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토요일 이른 아침. 언니는 오션월드로 친구들과 신나는 물놀이를 하러 떠나고 엄마는 출판단지의 우리집 ‘가족극장’인 씨너스 이채로 모처럼 친한 맘들과 영화를 보러 나선다. 덕분에 해와 아빠만의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황금같은 기회가 생겼다.
어제 밤 아빠가 미리 점 찍어둔 집에서 가까운 주주동물원. 언니가 너무 좋아하던 곳이라 해도 좋아하겠지하는 기대감은 동물원 입구에서부터 무너진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동물구경엔 관심없고, 엄마에겐 안 통하는 떼를 부리며 이것저것 사달라고 조른다. 엄마에겐 불량식품 취급받는 구슬 아이스크림을 손에 쥐고서 다시 파충류관으로 들어서자 악어는 무섭다며 뒷걸음질한다.
대신 언니는 보지 못한 캥거루에게 먹이도 주고 잠시 동물친구와 놀아본다. 그것도 잠시 먹이를 더 달라고 입을 내미는 캥커루가 무서운지 서둘러 뒷걸음질로 우리를 나온다.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아쉬운 아빠에게 생각난 곳, 파주 삼릉!
집에 가는 길에 지나치는 곳이기도 하고, 아스라이 떠오르는 예전의 짙은 숲향기에 이끌려간다. 다행히 해도 며칠전 유치원에서 왔었는지 아는 체를 한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힘들다며 유모차에 올라탄 채로 어느새 잠이 들고 만다.
잠든 해의 얼굴을 느긋하게 바라보며 어수선한 동물원에서 벗어나 여유롭고 향긋한 숲향기를 흠뻑 맡고 있다보니 어느새 기분까지 한결 상쾌해진다. 문득 숲향기와 재잘되는 새들의 노래소리를 함께 할 수 있는 여유로운 책읽기 시간을 위해 가끔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가끔 여름의 시원한 주말 아침산책을 위해 찾아와야겠다. 그리고 아이들과 역사공부도 함께 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