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아비지트 배너지&에스테르 뒤플로. 555쪽.
우리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이 책을 썼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만이 아니라 잘되어 온 것은 무엇인지도 짚어 보고 싶었다. ‘문제’만 논하는 책이 아니라, 현실을 정확히 진단하고 직시한다면 갈갈이 찢긴 세상을 다시 온전하게 만들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도 말해주는 책이길 바랐다…‘좋은 경제학’이 (특히 오늘날 같은 시기에) 왜, 어떻게 유용할 수 있는지도 보여 주는 책이었으면 싶었다.
‘좋은 경제학’이 왜, 어떻게 유용할 수 있는지도 보여주는 책?!
이 책을 쓰면서 정말로 많은 것을 배웠고 경제학자로서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종류의 일에 대해 믿음이 생겼다. 사실관계를 치밀하게 다루는 것. 번드르르한 해법과 만병통치약을 의심하는 것.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과장하지 않고 모르고 있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 그리고 아마도 가장 중요하게, 궁극적으로 더 인간적인 세상을 향해 나아가게만 해 준다면 다양한 아이디어와 해법들을 그것이 실패할 가능성을 기꺼이 감수하면서 과감하게 시도해 보는 것. 이것이 우리가 경제학의 역할에 대해 다시금 갖게 된 믿음이다.

이 간극의 다리를 놓을 수 있는 정보와 해석을 제시해 서로가 상대의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도움으로써 (‘합의’까지는 아니라 해도) ‘합리적 불일치’에 도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사회과학자로서 우리의 임무일 것이다. 양쪽 모두가 상대를 존중하는 한 민주주의는 불일치와 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존중에는 이해가 필요하다. 현재 상황이 특히 우려스러운 이유는 바로 그 이해를 위한 대화의 여지가 쪼그라들어 버렸다는 데 있다. 정치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무엇이 중요한 사회적 문제인지, 그것에 대해 무엇을 해야 할지와 같은 더 광범위한 이슈에 대해서까지 사람들의 견해는 점점 더 ‘부족화tribalization’되고 있다.(통섭적 사고가 필요하다!)
이 위기의 핵심에는 경제학과 경제 정책에 대한 질문들이 놓여있다. 성장을 다시 일구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가? 부유한 서구 국가들은 정말로 성장을 우선순위로 삼아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면 무엇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하는가?(숫자보다 사람이,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도 중요하다!)
이주, 무역, 성장, 불평등은 사실 경제학자들이 할 이야기가 아주 많은 분야다.(이제는 숫자가 아니라 사람에 대해 이야기 해야만 한다!)
“나는 이민자들이 국가 정체성을 위협한다고 생각하니까 이민 정책에 반대한다”? 뒷받침하는 근거와 논리를 드는 경우라 해도 그 ‘근거’와 ‘논리’라는 게 십중팔구는 가짜 숫자와 극히 단순화된 해석에 불과하다. 이슈 자체에 진지하게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것은 정말로 꽤 재앙적인 상황이다.


경제학자들은 인간의 후생을 소득이나 물질적인 소비로만 협소하게 정의하곤 하지만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누구에게나 그것을 훨씬 넘어서는 것들이 필요하다. 공동체의 인정과 존중, 가족과 친구들 사이의 편안함, 압박 없는 가벼운 마음, 존엄과 자존감, 즐거움 등이 모두 중요하다. 소득에만 촛점을 두는 것은 단순히 편리한 지름길이 아니다. 그것은 경제학자들을 잘못된 경로로 이끌고, 정책 결정자들을 잘못된 결정으로 이끌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그릇된 강박으로 이끄는 왜곡된 렌즈다.(경제학의 기본 전제인 이콘? ‘합리적 경제인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관계는 그들의 정치적 견해를 수정하지 못했다…사실정보는 그 견해의 벽을 뚫고 들어가지 못한다.
사실 많은 제품에서 브랜딩과 마케팅 비용이 제조 비용을 훨씬 능가하고, 제조 비용은 전체 비용의 10~15퍼센트 정도를 넘지 않는다.(후발주자, 개도국의 세계시장 진입장벽은 높기만 하다!)

브랜드, 평판의 경제학? 아마존, 마켓플레이스 플랫폼. 평판 시스템…
수출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장벽을 깨야 하는지 등을 생각할 때, 국제 시장에 진입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가난한 나라의 경제를 항상시키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일지는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평판 구축에 성공하기 전까지는 제3세계에 고립된생산자가 국제 시장에 진입해 경쟁을 시작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불가능하다. 그가 만드는 제품이 얼마나 품질이 좋든지, 얼마나 값이 싸든지 간에 말이다.
무역전쟁이 우리가 아는 세계를 끝장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막대한 피해를 새로이 초래할 것이다. ‘미국 경제’는 괜찮겠지만 수십만 명의 ‘미국 사람들’은 괜찮지 않을 것이다.(숫자가 아닌 사람을 위한 경제학이 필요하다!)
교역이 일으키는 고통의 상당 부분은 사람과 자원이 이동하기 어렵다는 데서 나온다. 재화는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이동하는데 국가 내에서 사람과 자원의 이동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경제학자들과 정책 결정자들은 무역으로 부유한 나라의 노동자들은 고통을 받고 가난한 나라의 노동자들은 이득을 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가 자유 무역에 대한 대중의 적대적인 반응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
다른 인종, 종교, 민족, 심지어는 다른 성별에 대해서까지 점점 더 노골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적대감은 오늘날 전 세계의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에게 일용할 양식이 되었다…편견은 정치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편견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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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 속 빈곤’의 경제학? 사람보다 숫자가 중요한 경제학이 아닌 사람을 위한,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좋은 경제학’이 필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상 초유의 팬데믹 위기 시대에 더욱 필요한 사람을 위한 ‘경제학’에 관한 이야기에 누구나 한번쯤은 꼭 귀를 기울여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