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를 어떻게 쓸 것인가. 이오덕. p337
어린이들은 이야기를 듣기 좋아한다
가정에 바랄 수 없는 일을 학교에 바라지만, 초등학교에서는 1학년부터 글자 쓰기와 외우기, 시험 문제 풀이 따위로 정신이 없다
“재미있는 동화책이 있으면 소개해 줘요”
어린이들은 창작동화보다 옛이야기를 좋아한다
#동화는 문학이다
우리의 아동문학은 대체로 어린이 것이 못되고 있다? 어린이를 팔면서 사실은 어른들이 읽는 문학의 흉내!
문학이란? “언어로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사전정의), “생각과 느낌을 상상의 힘을 빌여서 쓰는 글”(쉬운 정의)
동화문학? “자기 눈으로 세상을 보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참모습을 어린이들이 읽을 수 있는 이야기로 쓰는 글”, “사람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어린이들이 알 수 있는 이야기로 쓰는 글”
#동심의 문학
동심이란? 한마디로 비뚤어진 마음(사심)이 없는 마음!
1)허욕이 없는 마음(물질에 대한 소유욕은 근원에서부터 어른의 것이다)
2)정직함(속고 꾸미는 것은 어른의 것이다)
3)사람다운 감정(동정심이 많다)
주제는 꼭 하고 싶은 말, 전하고 싶은 생각(사상)이다(이야기의 의도가 있어야 한다)
주제는 단순하고 소박해야 한다
동화작가야말로 철학이 없이는 작품을 쓸 수 없다!
재미있는가/자연스러운가/통일이 되어 있는가(작품이 되기 위한 세 가지 관점)
#구성?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가?’, ‘그게 무슨 까닭일까?’ 궁금, 해결을 보고 싶어한다
#문장? 어려운 한자말을 쓰지 말아야 한다. 순 우리말로 바꿀 수 없으면 우리 말로 쉽게 풀어서 써라
‘아빠’? 지각없이 함부로 쓰는 혀짤배기 소리!
알기 쉬운 문장? 끝까지 읽지 않으면 뜻을 알 수 없는 문장을 써서는 안 된다!
임자말과 풀이말을 꾸미는 말은 될 수 있는 대로 줄인다(꾸밈말은 꾸며지는 말 바로 앞에)
겉치레 문장의 병폐?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
사실성이 없는 문장
숨이 짭은 문장! 동화에서 문장을 짧게 쓴다는 것은 어린이들의 심리와 행동을 잘 잡아서 그들의 세계를 움직이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된다(속도감과 경쾌함)
나는 동화를 쓰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요즘 동화작가들이 쓴 작품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지 않다(추천작가?이원수,이주홍,현덕,..)
#옛 이야기, 그 내림을 이어받는 문제
우리의 전래동화는 줄거리뿐이지 묘사가 없고, 교훈이나 비극 위주이며, 모험과 슬기, 그리고 신비가 결연하고 있다? 슬기가 없다니? 약탈하여 온 역사의 과정에서는 생겨날 수 있었던, 미지와 신비의 세계를 상상하고 모험심을 자극하던 서구문학!
너무 단순? 바로 이 점이 옛이야기의 생명!
옛이야기의 재미는 이야기의 재미다. 그것은 지루한 묘사가 없기 때문에 얻어진다!
자극을 주는 모험담. 공상과학물을 텔레비전으로 본 어린이들을 개구리나 두꺼비를 의인화한 예스러운 동화의 세계로 끌어가기가 어렵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창작동화가 우리 땅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서양 동화의 흉내, 어른들 소설의 흉내를 내고 있고, 뿌리 없는 나무같이 되었다!
#팥죽할머니
‘팥죽 할머니’에 담긴 민족의 진실? 포악한 정치에 시달리고 짓밟혀 온 민중-백성들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호랑이는 폭군, 탐관오리, 호랑이를 믿다가 결국 속아 넘어가서 아주 목숨을 빼앗기고 마는 것처럼, 포악한 군주와 탐관오리들에게 속아서 모든 것을 빼앗겨 온 것이다!
‘팥죽할머니'(내기버전)? 여기서는 온 백성들이 일어나 힘을 모아 폭군을 없앤다. 달걀, 자라, 맷돌, 송곳, 멍석, 지게..이런 것이 바로 뭇 백성들이다.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보면 아무것도 아니고 힘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하나로 뭉쳐 힘을 모으고 슬기를 나타내면 얼마나 놀라운 일을 해내는가!
