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골말은 그 시골 서민들이 끼친 향토 문화의 중요한 유산의 한가지가 되는 것이니, 향토의 문화재를 연구하는 대상만으로도 소중한 재료가 아니되는 것은 아니지마는, 이보다 더 중요한 점은 우리의 고어가 시골말 가운데 적지않게 남아 있다는 것이다….우리 말을 연구하려는 학도들에게 이보다 더 큰 보배가 또한 어디 있으랴?”


참새방앗간인 중앙도서관 바로 옆, 석인 정태진 선생님 기념관.
오후 산책길, 늘 닫혀 있던 대문이 활짝 열려 있어서 잠시 ‘빈집’ 기념관을 탐색하러 들려봅니다. 빈방에 꾸며진 기념관 전시물 가운데 글제목에 이끌려 읽어보는 짧은 글 하나.


너무 가까이, 그리고 너무도 당연해서 그 존재의 가치를 잊고 지내는 것들이 많지만 우리말처럼 소중한 것이 또 있을까 싶네요. 그 중에서도 사투리인 ‘시골말’이야말로 시나브로 잊혀지고 있는 우리말의 큰 보배란 정태진 선생님의 글귀에 눈이 번쩍 뜨입니다.

역사상 유례없는 전면적 풀알파벳으로, ‘쓰는 것’과 ‘쓰여진 것’ ‘에크리튀르’의 혁명이라는 우리말과 우리글 한글을 지켜낸 일제강점기의 우리학자분들의 피와 땀방울을 잠시 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