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어의 온도. 이기주.
일상에서 발견한 의미 있는 말과 글, 단어의 어원과 유래, 그런 언어가 지닌 소중함과 절실함을 책에 담았습니다…그러면서 각자의 언어 온도를 스스로 되짚어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책이 그런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냥”이란 말은 대개 별다른 이유가 없다는 걸 의미하지만, 굳이 이유를 대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히 소중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가짜는 필요 이상으로 화려합니다. 진짜는 안 그래요. 진짜 지폐는 자연스러워요. 억지로 꾸밀 필요가 없으니까요.” (가꿈과 꾸밈의 차이)
글 文, 지지 않는 꽃
“환자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으시던데요?” “환자에서 환이 아플 ‘환’이잖아요. 자꾸 환자라고 하면 더 아파요.”
좌우봉원. 좌우, 그러니까 주변에서 맞닥뜨리는 사물과 현상을 잘 헤아리면 근원과 만나게 된다는 뜻. 일상의 모든 것이 공부의 원천이라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가짜를 걸러내려면 진짜를 잘 알아야 하죠.” “너무 화려하면 일단 수상한 지폐로 분류합니다.” “위폐는 진짜처럼 보이기 위해 꾸민 흔적이 역력해요. 어딘지 부자연스럽죠. 가짜는 필요 이상으로 화려합니다.”
본질은 다른 것과 잘 섞이지 않는다.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언젠가 의도하지 않은 순간에 엉뚱한 방식으로 드러나곤 한다.
찰리 채플린이 그랬던가. 세상사는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그 말이 새삼 무겁게 다가온다.
행 行, 살아 있다는 증거
사람 향기는 그리움과 같아서 만 리를 가고도 남는다. 그래서 인향만리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