#’미구’ 이야기(천년 묵은 여우가 변하여 된다는 이상한 짐승)? 막내 여동생이 바로 미구!
일본의 종살이로 살기를 바라고, 미국의 종노릇하기를 바라는 자들이 있다. 이것을 어떻게 보아야 하나? 다른 나라 사람이 아니다. 분명히 우리나라 사람이다. 미구다! 이게 바로 미구가 아니고 무엇인가? 친일파, 제국주의자, 반통일•반민족의 무리들, 우리말보다 영어가 더 좋고, 우리 글자마다 한문 글자가 더 자랑스럽다고 하는 유식쟁이 먹물들, 학자들, 말글 팔아먹는 글쟁이들, 그리고 그 지역마다 백성들 위에 올라앉아 백성들 등쳐먹는 지역 세력들…, 이게 모두 미구들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렇게 생각할 때, 이 ‘미구 이야기’는 그냥 한갓 괴상한 이야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우리 겨레의 역사를, 우리 인간의 삶을 무서울 만큼 잘 보여 주는 놀라운 문학으로 되어 있다!
#’글공부, 살림공부’ 이야기
<옛이야기 들려주기>-서정오
호미 이야기, 호랑이 꼬리를 사온 아들?
책만 읽는 공부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세상살이와 멀어져 있는가를 잘 말해 주는 이야기!(농대 나오고도 농사지을 줄 모른다!)
#’배운 사위와 못 배운 며느리’ 이야기
천석꾼 집 귀한 딸, 똑똑한 일등 며느리?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어 상 차리는 법은 배웠느냐?”
(정작 가장 중요하고, 그 모든 배움의 알맹이가 되고 밑바탕이 되는 것은 못 배웠다! 그것은 사람의 목숨을 이어가는 데 필요한 먹을 것과 입을 것을 기르고 가꾸고 해서 그것을 장만하는 일!)
“자네는 만석꾼 집에 살면서 어찌 그리 일을 잘 하는가?”
“어려서부터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배운 것뿐입니다.”(어른의 삶 자체가 곧 교육이다)
참교육이 무엇인가? 도대체 배움이란 무엇인가?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배움은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그 밖의 다른 배움은 그 뒤에나 할 일이라고, 옛이야기를 창조해 낸 백성들이 땀 흘려 농사일은 사람들이었기에 이런 귀한 깨달음을 이야기에 담을 수 있었을 게다. 양반 집 아이들이 글방에 다니면서 남의 나라 글과 남의 나라 역사를 배울 동안, 보통 백성들은 아이들을 들로 산으로 데리고 다니면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쳤다. 이것이 모든 교육의 바탕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익었고 설었고 배고프니 먹고 보자”
못된 주인과 ‘무식쟁이’ 하인과 꿩고기 먹기 글 짓는 내기(‘고’자 네 번 써서 글짓기)
얼마나 쉽고, 정확하고, 절실한 말이고 글인가! 살아 있는 글이다. 이런 글은 서당에서 한문 책 죽자 살자 외우고 쓴 사람은 절대로 그 입에서 나올 수 없고 그 손에서 쓰일 수 없다. 다만 서당 문 앞에도 가 보지 못한 사람, 언제나 일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만이 쓸 수 있다!
#말도 아닌 말
가렴주구를 일삼는 탐관오리들? 백성들은 언제나 빼앗기고 짓밟히고 당하면서도 이야기 속에서는 포악한 벼슬아치들을 슬기롭개 이겨내면서 살았던 것이다!
#현덕 동화집 <너하고 안 놀아>
다시 살려야 할 뛰어난 유년동화의 고전
#놀이가 없는 공부는 참 공부가 될 수 없다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는 공부?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한테 배워야 한다. 사람은 누구든지 무슨일이라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할 때 행복하다. 슬기로운 창의력이란 것도 생겨난다.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게 되면 그것은 노동이 아니고 놀이가 된다. 또 그것은 재미있는 공부가 된다. 일과 놀이와 공부가 하나로 되는 것이다. 우리 사람 사회의 모든 문제를 푸는 열쇠가 여기 있다!(서머힐 학교)
#소꼽놀이의 위대한 교육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유치원의 ‘역할놀이’? 유치원에서는 소꼽놀이란 말조차 안 쓴다. “소꼽놀이의 아이들이 아무런 가르침도 받지 않고 저희들끼리 방이나 골목에서 하는 놀이라 교육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한다?
