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체와 개성
문체는 정신의 표정이다
노력의 결과와 문체
어떤 사람의 머릿속에 하나의 사상이 떠오르면, 그는 즉시 머릿속에 떠오른 사상을 명료화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는데, 이 같은 노력의 결과가 바로 문체이다.
표현이 모호하고 불명확한 문장은 그만큼 정신적으로 빈곤하다는 반증이다.
“학식이 풍부한 사람일수록 쉽게 말하고, 학식이 부족할수록 더욱 어렵게 말한다.”
간결한 표현과 사족
“독자가 권태를 느끼게 하는 비결, 그것은 모든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될 수 있는 한 문제의 핵심과 중요한 부분만 언급하고, 독자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남겨둬야 한다.
모호한 글쓰기_쓰기 위해 쓴 글
쓰기 위해 쓴 글. 돈을 벌기 위해 글을 쓴다. 무언가를 쓰기 위해 사고한다…이들은 될 수 있는 한 오랫동안 엉켜진 사상의 타래를 붙들고 늘어지는 경향이 있다. 사실의 진위가 불분명하거나 왜곡된 것은 아무런 방해가 되디 않는다.
욕망의 패러독스
그들은 성공하기를 꿈꾼다. 그 결과, 성공의 방법 중에서도 가장 손쉬운 부정한 길만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즉 오랫동안 인정받아온 진리에 무모하게 도전한다. 결과가 어찌되었든 어리석은 대중은 이들의 무모한 도전에 일시적으로 천사를 보내게 되는데, 그 이유는 무모한 그들의 도전에서 어떤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제목의 중요성
책의 제목은 편지의 수신인에 해당된다. 책에 제목이 필요한 이유는 책의 내용에 관심을 보일 만한 독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평범한 것
천재들은 그 형식이 산문이든, 또는 시나 음악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어떤 형식이고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주제를 드러낼 수 있다. 이같은 단호함이 발견되지 않는 작품을 가리켜 우리는 평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영혼과 연인
위대한 사상도 종이에 써두지 않으면 언젠가 사라지고 만다…글을 쓴 후에는 독자의 관심을 얻지 못한다면 결국 사라진다.
생각하는 동물
이 세계가 만일 진지하게 생각하는 생물들로 넘쳐나고 있다면 모든 소음에 무제한적으로 방임되는 현실은 결코 올 수 없었을 것이다. 현재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은 온갖 종류의 소음에서 시작되었다. (정보의 홍수, 가짜뉴스와 미디어 리터러시? 문해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이다)
스스로 사색하는 자가 되고 싶다면 그 소재를 현실에서 찾아야 한다.
모국어의 죽음
단 한마디라도 존재하는 모국어를 삭제하는 것은 한 명의 동족을 살해하는 것과 같은 범죄이다. 그러므로 경박한 학자들이 모국어를 멋대로 재단하는 행위에 대해 동족 살인에 해당하는 징계를 가하는 것이 마땅하다.
소재의 중요성(평범함의 위대함)
어떤 책이 유명해졌을 때 소재 때문인지, 아니면 형식 때문인지를 정확히 구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누구나 접할 수 있는 소재…이런 경우 소재에 대한 작가의 사색이 저서의 가치를 빛내는 유일한 조건이 된다. 즉 이렇게 탄생한 저서는 뛰어난 두뇌를 타고난 천재들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천재만이? 뛰어난 사색은 천재만이 가능한 것이가?)
인간의 대화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화제가 아니라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형식적인 능력이다. 이와 반대로 형식적인 능력이 결여된 자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대화에 가치를 부여하고자 특정한 소재를 찾게 되는데, 이런 특정한 소재는 대부분 자신이 속한 전문적인 분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상대방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대화가 끝없이 반복되는 것이다.
언어의 발견과 사색의 상실
사람은 언어를 입에 담는 순간, 유혹에 빠지나니.
어떤 사상의 생명은 그 사상이 마침내 언어로 부활하는 지점에 도달하는 순간 사라진다.
(도가도비상도명가명비상명)
독서. 생각하며 읽기
올바르게 읽는 책은 독자의 몫으로 남는다
생각하는 독서
독서의 첫 번째 특징은 모래에 남겨진 발자국과 같다. 발자국은 보이지만, 그 발자국의 주인이 과연 이 길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생각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발자국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무엇이 보이는가를 확인하는 일이다.
올바른 독서의 기능
만약 작가가 자신의 저서를 통해 이 같은 재능을 모조리 발휘할 경우, 오히려 독자는 책에서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그러나 이 같은 재능을 단순한 ‘가능성’으로 열어놓았을 때 우리는 독서를 통해 무의식적으로 작가의 진정한 능력을 깨닫게 된다. 독서에 의해 작가의 이 같은 재능을 사용하고 싶다는 용기가 독자의 마음속에서 꿈틀대는 것이다.
두꺼운 도서목록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페르시아의 왕 크세르크세스는 구름 같은 대군을 바라보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100년 후에는 이들 병사 중 누구 한 사람 생존할 자가 없다는 사실에 삶의 허망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나 역시 가끔 두꺼운 도서목록을 바라보면서 울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한다.
쇼펜하우어의 문장노트 모음집!
자기 안의 모든 것을 글로 내놓은 위대한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글쓰기에 대한 사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