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 버나드 쇼

한편 고분고분한 아이들은 교과서를 공부하고 시험을 치른 뒤에 성적을 받아들면서 점차 성실한 야만인이 되어갔다. 반면 나는 다른 쪽으로 소양과 지식을 쌓은 덕택으로 그럭저럭 ‘코르노 디 바세토’로 행세도 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덤으로 문예란까지 맡아 미술 평론마저 하게 되었다.
파블로프의 책과 이를 숭앙하듯 받아들인 전문 생물학자 집단의 낯부끄러운 행태가 보여주는 바는 딱 한 가지뿐이다. 기본 소양도 없고 철학적이고 도덕적인 훈련도 받지 않은 자에게 직업 과학자가 될 문을 열어주면 결국 과학이라는 분야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그것이다.
가만 있자, 평론가가 클럽에 속하다니, 가당키나 한 말인가, 아무와도 친해서는 안 되는 자가 평론가일진대. 만인에게 등을 돌려야 하고, 만인이 그에게 등을 돌려야 하는 존재가 바로 평론가가 아니었던가.
내 평론 글에 담긴 개인적 감정을 지적하며 마치 내가 경범죄라도 저지른 인사인 양 목소리를 높인 독자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모른다. 개인적 감정을 배제하고 쓴 평론은 읽을 가치가 없는 평론이라는 점을. 좋은 예술 혹은 나쁜 예술을 개인적 차원의 문제로 만드는 능력, 바로 그것이 평론가에게 요구되는 자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