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쾌락독서. 문유석. 261쪽
결국 재미있어서 하는 사람을 당할 수 없고 세상 모든 것에는 배울 점이 있다.
세상에는 의무적으로 읽어야 할 책 따위는 없다. 그거 안 읽는다고 큰일나지 않는다. 그거 읽는다고 안될 게 되지도 않는다.
습관이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남극에 가보고 싶다..크고 강렬한 비일상적 경험을 소원하지만 이것은 일회적인 쾌락에 불과하고, 반복되는 소소한 일상 자체가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쓸데없음의 가치? 세상에는 정말로 다양한 것들이 필요하고 미래에 무엇이 어떻게 쓸모 있을지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리고 무엇이든 그게 진짜로 재미있어서 하는 사람을 당할 도리가 없다. 물론 슬프게도 지금 쓸데없이 보이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고 모든 것이 언제가 쓸모 있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 또한 실용성의 강박에서 벗어나지 못한 로또 긁는 소리다.
하지만 최소한 그 일을 하는 동안 즐겁고 행복했다면, 이 불확실한 삶에서 한 가지 확실하게 쓸모 있는 일을 이미 한 것 아닌가.
철저한 자유주의자..애들 독서에 대해서는 그래도 뭔가 ‘제대로 된 책’을 좀 읽어주었으면 하는 걱정. 아이들이 열심히 읽어대던 『헝거게임』 등을 가져다 읽어보면서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내가 어린 시절 그 유명한 ‘고전 명작(?)’들에서 읽었더 것들이 거기에도 어딘가에 다 있었다. 우정, 유머, 용기, 사랑, 희생, 무엇보다 ‘이야기의 힘’. 결국 명작이든 고전이든 책은 대체 가능한 매체에 불과한 것
책 속 이야기들. 지금 여기가 아닌 먼 나라, 다른 시대의 이야기…그러다보니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가만히 관찰하는 버릇이 생기기도 했다.
고3. 담임 선생님 수업거부. ‘우리끼리 걍 수업하자‘…시험 결과.. 반 평균 국어 성적이 다른 반보다 십점 이상 높았다!
80년대 대학가의 독서
무엇보다 아쉬웠던 것은 성급함이었다.
잘못된 현실을 폭로하고 분노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거기서 곧바로 다른 체제만이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정답인 것처럼 너무 성급하게 결론짓곤 하는 책들이었다.
독서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세상에 쉬운 정답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80년대 대학가의 조급함은 정답을 정해놓고는 신입생들을 그곳으로 빨리 이끌려 했다. 그것은 독서가 아니라 학습이다.
독서란 정처 없이 방황하며 스스로 길을 찾는 행위지 누군가에 의해 목적지로 끌려가는 행위가 아니다.
록음악. 문화의 힘이란 무시무시하다. 나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몸은 여기 있지만 머리와 가슴은 미국과 영국에 가 있었던 것이다.
미국 대중소설을 닥치는 대로? 왜 이런 소설ㄷㄹ이 이렇게 재미있어? 대중소설이야말로 고전적인 극의 서사 구조에 충실했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 틈만 나면 이 박식한 수다쟁이 위고 선새이 줄거리와 상관없는 폭풍 수다를 늘어놓는다. 파리 지하도 구조에 대해 하염없이 설명하는 걸 읽다보면 ‘진도 좀 나갑시다 제발!’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인문학 원전 읽기’? 결국 그 책들이 쓰인 시대의 과제를 그 시대의 언어와 감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의 독자들에게는 진입 장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유시민 ‘지식 소매상’? 고전의 핵심을 알기 쉽게 현대의 언어로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해설서들이 얼마든지 있다.
티브도 인터넷도 없었던 어린시절의 책 읽기 몰입? 책읽기는 예열이 필요없다! 티브이 영화? 백 분 정도 몰입해야 한다.
텍스트만으로 구성된 책의 장점? 오감을 압도하는 영상? 여백이 없다!
책을 쓴다는 건 재미있는 일이다. 고통스럽기만 하다면 굳이 쓸 리 없다.
그 재미 중 첫번째는 의외성이다.
글이란 머리로 쓰는 것이 아니라 손끝으로, 또는 엉덩이로 쓰는 것 같다. 머릿속에 이미 완성된 형태로 존재하는 무엇을 옮겨적는 것이 아니라 막연한 아이디어 조금만 있는 상태에서, 때로는 그것도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자판을 두들기다보면 스스로도 생각 못했던 표현이나 명제가 튀어나올 때가 있다.
“수많은 죄수들이 결국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그들은 우리의 이웃이 될 것입니다….어떤 종류의 죄수가 여러분 옆에 살길 원하십니까?…교육만이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과학입니다.”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 또는 틀렸어도 대의를 위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당신이 분노하고 있는 대상보다 더 위험한 존재다.(꼰대!)
사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지금 시대에 우리가 ‘일’이라고 부르는 많은 것들이 과거 시대 사람들 눈에는 그냥 쓸데없는 놀이나 미친 짓일 뿐일 거다….결국엔 즐기는 자들이 이길 것이다.
인도의 불평등…아이들은 여전히 천진난만했다….가난 속에서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이 갖고 있는 힘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공간에 민감해지는 것 같다…요즘은 책 읽기 좋은 공간을 맛집 찾듯이 찾게 된다!
통근길 고통을 반전시킨 계기? 통근길의 독서! 통근길 전철에서는 세상 다시없는 독서광으로 변신한다. 주변이 시끄러울수록 더더욱 책에 몰입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