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율성의 빈곤
인간경제의 실상이다. 효율성의 극대화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이는 경제이다. 한정된 자원으로부터 최대의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한 치열한 자원 경쟁속에 상대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위험한 사다리 타기를 하고 있다. 효율성의 가치 아래에 빈곤이 가려져 있다. 효율성은 소비지향적 관점의 이기적 사고이다.
시장은 비효율적이다. 사람들이 효율의 나사를 조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계획하지 않은 풍요로움
다른 개체에 대한 지배욕구의 표현인 시장 이기주의와 달리 생태적 이기주의는 자가 증식의 욕구이다.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가 수많은 알을 낳지만 정작 다시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는 개중 하나의 알이다. 자연은 지나치게 낭비가 심하다. 자연은 비효율적이지만, 그 비효율성을 낭비를 통해 극복한다. 그 낭비는 바로 풍요로움이다. 우리 경제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인간은 철저하게 지구의 생태계에 종속되어 있다. 모든 지구상의 에너지의 원천은 태양이다. 화석 에너지와 식량은 태양 에너지가 축적된 결과다. 하지만 인간 경제 시스템은 지구의 자연(생물권)을 시장 외부 자원으로 간주하고 시장 자산에서 제외시켜왔다. 현대산업이 생산하는 부가가치는 자연의 생산물이다. 궁극적으로 모든 경제성장을 태양에너지를 통해 이루어진다. 인간 경제의 실체이다.
식량은 태양에너지가 축적된 결과이다.
화폐 가치
‘계산수단으로서의 돈은 고무로 된 줄자와 같다.(허먼 데일리, 전 세계은행 총재)’는 표현은 바로 상품가치를 매기는 절대기준인 가격에 대한 왜곡된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거대 다국적 기업들의 독과점을 통한 횡포는 가격 왜곡으로 드러난다. 금융자본이 추구하는 것은 바로 돈을 세상의 실제가치(인간의 노동)으로부터 분리시키는 것이다. 돈을 통해 인간을 자연으로부터 분리시킨 결과가 오늘날 경제 세계의 모습이다.
“화폐가치야말로 존재하는 것 중에서 가장 이기적인 것이다.” -안나 스트라톤
공동체-작은 것이 아름답다
“세상에! 이게 아직도 있다니!” 관광객의 이런 놀라움의 표현은 알프스 빌그라텐 마을의 농촌 문화 그 자체가 자본이란 걸 보여준다. 전통적 농촌 생활은 바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인간 본연의 삶의 방식일지도 모른다. 바로 공동체에 대한 인류의 오래된 미래에 대한 모습일지도 모른다. “가진 것은 많지 않지만 그 정도면 충분하다.”란 말이 전해주는 것은 공동체를 통한 인간 관계의 회복을 통해 자연과의 관계를 되찾고 삶의 행복을 되찾기 위해서 필요한 생태경제학의 교훈이다. 그 교훈이 바로 ‘자연은 경제다‘.
하늘에서 내려온 빛은 우리 모두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