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번 해와 아빠 둘이만 다녀와서 괜스레 심통이 나있던 솔이가 기다리던 주주동물원 나들이. 동물들은 언제나 아이들에겐 더없이 좋은 친구들이다. 그냥 보기만 해도 마냥 좋은 친구들.

잔뜩 기대를 품고 갔건만, 한 낮의 더위속에 잠에 취한 야행성 캥거루들. 캥거루 보려면 지난 번처럼 아침 일찍 가야겠다.

잠에 취한 캥거루들 덕분에 맛있는 사과와 당근은 고스란히 커다란 눈이 귀여운 조랑말 차지가 된다.
세살 때와서 사랑새들에게 먹이를 준 경험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솔이.

하지만 벌써 배부른 사랑새들은 먹이에 관심이 없다.

공작새, 염소, 양, 배불뚝이 돼지들이 함께 뒤엉켜 놀고 있는 열린 농장.
오픈, 개방의 시대에 어울리는 주주동물원, 다만 곳곳에 빤히 속이 들여다보이는 지나친 장사속들이 기분좋은 구경에 찬물을 끼얹는다. 동물원을 나오는 마냥 즐겁기만 한 솔과 해, 동심을 이용한 상술에 번번히 맘이 상하는 아빠의 모습. 늘 기분좋은 가족나들이에 씁쓸한 여운을 남기는 주주동물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