻은 저버리고 있다. 깊이 생각하면 잘못이라 하고, 의문을 제기하면 주제넘다 하며, 부연 설명하면 쓸데없는 짓이라 한다. 곧이곧대로 규정하여 모든 사소한 부분까지도 성역을 설정하는 데 힘쓴다. 그 결과 둔한 사람과 총명한 사람을 구분할 수가 없게 되었다.
시키는 대로 하고, 남이 하는 대로만 하면 끝내 제 목소리를 낼 수가 없다. 자기 목소리를 내 보자고 우리는 공부를 한다. 일가를 이룬다는 것은 자기 목소리를 갖게 되었다는 뜻이다. 일가 중에서도 우뚝한 사람이 바로 대가다.
세상에 주체가 없는 공부도 있는가?
*의문을 품어라
학문은 반드시 의문을 일으켜야 한다. 의문을 일으키지 않으면 얻어도 야물지가 않다. 의문이란 의심하고 머뭇대면서 결정하지 못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해야 옳은 줄 안다면 반드시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도 아울러 살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제대로 얻게 된다.
의문을 갖는 것은 의문을 없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의문과 의심은 다르다…의문을 일으켜서 의심을 제거하지 않으면, 의심에 빠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앎은 의심으로 시작해서 의문을 통해 단단해진다. 사람은 누구나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문제의 본질에 도달한다. 시행착오 없이는 앎도 없고 나도 없다.
*역사책 속의 성공과 실패
천하의 일은 대개 열에 여덟아홉은 요행이다…그때의 우연에 따른 것이 워낙 많다…역사란 것은 성패가 이미 정해진 뒤에 쓴다. 성공과 실패에 따라 꾸며지기 마련이니, 이를 보면 마치 진실로 마땅한 것만 같다.
“천하의 일은 놓여진 형세가 가장 중요하고, 운이 좋고 나쁨은 그 다음이며, 옳고 그름은 가장 아래가 된다.”
#옛 성현의 독서 아포리즘_백수 양응수
*독서의 쓸모
“책을 읽는 것은 장차 이치를 궁구하고, 실용을 이루려는 것이다. 이제 혹 문장 구절의 말단에만 마음을 쏟는 것은 소용이 없다.”
책을 읽는 까닭은 삶의 이치를 깨닫고, 실제의 삶에서 이를 체득하는 데 있다.
*줄줄이 외워 깊이 생각하라
볼 때마다 새로운 유익을 더하면 배움은 진전된다. 의심치 않던 곳에서 의심이 생겨야 바야흐로 나아간 것이다.
공부가 공부를 부른다. 책이 책을 부른다. 이것을 읽으니 저것이 궁금하고, 저것을 알고 나니 새로 보인다. 책과 마음은 붙어 다닌다. 책은 손에서 놓으면 마음은 딴 데로 놀러 나간다. 책을 잡으면 마음도 잡힌다.
*마음을 비우고 기운을 가리앉혀야
선입견을 버리고 마음을 비워야 참 의미가 드러난다. 마음을 비워야 제대로 보이고 정확히 들린다.
*기억력을 높이려는
“학문의 방법은 다른 것이 없다. 방심을 구하는 것뿐이다.”
“내 마음을 일찍이 거두어들이지 못했으니, 무슨 수로 책을 기억하겠는가?”
방심? 마음이 제멋대로 덜아다니게 놓아두는 것, 방심의 상태에서 마음을 먼저 건져 내야 한다
*종이를 벗어나 몸으로 깨달아라
*의심하는 것이 공부다
이해가 부족해서 의심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일 뿐이다. 독서는 의심이 없는 것에서 의심을 일으키고, 의심이 있는 것에서 의심이 없게 만들어야 한다. 이에 이르러야만 큰 발전이 있다.
*가까운 데서 찾아라
“잘 배우는 사람은 반드시 가까운 데서부터 말을 구한다. 가까운 것을 쉽게 보는 자는 말을 아는 자가 아니다.”
내 주변을 돌아보아 곁에서 체험할 수 없다면 그것은 쓸모없는 공부다. 공부가 헛되지 않으려거든 곁에서 구하라. 가까운 데서 찾아라.
*공부하는 사람이 지켜야 할 세가지
조금씩 읽고 깊이 이해하라. 주장을 내세우기 전에 몸으로 느껴라. 몰두하되 써먹을 궁리를 버려라. 공부는 이렇게 하면 된다. 보통은 반대로 한다.
#바탕을 다지는 자득의 독서_순암 안정복
*많이 읽고 널리 보아라
옛글은 쓰고 싶어 쓴 글이 아니라 쓰지 않을 수 없어서 쓴 글이다
*1만번 독서의 힘
독서의 힘은 차곡차곡 쌓는 온축에서 생긴다
*하학상달
배운다는 것은 앎과 행함을 합친 이름이다.
