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책으로, 메리언 울프. 304쪽
Reader, Come Home
페스티나 렌테, 천천히 서두르기
나는 읽기의 고유한 본질이 고독 속에서 일어나는 소통의 비옥한 기적에 있다고 생각하다….-마르셀 푸르스트, 『 독서에 관하여』
다시, 책으로. 읽기의 중요성을 말하되 명확한 과학적 근거를 들어 권유합니다…나아가 좋은 독자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고 종국에는 좋은 삶의 모습과 연결시킵니다.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은, 굳이 반박하지는 않지만 아무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허공의 애드벨룬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이례적입니다. 읽기의 중요성을 말하되 명확한 과학적 근거를 들어 권유합니다.
무엇보다 옛것과 새것이 충돌하는 듯 보이는 상황 속에서 이 책이 보여주는 미덕은 양자택일이 아닌 신중한 균형의 길을 제시한다는 점입니다.
인간은 읽는 능력을 타고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문제는 타고난 것이 아닌 학습과 숙달에 의한 성취이기에 언제든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42 뇌에 새로운 회로가 필요한 이유는 읽기가 자연적인 것도, 타고난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읽기는 6000년 전쯤에야 나타난 비자연적인 문화적 별명입니다.
44 바퀴 발명. 알파벳 학습…그중 어떤 활동도 뇌에 미리 입력된 것은 없습니다.
위기에 처한 깊이 읽기

점점 많은 학자들의 연구가 가리키는 것은, 디지털의 영향력이 압도적으로 커지면서 우리 아이들과 그들의 인지에 미치는 다양한 효과에 대한 훨씬 심층적인 연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128 “책은 집이다. 당신이 사랑하고 소중히 여길 수 있는, 실재하는 물리적 사물이다.”
179 증강현실북의 증폭된 주의분산 기능들이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자주 방해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한 거지요. “고도의 증강현실북은 이야기로부터 초보 독자의 주의를 분산시켰다…요컨데, 너무나 많은 종과 호루라기 소리를 장착하는 바람에 독서 기술을 강화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 않았으면 매력적인 기술이었을 텐데.”
대다수의 아이들이 디지털 읽기를 선호한다고 했지만, 자신이 읽은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인쇄물이 나았습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외부의 지식원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되면서 내면에 누적되는 지식이 줄어든다면,…아이들은 자신들이 뭔가를 안다고만 생각할 테지요. 소크라테스에게는 익숙했을 겁니다. 그는 자신의 학생들이 ‘대답할 수 없는 파피루스’에 너무 의존하면 개인의 진정한 지식이 아닌 허상만 갖게 된다고 걱정했습니다.
에렉 슈미트도. “제가 우려하는 것은 방해의 수준, 그런 압도적인 정보의 속도가…사실상 인지를 바꿔놓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보다 깊은 사고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아기 방의 ‘코끼리’? 스마트폰!
MIT 스크래치. 코딩은 새로운 형태의 글쓰기. 따라서 모두가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 기술로 본다.
아이들의 정신이 마구잡이로 디지털에 빠져 역효과를 낳도록 방치하기보다는 보다 일찍부터 디지털 학습과 스크린 읽기를 가르쳐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취약 계층 아동에게 책과 디지털 기기 제공과 그 효과? 결과는 모두의 희망에 반하는 것이었지요. 그저 취약 계층 아동에게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게만 하고 부모의 참여가 없을 경우에는 오히려 유해한 효과가 나타났던 겁니다…격차가 더 커졌습니다.
아홉 번째 편지-독자들이여, 집으로 오세요
읽기 위해서는 모종의 침묵이 필요하다.…하지만 과잉 연결된 우리 사회에서 그것은 점점 멀어져가는 것처럼 보인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좋은 사회에는 세 가지 삶이 있다고 했지요. 지식과 생산의 삶, 즐기는 삶, 마지막으로 관조의 삶. ‘좋은 독자’도 마찬가지입니다.
283 좋은 독자의 첫 번째 삶으로 정보를 모으고 지식을 얻는 것. 우리는 이런 삶에 묻혀 살지요. 두 번째 삶인 즐거움을 위한 독서는 다양한 형태로 넘쳐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우리는 정신없던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장 경제적인 방편으로 책을 읽습니다. 세 번째 삶은 읽기의 절정이자 앞서 말한 두 삶의 종착지입니다. 바로 관조적 독서의 삶이지요…거기서 우리는 모든 종류의 인간 존재를 관조하고 우주를 숙고합니다. 우주의 진정한 신비는 우리의 어떤 상상도 압도하지요.
284 “명상적 사유에 대한 무관심은 낳을 수 있으며, 그럴 경우 인간은 자신의 특별한 본질을 부정하고 떠나보낼 수 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인간의 핵심적 본질을 추구하는 것, 즉 명상적 사유를 살아 있게 하는 것이다.”
“디지털 미디어는 우리를 깊이 생각하는 사람이기보다 광대역 소비자가 되도록 길들인다…”
버핏의 빌 게이츠에 대한 가르침? ‘달력을 빈칸으로 채우라‘ “시간은 누구도 살 수 없는 것입니다.”
288 페스티나 렌테festina lente. 천천히 서두르기.
인지적 인내력? ‘가능하면 빠르게 필요하면 느리게’ 읽는 거지요.
거시적 수준에서 우리가 디지털 문화로 바뀌는 전환기를 건너는 법을 알려줍니다.
290 『옥중 서신』 본회퍼의 편지 속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그가 읽은 모든 것에서 얻은 가장 순순한 행복입니다. 그리고 그는 그 행복을 자신의 아주 깊은 좌절 속에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주지요.
감옥에서 책읽기. 하루 10~12시간씩. 그의 말로는 평생 어느 때와도 ‘비교할 수 없는 만족과 기쁨’을 누렸다고 합니다.
296 20년 전에 마사 누스바움은 시민이 남에게 생각을 떠넘기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썼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유능한 국민이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자신을 성찰하며, 인간성과 타인의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그 나라에는 재앙이 닥칠 수도 있다. 그런데도 그런 노력들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그런 나라에 살 수도 있다.
일부 사람들의 권력은 다른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필요로 한다.
문자의 발명이 인류에게 끼친 가장 중요한 공헌은 비판적, 추론적 사고와 성찰 능력을 위한 민주적 기반을 마련한 것입니다. 이것은 집단적 양심의 기초입니다.
299 한 사회의 좋은 독자들은 구성원에게 위험을 알려주는 카나리아이자 인간성의 수호자입니다.
지혜는 사색만도 아니고 행동만도 아니며, 행동하는 사색이라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존 던
“모든 책은 자기만의 생명이 있답니다.”
새해 시작과 함께 곧바로 만난 올해의 책으로 손꼽을만한 책 한 권!
읽기, 독서에 관한 올바른 교육이 필요한 과학적 근거와 권유, 그리고 온고지신의 지혜로 접근하는 디지털 시대의 균형잡힌 양손잡이 책읽기 방식으로 제시하는 ‘페스티나 렌테Festina Lente, 천천히 서두르기’는 천천히 곱씹어 반복해서 읽어볼만 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