어른들의 머리에서 짜내는 어떤 교육방법도 아이들의 소꼽놀이보다 나은 것이 있을 것 같지 않다
“자연은 병을 고치고 의사는 자연을 모방하는 것이 고작이다”-히포크라테스
#아이들에게 자연은 그 모든 것이다
자연을 잃은 아이들은 모든 것을 잃은 것이다. 자연을 빼앗긴 아이들은 모든 것을 빼앗긴 것이다. 아이들에게 자연은 언제나 포근하게 안아주는 어머니가 된다. 절대로 속일 줄을 모르는 동무가 된다. 한없는 것을 일깨워 주는 스승이 된다. 크나큰 은혜를 베풀어 주는 위대한 그 무엇이 된다. 이런 자연을 우리가 짓밟고, 아이들한테서 자연을 빼앗고, 자연이 없는 방안에 아이들을 가두어 놓는다는 것은 얼마나 무섭고 비참하고 절망스러운 일인가!
#어른 사회의 모순이 가져온 아이들 세계의 뒤엉킴
흙을 밟고 뛰어노는 아이들의 세계에는 어른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재미있는 일들이 펼쳐진다. 어른들이 찾아내지 못하는 발견이 있고, 창조가 있다. 평화가 있고 시가 있다. 동정이 있고, 우정이 있고, 너그러움이 있고, 참고 견디는 마음이 있고, 협력이 있고, 용기가 있다. 실패가 있고, 실망이 있고, 반성이 있다.
경쟁사회? 아이들을 이렇게 사람답지 못하게 만든 것이 어른들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잘못 만들어 놓은 사회에서 어른들을 그대로 본받는다.
미친 ‘풍요’와 ‘세계화’의 시대가 거울같이 맑은 이 동화 세계 앞에서 너무 추락하기 비쳐 어찌할 수가 없다!
#문장(입말 그대로 쓰기)
‘한다’와 ‘합니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한다’체가 실제로 하는 입맛은 아니다!
쉬운 말, 짧은 말, 되풀이하는 말은 아이들의 목소리요 몸짓이다. 그것은 아이들의 노래요 시라고 할 수 있다
#’~의‘와 그 밖의 토씨
우리말 토씨에서는 매김자리토씨(관형격조사) ‘~의’를 어떻게 썼는가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된다. 일본말을 따라서 함부로 쓰기 때문에 우리말이 엉망으로 되어 버린 것이 일제시대부터 굳어진 글쟁이들의 병든 글버릇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의 손’? 말할 때는 ‘할아버지 손’!(입으로 하는 말!)
‘어머니의 힘’? 입으로 하는 말은 ‘어머니 힘’인데, 글로 쓰니 ‘어머니의 힘’이 되기 쉽다!(불필요한 토씨들 남발 글버릇!)
#아이들 말이 아닌 것은 거의 모두 우리 말이 아니라고 보면 틀림없다
#잘못 쓴 말과 다듬어 써야 할 말
(~을 향해)집을 향해-집으로, 큰길을 향해-큰길을 보고, 편을 향하고-편을 보고
세 줌, 네 줌-석 줌, 넉 줌
자기로 말미암아-저 때문에(‘말미암아’는 오늘날 쓰지도 않는 죽은 말)
아빠? 오염된 혀짤배기 말! (아버지, 아부지, 아배)
현덕의 동화를 읽고 무엇을 깨닫고 무엇을 얻어야 하나?
1)잘못된 공부의 짐에 눌린 아이들에게 삶을 어떻게 돌려줄 수 있을까? 2)우리 아이들은 지금 저급한 오락물과 서양 아이들이나 읽어야 할 작품만을 읽고 있다! 3)아이들에게 바르고 깨끗한 우리말을 어떻게 이어줄 수 있을까?
#동요를 살리는 길-이원수의 동요 세계
아이들의 입에서 저절로 터져 나왔던 노래
바람아 바람아 불어라
대추야 대추야 널쪄라
아이야 아이야 주워라
할배요 할배요 맛보소
송아지야 송아지야 울어라
#참된 노래 지어 주기
자연과 사람이 하나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끼고 붙잡은 것이다. 농촌의 삶과 자연을 더욱 가까이 친밀한 정으로 대하면서, 자연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 보이려고 한 것도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머리로 생각해서 깨달은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고 몸으로 겪어서 붙잡은 까닭이다!
참된 동심을 어린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화를 쓸 수 있다.

“동화를 어떻게 쓸 것인가 | 미래 지키기”에 대한 1개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