#독서의 바른 태도와 방법_담헌 홍대용
*의문의 중요성
의문이 없던 데서 의문이 생기고, 아무 맛도 없는 데서 맛이 생겨난 뒤라야 능히 독서한다고 말할 수가 있다
*자각해서 노력해야
독서는 없는 시간을 어렵게 쪼개서 하는 것이지, 시간이 남아돌아 하는 것이 아니다.
*먼길을 가려면
독서란 장차 이치를 밝혀라 일에다 펼치려는 것이다. 그러려면 정밀하고 익숙해야 한다. 나아가 적실히고 진실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배움을 좋아하는 사람
알고서 행하고, 용기로 나아갈 때 이를 두고 배우기를 좋아하는 자라고 하는 것이다
#독서는 깨달음이다_연암 박지원
*하루도 그만둘 수 없는 일
#실생활의 습관, 독서의 발견_아정 이덕무
*논어의 위력
성현의 말씀에는 바른 기운이 깃들어서, 흩어진 마음을 되돌려 세우고, 가눌 길 없는 기분을 다잡아 가라앉혀 준다. 경전의 힘이 여기에 있다. 언어에도 힘이 있다. 기운이 있다. 그런 책을 읽어야 사람이 변한다.
*독서의 표준
배우고 살피고 익혀서 실천하라. 이것이 공부의 네 가지 강령이다. 요즘 사람들은 배우고 익혀 써먹을 생각만 한다. 성찰하고 함양하여 실천하는 일에는 아예 관심이 없다. 배운 사람일수록 못쓰게 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좋은 내용은 함께 나눠라
남에게 알려줄 때마다 나는 그 내용을 한 번 더 곱씹어 좋고, 상대도 그 뜻을 함께 새기게 되어 더 좋다. 공부는 함께 나누면서 커지고 깊어진다.
*어린이에게 글을 가르칠 때 주의해야 할 점
시시콜콜 했던 얘기 또 하고 했던 얘기 또 하고? 공부의 재미를 들이기 전에 마음이 먼저 달아나 버린다!
#안목과 통찰_연천 홍석주
*독서와 학문
” 배우는 자가 도를 구하는 것에는 세 가지가 있다. 엄한 스승과 좋은 벗을 따라 날마다 그 가르침을 듣는 것이 첫번째다. 옛사람의 책을 읽은 것이 두번째다. 길을 떠나 유람하면서 견문을 넓히는 것이 세번째다.”
주자께서 말씀하셨다. “옛날부터 문 닫아걸고 혼자 앉아 있었던 성인은 없었다.”
*가장 무서운 건 소인
“집안의 자제가 일 년 내내 책을 읽지 않을망정, 단 하루라도 소인과 가까이하게 해서는 안 된다.”
*잠자리의 생각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은 온전히 내 마음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이다. 밥값이 아깝지 않기 위해서다.
#사새과 깨달음의 독서_항해 홍길주
*자기에게서 돌이켜 구한다
반구저기(), 맹자가 말했다. “학문의 방법은 다른 것이 없다. 자기에게서 돌이켜 구하는 것일 뿐이다.”
*논어를 제대로 읽은 사람
책을 많이 읽어도 책 따로 나 따로 놀면 안 읽은 것과 같다. 말만 앞세우고 행실이 따라가지 않으면 차라리 책을 덮어라.
*독서의 효과
밥을 먹은 효과는 정채가 빛나고 피부가 윤기가 나는 데서 드러난다. 책을 읽은 보람은 행함에서 드러난다.
*모든 것이 책이다
*옛글을 읽는 자세
옛사람의 좋은 작품을 읽을 때에는 모름지기 먼저 그 뜻이 말미암아 들어간 경로를 찾아보아야 한다. 대저 그런 뒤라야 능히 가져다가 자기의 소유로 삼을 수가 있다. 그래야 훗날 글을 지으면 문득 그 묘처에 방불하게 될 수가 있다. 지금 사람들은 옛사람의 글을 읽으면 한갓 겉으로 드러나는 광채와 가시만 보고 먼저 놀라서 문득 스스로 미칠 수가 없다고 단정 짓고는 오직 그 찌꺼기만 주어다가 공령문에 쓸거리로 삼는다.
부분과 전체
부분과 전체를 혼동하는 것은 공부가 부족하다는 증거다. 전체를 보지 못하고 부분에 얽매여서 늘 핵심을 놓친다. 그러고는 공연히 책을 탓하고 저자를 타박한다…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은 아무 때나 쓰는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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