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농사꾼 이야기. 이영문. p247
건강한 자연과 땅에서 일군 지혜
무릇 쌀농사란 봄에 물을 가득 대서 논을 깊이 갈아 써레질을 한 후 잘 키운 모를 내다 심는 것이 그 순서가 아닌가. 그런데 마른논에 무경운 직파라니? 결과는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문제는 땅이다. 땅심이다.
건강한 흙! 무경운 직파 농법으로 농약과 비료가 전혀 없는 농사가 가능했다!
1992년 태평농법과 직파기계까지 발명
오랫동안 믿어온 농사의 기본? 땅을 갈아엎어야 한다(경자유전,주경야독? 잘못된 ‘경’)
태평농법의 핵심? 무경운 직파, 땅을 갈지 않고 직접 씨를 뿌린다!
태평농법의 원리? 의외로 간단하다!
일반농법: 볍씨 소독, 싹을 먼저 틔우고 뿌리를 내린다, 뿌리가 약한 모를 위한 로타리 작업
싹보다 먼저 튼튼한 뿌리를 내리는 볍씨, 벼의 영양분은 땅속의 미생물에게 맡겨둔다
완벽에 가까운 생태환경이 벼를 자랄 수 있게 해준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는 놈’,’정신 나간 놈’,’원래 게으른 놈’, ‘그런데 정말 그게 가능해?’
자신들이 믿어온 농법이 하루 아침에 부정을 당하는데 가만 있을 농업학자나 농업 전문가가 어디 있겠는가? 농약 회사나 농기계 회사 역시 이영문의 태평농법에 마음 편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연의 논은 스스로 우리가 먹을 수 있는 벼를 길러낸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비료와 농약으로 땅을 못 살게 굴고 고문하는 농법을 고집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땅이 살아야 사람이 산다. 비료로 땅을 비만하게 하고 농약으로 그 땅의 생명력을 죽여가는 농법은 지양해야 한다.
“왜 보리를 안 심으셨습니까?”
“…”
아버지는 선뜻 대답을 않는다. 아직 자신이 없는 것이다. 아들이 만든 프로그램(KBS환경스페셜 다큐멘터리)을 보았지만 그것은 아들의 일, 당신의 농법이 아니지 않은가.
현행농법과는 반대의 길(거꾸로 희망이다!)
하지만 이제 나는 확신한다. 그 동안 나는 비록 대다수 인간의 지식에 등을 돌리며 걸었지만 결국 그 길은 자연과 한발 가까워지는 과정이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화학농법으로 피폐해진 땅을 살리고 그 땅을 볍씨, 거미, 미꾸라지, 잠자리, 그리고 진드기와 벼멸구까지 함께 어울려 사는 곳으로 가꾸는 동안 나의 시야는 어느새 농사라는 범위를 훌쩍 뛰어넘어 차츰 새로운 눈을 뜨기 시작했다…그리고 마침내 자연이라는 커다란 화두가 온 마음으로 들어선 것이다.
우리가 떠나왔던 그 본래의 모습을 깨닫기에 이르렀다
원인은 단 하나? 만물의 영장, 스스로 세상의 중심이라 여겨온 까닭!
다 버리고, 자연과 더불어서 살기 위한 동물로서 인간은 너무나 퇴화되어 온 것이다.
[모든 것은 흙속에 있다]
태생적으로 부실한 먹거리? 인간 때문에 아픈 자연, 아프기 때문에 그 안에서 나오는 곡식도 건강하지 못하다
#게으른 농부, 부지런한 자연
일어나자마자 가는 논? 논 식구들 구경하는 재미!
제아무리 해충이 많다고 해도 익충이 그보다 많아지면 힘쓸 도리가 없다…그게 모두 내 농에 살림을 차리고 들어앉은 여러 곤충 농사꾼들 덕분이었다.
진딧물 집합소? 천덕꾸러기 무궁화? 한 몫 하는 훌륭한 농사꾼! 천적의 먹이 제공, 살충제 없이 해충 없애는 방법(논가에 무궁화를 심어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겨울에도 땅밑 세상은 활발히 살아 움직인다
농약과 비료시장 무기를 미련없이 버리고,나를 대신하여 논을 갈고 작물을 가꿔주는 고마운 일꾼, 능력있는 농사꾼을 얻었다!
