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우리 산하.p451
내가 서 있는 곳이 다 내 집이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돈은 벌어 한적한 곳에 별장을 짓거나 콘도 또는 흙집을 지을 것이 아니라 산천을 유람하면서 머물고 싶은 집의 주인들과 알고 지내고, 우리나라 곳곳의 좋은 땅에 자리한 사찰의 주지스님들을 많이 사귀어두자. 그래서 그곳에 갈 때 그 집을 내집처럼 여기자.
차비만 있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되고 10분이나 20분만 나가면 될 뿐 아니라, 건강한 다리로 두어 시간만 걸어다니면 여기저기 분재와 수석이 가득한 신천이 나타나는데, 그 산천은 그 산천을 사랑하거나 의미를 부여한 사람의 것이다.
역사와 지리, 인문기행을 더해 수백 년 전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고 선조들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았던 흔적을 고스란히 담으려고 노력했다. 빌딩이 산의 높이를 넘어서고, 강의 물길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여전히 산수와 지리는 우리 삶의 근간이다.
“간절히 원하노니, 청화자 선생이여! 지금 이 땅에 살고 있는 상처 입은 사람들이 더불어 조화롭게 살 수 있도록 그대가 꿈꾸었던 이상향을 보여주십시오!”
강호유랑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등 따습고 배부르면 못하는 일이다. ‘끈 떨어진 연’이 되었을 때 가능한 일이다. 고금을 막론하고 인생은 끈이 떨어져봐야 비로소 산천이 눈에 들어오는 법이다.
두 갈래 길을 만날 때마다 그가 선택한 길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이었다. 왜냐하면 스스로를 강호낭인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강호파는 가지 않는 길에 가보는 사람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즐기고 어진사람은 산을 즐긴다”-공자
“사리에 통달한 지식이란 두루 흘러 막힘이 없는 물과 같다면, 어진 덕은 의리에 편안하고 두터이 하여 옮기지 않는 산과 같다”
여암 신경준의 산경표-1대간, 1정간 13정맥
교과서 산맥의 개념으로 바뀐 것은 일본 지리학자 고토 분지로에 의해
“‘산경표’는 우리 민족 고유의 산줄기 개념이기 때문에 큰 강을 중심으로 모여 살았던 모든 생활문화권의 분계를 나타내준다”-고지도 연구가, 이우형
세상을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 걷기
“모든 인간의 일생은 자기에 도달하는 길, 자기실현의 길이다”-데미안
“자신을 돌아다니면서 길을 잃기도 하고, 자신을 잃기도 하며, 다른 사람이 되기도 하지만, 자신을 더 잘 알게 되기도 한다.”-앙리 미쇼
창조한다는 것은 불행한 것들 사이로 자신의 길을 그어 나가는 것이다”-들뢰즈
“창조는 유랑자”
남이 개척한 길을 따라간다면 그게 무슨 주차장이나 삶이겠는가
세낭쿠르의 [열두 번째 편지]에 나오는 글처럼 “길은 잃을수록 좋다.” 길을 잃어야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던 아무도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발견하지 않겠는가.
길이 가져다 주는 행운? 길에서 인생의 가장 중요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길에서 만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길은 원래 주인이 없고 오직 그 위를 가는 사람이 주인이다
“걸어라. 그래야만 스스로 자신의 주인이 된다”
슬로시티의 시대, 달콤한 인생의 미래를 위한 슬로시티 운동
슬로시티의 출발은 느리게 먹기인 슬로푸드와 느리게 살기 운동으로 시작되었는데, 느리게 걷고 느리게 생각하고 느리게 생활하자는 운동이다.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가 낫고, 식보보다는 행보(行補)가 낫다”-동의보감,건강 보행법(健康步行法)
(어떠한 약과 음식보다도 걷기가 최고의 보약)
“걷는 것은 청복, 즉 맑은 즐거움이다.”-정약용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면서 여러가지 사물을 만나게 되고, 결국은 내가 나를 만나는 것이 걷기의 매력이다.(느림의 미학)
“행복은 여기 있다. 자연과 더불어 거닐며, 번잡한 삶의 흉한 모습과 너무 일찍 접촉하지 않은 것은….”워즈워스
동해 해파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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