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식학은 행복의 과학이다.
슬로푸드, 맛있는 혁명 | 새로운 미식학
호사가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한 식탐이 아니다. 미식학은 만들어진 음식에 대한 존경이다. 신선한 재료를 만들어낸 자연에 감사하고, 이를 재배해준 농부에게 감사하고, 맛있는 요리로 만들어 낸 요리사에게 감사하는 것이다. 미식학은 단순히 맛에 대한 탐닉이 아니라 맛의 탄생을 과정을 통해 행복을 분석하는 과학이다. 미각은 맛이자 지식인 것이다. 그 지식을 공유하고 먹는 것의 기쁨과 행복을 전하는 것이 미식가의 새로운 역할이다.
먹는다는 것은 농업적 행위다.
지속가능한 세가지 기준
‘좋음Good, 깨끗함Clean, 공정함Fair‘은 미식학이 추구해야하는 가치의 기준이다. 다소 모호한 개념처럼 들리는 기준이지만 ‘지속가능성’이란 내재된 기준을 통해 바라보면 명확해진다. 생태적인 지속가능성의 가치인 좋음과 깨끗함, 사회적 경제적으로 지속가능성인 공정함은 인류의 미래 생존을 위한 가치이다. ‘미래를 저당잡힌’ 기술의존적인 삶의 산업농이란 모습으로 농업을 변질시켜왔다. 단지 값비싼 상품을 생산하기 위한 ‘상업적 유기농’은 지속가능할 수 없는 반쪽짜리 생태농업이다. 생산자와 소비자 이분법적인 구분에 의한 접근이 아니라 먹거리를 삶의 중심으로 다시 끌여들여, 네트워크를 통한 공동체를 복원하고 공동생산자로서 ‘좋고 깨끗하고 공정한’ 삶의 방식을 지켜가야 한다.
소비자는 자신이 산 상품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땅과 공기와 물까지 소비한다.
느림의 미학
속도를 늦춘다는 것은 경쟁에서 뒤쳐지는 것이 아니다. 느림 속에서면 중요한 문제들을 인식할 수 있고 새로운 국면, 성장, 명상도 그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이젠 너무도 흔한 여행스타일인 문명을 벗어난 오지 탐험의 트레킹은 느림의 미학의 깨달음에 결과일 것이다. 자동자로 스쳐지나가는 자연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차를 멈추고 찍은 한 장의 사진이 전부이다. 걸으면서 느끼는 자연은 몸과 마음으로 느끼는 깊은 체험이다. 결코 한 장의 사진에 담을 수 없는 경험이다. 120억명이 먹고도 남을 식량을 생산하고도 60억명을 다 먹여 살리지 못하는 시간을 ‘0’로 축소하는 인스턴트 시대에서 필연적인 패스트 푸드는 켤코 지속가능한 좋고 깨끗하고 공정한 삶을 보장하지 못한다. 좋은 음식이야말로 사실상 현대병을 치료해줄 수 있는 가장 쓸모있는 치료수단이다.
“당신은 당신이 먹는 것 그 자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