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이야기 들려주기. 서정오. p240
옛이야기 한 자리가 아쉬운 현실? 오히려 날이 갈수록 세상은 팍팍해지고 옛이야기의 값어치는 점점 더 커지는 듯하다
지금 아이들에게 차가운 머리로 가르치는 ‘지식’이 아니라 따뜻한 가슴으로 가르치는 ‘진실’이 필요하다
옛이야기는 들려주는 것만으로 이미 훌륭한 교육이다
옛이야기와 같이 모양이 없는 유산은 누군가 거두어 주지 않으면 사라져 버린다
옛이야기란 입에서 입으로 전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살아 움직이는 생명의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박물관의 유리장이나 녹음테이프 안에서 잠자고 있을 성질의 것이 아니다
#되살려야 할 이야기 문화
세상이 메마르고 사람들이 인정머리 없다고 느껴지거든, 여럿이 모인 자리마다 옛이야기 한 자리씩 풀어 놓아 보자! 이야기꽃 피우며 사는 세상이 각박해질 수는 없는 법이다.
모두가 삶속에서 함께 만들고 함께 즐긴 것
옛날 아이들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랐다
이야기는 어제와 오늘을 잇고, 여럿을 하나로 묶는 끈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이 소중한 옛이야기가 오늘날에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어른들은 돈벌이에 바빠서, 아이들은 숙제하고 학원가기 바빠서, 텔레비전을 비롯한 그림매체가 빠른 속도로 옛이야기가 설 자리를 앗아가 버렸다)
*열린 세상을 만드는 이야기판
문명의 이기? ‘닫힌 문화’요, ‘일방 문화’다, 한쪽 방향으로 ‘나란히’ 앉아. 얼굴을 볼수도 이야기도 나눌 수 없다
이야기는 이와 다르다! 한쪽방향을 보며 나란히 앉아서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 ‘열린 문화’요, ‘대면 문화’다. 여럿이 ‘오순도순’ 함께 할 수 있다.
*자연스러운 이야기, 억지로 꾸민 이야기
아이들이 싫어하는 책? 위인전? 재주 없고 힘없는 보통 아이들을 기죽이는 이야기!
누구나 말을 하고 글을 쓰듯이, 누구나 자유롭게 이야기를 할 수 있게 교육이 되어야 한다(수업시간 발표는 전문학원에 다니는 몇몇 아이들만의 전매특허? “쟤는 ‘창작/글쓰기’ 학원에 다녀요”!)
*이야기 속에 살아 숨 쉬는 토박이 말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 말과 글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어떻게 들려주셨나요?”
“책에 있는 동화를 읽어 주었어요.”
“그것 봐요. 그렇게 하니까 지겨울 수밖에요. 이야기라고 하는 것은 마주 보고 말로 해야지요.”
글로 쓴 이야기와 우리가 예사로 주고받는 말과 다른 점이 많다(입말과 글말의 차이)
#옛이야기의 세계
값진 문화재? 그러나 우리는 오랜 세월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 온 옛이야기는 그만큼 소중한 줄 모른다. 단지 모양이 없다는 까닭만으로 푸대접을 받아 왔다.
문학으로서 가장 온전한 틀을 갖춘 것이 이야기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전설의 고향? 온통 귀신이나 구미호 이야기뿐? 사실 전설에는 옛날 백성들이 바라본 현실이 정직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은데도 그렇다!
*우리 옛이야기와 서양 옛이야기
백설공주와 신데렐라로 대표되는 서양 이야기(온통 공주와 왕자 이야기? 대부분 일본을 거쳐서 전해졌다!)
다른 나라 이야기에는 그 나라 사람들이 두루 가진 생각의 틀과 삶의 모습이 담겨 있다
우리 옛이야기에는 왕자와 공주같은 사람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우리 이야기의 주인공은 언제나 보통 백성이며, 그 가운데서도 가진 것 없고 억눌린 사람이다.
눈 하나, 뿔달린 도깨비? 일본 도깨비 모습
우리 나라 도깨비는 사람 모습을 닮았지만 본디 모습은 집 안 물건이다
옛이야기의 성격? 흥미성/민중성/사상성/단순발랄성
#옛이야기 되살리기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려면 먼저 이야기를 알아야 한다
너무 빌어진 이야기? 교과서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힘으로 아무리 백성의 귀를 막아도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진다’에서 ‘백성을 사랑하는 임금의 깨달음’이라는 엉뚱한 모습으로(주체가 백성에서 임금으로 뒤바뀐 것)
*말 따로, 이야기 따로?
밥 따로, 국 따로, 잠시 유행한 따로국밥?
말과 이야기도 한자리에 있어야 한다
언제나 똑같은 말투의 동화 구연? 죽은 말이다(삶 따로, 말 따로, 글 따로!)
*살아 있는 이야기말? 글말이 아닌 입말/이야기꾼의 개성이 드러나는 말/자연스럽고 아기자기한 끝말/높임말과 예사말 대신 상식적 말투
#읽어주기와 들려주기의 차이?
읽어주기는 순전히 목소리로 모든 것을 나타낸다. 그런데 들려주기는 목소리뿐 아니라 얼굴 표정, 몸짓과 손짓까지 곁들이므로 표현방법이 매우 다양하고 풍부하다
#옛이야기 재미있게 들려주기
이야기판은 듣는 이와 이야기꾼이 다 같이 줄거워야지, 어느 한쪽이라도 불편해서는 안 된다.
능숙한 이야기꾼일수록 흉내를 잘 낸다
*끊어 말하기
이야기꾼은 말을 맞게 끊어서 군데군데 쉬어 주어야 한다
주의를 모을 때는 2~3초 동안 쉰다
심리 묘사나 장면 묘사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오로지 사건을 따라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간다
이야기의 합리성에 매달리지 않는다
#이야기로 가르치기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은 바로 그것으로 이미 훌륭한 교육이다?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태도를 배우고, 말귀를 알아듣는 힘을 키울 뿐 아니라 상상의 즐거움과 공동체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훈계나 잔소리를 들어서 얻는 배움과 같지 않다. 머리로 깨치는 배움이 아니라 온몸으로 느끼는 배움이다
삶의 지혜, 옛사람들이 살아온 모습을 가르칠 수 있다
또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서 가죽은 아이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슬픔에 빠진 아이에게는 꿈을 심어 줄 수 있다
이야기를 듣고 난 뒤에 하는 일은 어느 것이나 즐거워야 한다
꼬치꼬치 캐묻지 않고 자연스럽게 느낌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옛이야기 열두 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