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미로. 김상미. 253쪽
판타지 수학소설.
“시험이 없는 수학은 어떤 모습일까?
더 좋은 학교에 진학하기 위한 목적 빼고
시험을 더 잘 보기 위한 목적 빼고
순수하게 공부해나간다면 수학은 어떤 과목일까?”
프로도샘: 숙성된 열정의 힘을 저는 믿습니다. 그리고 난 신뢰를 바탕으로 한 기다림의 힘을 그동안 많이 봐왔습니다…
노마일샘: 당신이 기다림 타령을 하고 있을 때 우리는 우리의 방법대로 우리 종족의 철학을 이곳에 심었습니다. 우리는 빠르게 수학성적을 올릴 수 있게 족집게 강의와 생각 없이 따라하는 대로 하면 어느 정도 성적이 나오는 유명한 강사들을 퍼뜨렸지요. 사람들은 더 이상 기다리지 않습니다. 수학의 근본적인 철학과 원리를 생각하는 수업은 이제 자리를 붙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연 수학 공부는 왜 할까요?”
이곳에 사는 종족들은 MATHEARTH와 비밀스런 통로로 연결된 바깥세상을 ‘지구’라고 불렀다.
MATHeARTH에는 5종족이 살고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영감으로 인류를 구원할 수학을 찾아 연구하는 인피니트족, 인피니트족이 만든 연구물들을 다른 종족에게 이해하기 쉽게 전하는 매스티치족, 수학을 이용하여 생활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프로그매티족, 그리고 수학을 단순히 소비하는 매슈머족이다.
그리고 나머지 한 종족은 네 종족과 확연히 구분되는 돌연변이였다. 그들은 노소트(nothousht)족으로 생각하는 것을 너무 싫어해서 수학을 원수로 알며 본능대로 살았다. 주변에 좋은 친구가 생각을 대신해줄 때는 다행이지만 그 반대인 경우에는 매우 위험한 역할을 할 수도 있는 종족이었다.
그들에게 인피니트족과 매스티치족 후손들의 입에서 “수학 공부를 해서 뭐해요?”, “수학 공부를 해서 어디에 써먹어요?”라는 말이 나오게 만들려는 야심이 있었다. 그 야심을 실행하기 위해 프로그매티족의 재능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생각하는 과정없이 답을 얻는 인스턴트 수학 제품을 만들고자 했다.
매슈머족은 수학은 좋은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만 필요하다는 왜곡된 시각을 주입하는 광고를 시작으로 먹기만 하면 원리를 몰라도 답을 구할 수 있는 각 영역별 포뮬러버거, 생각하지 않아도 무조건 이렇게 풀면 된다고 알려주는 노하우 주스…
인피니트족과 매스티치족은 매슈머족의 야심을 처음부터 알았다. 하지만 그들에게 수학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가장 위대한 학문이라는 철학이 있었다. 매슈머족이 아무리 생각이 빠진 인스턴트 수학 제품을 팔아도 자신의 후손들은 쉽게 설득되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매슈머족의 전략에 심각하게 대응하지 않았다. 그들은 매슈머족이 만드는 인스턴트 수학 제품은 수학의 철학이 빠진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인피니트족과 매스티치족의 후손들은 생각보다 너무 쉽게 매슈머족이 만든 제품에 넘어갔다. 그 제품들에 중독되어 수학의 원리로 좀 더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겠다는 인피니트족 DNA에 있는 본질적인 탐구 욕구가 거세됐다.
더이상 골치 아픈 수학을 생각할 필요 없이 그냥 만들어놓은 인스턴트 수학만 소비하면서 흥청망청 본능에 충실하며 사는 혼란스런 시기에 생텍쥐페리가 MATHeARTH로 돌아온 것이다.
“어떻게 해야 MATHeARTH 세상의 혼란을 바로잡을 수 있을까요?”
생텍쥐페리가 절실하게 물었다.
“순수함뿐이라네.”
제 책을 읽고 소중한 후기를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책을 읽고 소중한 후기를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과 함께 수학 공부하는 아이들이 너무 부러울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