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의 학교. 기무라 아키노리.179쪽

당신은 어째서 포기하지 않는 겁니까? 밭일이 재미있으니까요!
‘흙’만큼 다양한 모습을 지닌 것도 많지 않습니다…현대 과학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그 차이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습니다.
흙의 성격은 장소에 따라 전부 다릅니다. 저는 그 차이를 파악하는 것이 현명한 농업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하지만 농약이나 화학비료가 널리 사용되면서, 그런 것들을 생각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잡초! 생태다양성의 가치를 추구하는 생태농업? 다품종 소량생산?! (획일적 대량재배와 과잉생산방식은 그야말로 반생태적 농업이자 농촌의 현실이다!)
하지만 저처럼 비료를 주지 않는 밭에서는 지금까지 몇년 동안 같은 작물을 심어도 연작장애가 일어난 적이 없습니다. 그것은 저의 밭에 여러 가지 잡초가 자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종다양한 풀들이 자라고 있으면 흙 속 미생물이 단일화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이란 언제나 이상적으로(생각대로) 진행되지 않는 법이죠. 자연을 상대로 하는 일은 더욱 그렇습니다. 항상 예측 불가능한 사태가 일어나는 곳이 자연이니까요.(하물며 제각각 생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이의 세상사에서야 말로 예측 불가능한 사태는 당연지사가 아닐런지…)
농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미래의 농부들은 어떻게 하면 비용이 들지 않는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부가가치가 높은 농작물을 생산할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도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자화자찬 같지만 농약도 비료도 사용하지 않는 자연재배를 꼭 시험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제가 그랬던 것처럼 처음부터 수입을 바라고 시작하면 안 된다는 것은 알아야 합니다. 그렇게 때문에 수입을 위한 다른 일을 병행하며 조금씩 기량을 닦아 경작 면적을 늘려가면서 전문 농사꾼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https://photos.app.goo.gl/SejMRr4BBQ2wq5en6
무릇 농사는 하늘과 땅이 짓고 사람은 거들뿐! 자연(自然)! 스스로 그러하다! 사람의 생각으로 바라보면 항상 예측 불가능한 사태가 일어나는 곳이 자연이지만, 모든 생명이 스스로 조화를 이루어가며 살아가는 곳이 자연이기도 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흙 속의 우주를 제대로 느끼고 깨달을 수 있을 때 비로소 미래의 생명농업도 스스로 그 길을 찾아갈 수 있으련만…여전히 잡힐듯 잡히지 않는, 눈앞의 욕심에 가려져 발 밑의 거대한 생명의 우주가 있음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네 시골농부님들의 현실이 아닌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