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한겨울 봄날 같은 날씨에 걸어보는, 오랜만의 동네한바퀴 산책길.

응달엔 그래로 겨울서리가 내려앉아 있어 그나마 겨울 날씨임을 알려주고 있네요.

새빨간 색깔부터 주황색 빛깔까지 한덩굴이지만 저마다 다른 색빛의 열매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노박덩굴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수풀도 겨울임을 한 눈에 보여줍니다.



하지만 낙엽이 잔뜩 쌓인 우지내골 골짜기 입구엔 아직도 늦가을에 머물고 있는 듯 싶네요.



따스한 날씨는 부지런한 농부님마저 겨울 들판으로 불러내니…벌써 새해 농사가 시작된 셈입니다.

따뜻한 겨울 날씨는 지구온난화‘란 기후 위기 시대의 징후 가운데 하나일터이니, 마냥 좋아할 수도 없고….그래도 고향의 오래된 풍경을 여전히 곁에 두고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행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따뜻한 겨울햇살 아래 펼쳐보는 ‘풀꽃시인’의 이야기들이 새삼스럽게 따스하게 들려옵니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자세히 본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오래 두고 본다는 것은 더욱 좋은 일이다. 너무나 성의 없이 대충대충 보고 넘김으로 얼마나 많은 귀중한 것들을 우리는 놓쳐 버리는가? 오래 묵은 술이 향기롭듯이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이 더욱 정답고 사랑스럽다. 젊은 시절엔 차마 알지 못했던 일. 그것도 하나의 지혜라면 지혜고 인생의 보물이라면 보물이겠다.
너도 그렇다

풀꽃들의 생애는 아주 짧다. 소리 없이 왔다가 자취 없이 떠나간다. 봄이나 여름, 가을 한철을 그렇게 그 자리에 잠시 머물렀다가 떠나는 풀꽃들. 그래도 그들은 하나도 억울해 하지 않고 슬퍼하지 않는다. 불평도 하지 않는다. 생각해 보면 우리네 인생도 풀꽃의 일생처럼 짧고 덧없다. 모든 게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간다. 어찌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