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보일락말락’ 아침 산책길


가랑비는 오락가락 우복동 파수군들도 보일락말락 하는 아침입니다.

여름 가니 가을이 오는 것은 자연의 순리..

새벽비에 다시 불어난 도랑물, 계곡물 역시 그대로…

아침저녁 지나다니는 ‘길손’이 반갑다고 다가오는 것인지 물러가라고 다가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가까이 다가오는 오리가 반갑네요.

조용한 아침 요란한 공사 소리가 시끌벅적합니다.

잠시 보이는 것 같더니 다시 안개구름 속으로 사라진 속리산…다시 숨박꼭질이라도 하는 것 같습니다.

다리 건너 우지내골로..

난장판 같은 우지내골 진입로를 지나고

발길을 반겨주는 다래가 익을 날도 머지 않았습니다.

우산 접고 들어선 계곡 안 바위틈에 자라난 나무 한 그루…

바위틈으로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있는 모습이 대단할 뿐입니다.

오가는 이 없는 골짜기 입구엔 사람발길을 기다리는 짚신나물…송이시즌 시작되면 기다리던 짚신은 아니더라도 사람발길에 묻어 여기저기 씨앗을 퍼뜨리는 것으로 한해살이를 마감할 날이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난장판길이지만 산짐승들이 다니기에는 오히려 더 좋은 흙길일지 모르겠습니다.

시어동휴양체험단지 공사가 끝나면 높아진 찻길 때문에 소용이 없어질 낮은 수문…

촉촉한 빗방울에 생기를 되찾은 것은 패랭이꽃뿐만이 아니겠죠. 산천초목 수풀들이 모두 달콤한 빗방울에 활기를 되찾은 아침시간이 아닐까 싶네요.

속세로 니오기가 싫은지 다시 모습을 감춘 속리산…


우복동 파수꾼들이 모두 꼭꼭 숨어서 숨박꼭질이라도 하고 싶은가 봅니다.

문득 발밑에서 발견한 수학?

자연속 수학? ‘피보나치’가 찾아낸 놀라운 수학이 숨어있는 씀바귀의 모습으로 산책길을 마무리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