##자연 이야기
#오 이쁜 청개구리
파충류 학자도 모르는 청개구리의 샹태 특성
#날짜 속에 숨은 비밀
맨날 하는 일이 똑같아서 어제와 내일이 크게 다를 것 같지 않은 농부들에게도 기록은 중요한 자료가 된다(레코드텔링)
나의 취미는 관찰이니 그저 관찰이나 할밖에(아는 만큼 보이고, 사랑하면 알게 된다)
자연농법? 자연을 보라, 자연이 스승
#작고 보잘것없는 것이 세상을 이룬다
만물의 영장? 말초!
나무의 중심은 뿌리? 그 중심도 잎이라는 말초가 없이는 생명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나뭇잎에 목초액 살포? 사람 몸에 유성 페인트 칠하는 꼴!
#어머니와 박속 이야기
나이든 여성들이 두려워하는 병? 돌림병처럼 흔해진 병? 골다공증
칼슘이라는 낯선 처방제 대신 박을 심자
화학적인 방법으로 재배하는 작물로는 몸에서 필요한 것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한다
#굴뚝 연기 속에 과학이 있다
굴뚝 없는 제주 민속촌? 옛 것의 지혜!
아궁이 불, 원적외선 여성병 예방
연기, 천연소독제
꽉막힌 실험실? 그보다는 자연의 이치와 흐름을 깨닫고 적절하게 응용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과학적 농사꾼이다!
자연만 잘 관찰하면 태평농법보다 훨씬 더 태평스럽고 상징적인 농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옛 사람의 지혜를 배우다
불에 달군 무쇠솟과 냄비 국수의 맛의 차이
요즘 사람들은 전체적인 조화를 따지기보다 하나하나 분석하는 데 꽤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 같다
옛날 숯과 공장생산 숯의 차이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기본적인 방법에는 관심이 없고 엉뚱하게도 형태에만 집착하는 꼴이다
선조들이 행한 모든 일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똑같은 것은 싫다
무조건 남향집이 좋다? 획일적 사고
획일적인 교육
물은 절대로 직선으로 흐르는 법이 없다(자연에 직선은 없다, 곡선의 건축가,훈데르트 바서)
자연이 각기 다른 모습으로 각기 다른 역할을 하듯이 우리 아이들은 획일적인 구조에 끌려다니지 않을 권리가 있다
#공기 좋고 물 좋은 농촌 만들기
농약 탓도 있지만 냇물이나 환경이 탁해진 것은 생활양식이 바뀐 탓이 크다(환경에 대한 인식도 부족)
진정한 정화는 하수가 다시 깨끗한 식수로 바뀔 수 있게 해주는 것이어야 한다
실제로 흙은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정화조 역할을 한다(밭일 흙속에 똥)
#자연과 기계가 함께 여는 미래
후손에게까지 물려줄 수 있는 견고한 기계
우리는 앞으로도 살려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 땅을 살려야 하고, 환경을 살려야 하고, 올바른 생각을 살려야 한다. 그와 함께 기계도 살려야 한다.
##흙 이야기
#자연, 최고의 항생제
상처에 바른 논흙? 세균에 감염되어 죽은 이는 아무도 없었다
모두가 살아서 활동하는 자연에는 질병이 없다(자연 안에 항생제가 이미 다 있다)
그런데 인간은 갈수록 자연과 동떨어진 곳에서 헤매는 것만 같아 안타깝다
멀리서 찾지 말고 우리 주변의 자연으로 눈을 돌리자
지금은 병원을 찾아다니고 항생제를 맞을 때가 아니라 자연으로 눈을 돌릴 때이다.
#흙은 말기 암에 시달린다
사람이 먹는 식물을 길러내는 땅은 지금 무엇을 먹고 있는가. 대표적인 것이 비료와 농약이다.
화학비료가 들어간 물은 산소가 없어진다
부실해진 토양에서는 전에 없이 병충해 피해도 많아졌다.
비닐 하우스를 이용한 ‘청정농법’? 땅에 가하는 잔인한 스트레스!
화학비료와 농약을 전혀 주지 않고, 기계로 논을 갈지도 않은 태평한 농법을 썼더니 없어졌던 산소가 풍부하게 돌아왔다.
