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잃어버린 미래
농업을 가장 오래된 미래라고도 하지만 현실에선 ‘잃어버린 미래’인지도 모른다. 잃어버린 미래를 되찾기 위한 노력들이 생태지향의 유기농업으로 되살아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21세기 희망은 農에 있다]는 이런 길을 20년 넘게 농약 없이 농사를 지어온 ‘참농부 정경식’의 삶과 생명철학을 통해 잃어버린 미래를 되찾아야만 하는 이유를 스스로 찾아볼 수 있게 해준다.
생명의 뿌리
뿌리뽑힌 삶이 건강하고 행복할 수는 없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의 모체는 흙이다. 단순한 투기나 경제적 기준으로는 절대 흙속에 담긴 생명의 가치를 평가할 수 없다. 흙속에 사는 수많은 생물들이 지닌 생태가치를 인간의 가치로 환산할 수 없다. 앙드레부아젱의 ‘병든 인간, 병든 생명을 치료할 필요가 없이 먼저 병든 땅을 치료하라’는 말 속에 담긴 흙이 지닌 생명의 가치는 바로 생명의 뿌리이다. 땅은 무기체가 아닌 유기체, 살아있는 생명체이다.
똥이 밥이다
유기농이란 순환과 공생의 원리에 따른 농법이다. ‘사람이 자기 똥을 3년 안 먹으면 죽는다’는 옛말처럼 밥과 똥이 끊임없이 순환하며, 자연에는 해로운 것이 없이 함께 살아가며 자연의 생명력을 이어가는 것이다. 익충이니 해충이니 하는 것은 인간의 편협한 시각적 구분이다. 단순히 상품가치를 지향하는 유기농이란 상업성에 대한 편견에 앞서 생태농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기존의 시장경제를 통해 유기농산물의 올바른 유통이 이루어질 수 없는 이유다. 또한 삶의 공동체로서 생산과 소비가 결합된 먹거리 공동체가 필요한 이유다.
참된 농사꾼
농(農)이라는 글자는 노래 곡(曲)자와 별 신(辰)자가 합쳐진 말이다. 별은 하늘을 상징하는 것으로 곧 하늘의 노래, 하늘의 기운, 하늘의 메시지(뜻)를 전하는 자가 ‘농부’의 뜻이다. 무릇 농사란 하늘과 땅이 짓고, 농부는 자연의 심부름꾼이란 얘기이다. 요즘처럼 하늘의 뜻이 아니라 돈벌이 욕심만으로 농사를 지으려는 상업농은 참농사의 길과 멀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결코 쉽지 않은 참된 농사꾼의 도(道)를 꿋꿋이 걸어가는 참농부의 이야기속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내면의 생명철학에 절로 귀가 기울여진다.
“땅이 죽으면 모든 것이 죽기 때문이지요.”
“21세기 희망은 農에 있다 | 생명농업”에 대한 3개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