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갑자기, 책방을. 김성은. 234쪽.
제대로 시간을 보냈다고 느껴지니 드디어 이 동네에서 무얼 할 마음이 생겨났다. 서울이 아닌 여기에서도 ‘책방’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게 동두천은 더 이상 갑자기 뚝 떨어진 낯선 지역이 아니라, 아주 조금씩 정을 붙여가며 살게 된 동네가 되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떠나고 싶던 곳이 머무르려는 곳으로 바뀌는 모습을 목격하던 시기였다.
책에 답 같은 건 절대 없어도 마음에 오래가는 단어나 문장 하나 정도는 만나곤 한다…어쩌면 만날지도 모르는 그 ‘이따금의 기적‘을 위해.
코너스툴 로고 디자인. 쉴 의자만 주지 말고, 재미있는 공도 던져주는 공간을 만들어보라고 했다.
멈추지 않는 아르바이트. 낭만적인 순간은 언제나 짧다. 현실에 발을 딱 붙이고 산다. 단 한 뼘도 공중에 떠 있지 않다.
큐레이션. 어떤 책을 골라 보여줄 것인가? 그때 중요한 것은, 고른 책이 아니라 고르지 않은 책이다.
그렇게 손님들의 추천으로 자리 잡은 책들은 모두 새로운 주인을 만났고, 나는 한결같이 그 책보다는 그 책을 추천한 손님의 성격을 말하는 것으로 책 소개를 대신했다.
책만 들어찬 ‘서점’이 아니라, 운영자의 냄새가 밴 ‘책방’이라서. 그러니까, 대체가 불가능해서…하나이고, 유일하다는 점.
나 또한 ‘책방’이라는 단어에 애착을 가지고 있다. 바로 ‘사람’에게 갖는 애착이며, ‘사람’이 있기 때문에 비로소 ‘공간’이 된다는 마음의 표현이기도 하다.-우치누마 신타로, 「앞으로의 책방 독본」

처음부터 능숙하고 무엇이든 잘하는 사람보다는, 빈틈은 많지만 마음이 끓는 사람들과 쇠붙이부터 모으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어쩌면 이 책은 헌정 기록이다. 대단한 것 없는 책방을 계속 찾아준 이들이 있었기에 나는 오늘도 같은 자리에 앉아 있다.
https://photos.app.goo.gl/84KHwBE4kLcNBnDP9
대단한 것 없는, 하지만 그 어디에도 없는 하나뿐인 유일한 동네책방 이야기. 책읽기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한번쯤은 꿈꿔보았을 책방, 책방은 결국 ‘사람’이 있는 ‘공간’임을 느껴볼 수 있는 동네책방 이야기를 들려주는 맛깔스런 책방 같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