#썩은 동아줄을 잡은 농촌
나라에서 공짜로 쳐주는 항공방제? 물어보나마나 그건 오로지 농약 제조업체를 위한 일이다(보조금의 진실)
도움을 주는 쪽은 농민이 아니라 농약회사
‘과학농법’이 들어오면서 농민은 썩은 동아줄을 쥐었는 데 반해 농약회사는 튼튼한 동아줄 하나를 붙들었다고 할 수 있다.
전에 필요없던 비료값, 비싼 기계를 사다 써야 농사가 더 잘 되는 것처럼 믿게 만드는 교묘한 상술 때문에 가뜩이나 아픈 허리가 꺽일 지경이다.
지속성 살충제는 해충보다 익충을 먼저 죽인다
씨앗 소독? 아예 종자를 물에 담글 때부터 농약을 치는 실정
관행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시키는 대로 하는 수밖에 없다.
“뭐 좋은 농약 나온 거 없습니까?”
“좋은 게 있긴 한데 좀 비쌉니다.”
다행히도 나는 새로운 농법을 찾아 이제껏 매달려온 썩은 동아줄을 과감히 놓아버릴 수 있었다
#절대로 논을 갈지 않는 농부
어리석은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은 다름 아닌 얄팍한 상업주의와 탁상행정 때문이다
#식물은 무얼 먹고 살까
사람이 친절하게 화학무기물인 비료를 내밀지 않아도 얼마든지 살아간다. 아니, 친절을 베푸는 그 순간부터 그들 모두는 일손을 놓고 죽어간다.
식물의 삶에 간섭하지 말자! 저희끼리 내버려두면 물속에서든 산속에서든 스스로 먹이를 찾아내 잘 살아간다! 때로는 가만히 손놓고 지켜보는 게 진짜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
#유기농법 유감
식물은 무기물을 먹고 자란다
일각에서는 유기물이 식물의 먹이인 것으로 알고 유기농법의 우수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말 그대로 덜 괴롭히는 것뿐이다
서리는 일종의 자연제초제
#말을 끌고 싶은 농부
초식동물에게 골분을 비롯한 각종 동물 폐기물이 섞인 사료를 먹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 균형은 깨진 것이다.
반환경적인 납골당? 차라리 흙으로 돌아가는 무덤이 낫다!
##농사 이야기
#태평하게, 그러나 부지런히
그야말로 남들이 하는 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만고태평으로 농사짓는다(거꾸로)
가을에는 반드시 보리와 밀을 파종
#나는 가을부터 농사를 시작한다
#벼는 왜 말립니까
이슬이나 구경하고 거미나 관찰하며 한심하게(?) 지내는 동안 관행대로 농사를 지은 농부들은 눈코뜰새없이 바빠진다
글농사? 농사는 힘들이지도 않고도 성공적으로 지을 수 있다는 사실, 농민도 노동의 중압감에서 벗어나 자신의 시간을 즐길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서다.
#잃어버린 종자를 찾아서
#소비자가 짓는 농사
농산물 경쟁력? 사실상 양적이면에서는 이미 승패가 갈린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질적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오늘날 농산물의 품질은 뭐니뭐니해도 자연친화적일수록 높게 평가받는다
이제는 귀로만 듣고 끝낼 게 아니라 직접 농민을 찾아가 눈으로 보고 손으로 판별하고 확인해야 한다. 직접 맛을 보라.
소비자가 이런 상황을 바로 알고 진짜 친환경 수박을 찾는다면 다시 품질 좋은 수박을 키우려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고, 우리의 식탁도 건강해질 것이다.
좀더 적극적으로 생산에 관여하려면 직접 논으로 찾아가라(친환경 판별법? 물맛을 함께 보자고 해보자!)
소비자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우리 농산물을 살릴 수 없다
비료도 치지 않고 농사를 지으면 생산비 절약되므로 값도 싸져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소비자의 적극 참여?
소비자는 좀 더 싼값에 건강을 챙길 수 있고, 생산자는 힘을 덜 들이면서도 판로를 확보할 수 있으니 좋다. 그래서 21세기의 진짜 농사꾼은 농민이 아니라 소비자인 것이다!
종자 수입? 총칼만 들이대지 않았을 뿐 이른바 선진국이라는 나라에 예속된 식민지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다시 50년 전처럼 선진농업국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오직 자연을 살리는 길밖에 없다. 인위적인 방법은 모두 배제하고 자연적으로 농사지은 농산물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풍토가 되어야 비로소 선진 농업국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