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등등한 가을 초록빛 풍경.

풋풋한 봄의 신록엔 약동하는 생명의 기운이 넘쳐나지만,
가을의 농익은 초록빛엔 꺽이지 않는 기세등등한 생명의 기운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추석맞이 문중 가족 벌초 작업으로 요란한 예초기 소음이 지나간 자리엔 한 풀 꺽인 초록빛 풍경이 차분한 분위기로 모습을 바꿉니다.


누울 자릴 보고 다리를 뻗어라?! 어쩔 수 없이 잘려 나간, 산소 위에 피어난 어여쁜 가을 풀꽃들…

그래도 씨앗이 여문 뒤라 내년이면 어김 없이 또다른 어여쁜 꽃을 피워낼테니 한편 다행입니다.



여럿이 함께! 힘겨운 땅방울도 여럿이 함께 하니 가뿐한 즐거움이 됩니다.

가을 바람과 함께 시원해진 풍경을 뒤로 벌초 작업을 마치려는 순간,

’위보다 아래를 더 잘해야 한다’는 어르신 말씀 한마디에 다시 켜진 요란한 예초기 소음….잠시 후 깔끔한 마무리로 추석맞이 벌초 작업을 마칩니다.

구름 한 점 없는 가을 마당 하늘. 한 점 부끄럼 없는 가을 하늘 같은 삶을 잠시나마 꿈꿔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