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 이른 아침부터 콩 씻고 아궁이에 솥단지 걸어놓고 콩을 삶기 시작하시고, 일머리 없는 아들도 곁에서 불 지피는 일부터 거들어 드려봅니다.
푹 삶아질 때까지 반나절이나 불을 지핍니다.
너무 삶아서 좀 태우기는 했지만, 잘 삶아졌다는 어머니 말씀과 함께 본격적인 메주 만들기 시작!
절구로 찧고 손으로 눌러 담고 발로 밟고.
메주는 짝을 맞춰야 한다고 하시며 딱 맞게 만들고 햋볕 잘 드는 동네이웃 비닐하우스에 달아메고 고.
오후 한참이 되어서야 ‘큰 일 치렀다!’는 어머님의 안도의 한 숨과 함께 메주 쑤기가 끝납니다.
뒷정리 하고 나니 긴장이 풀리셨는지 여기저기 몸이 쑤신다며 방에 누워 쉬시는 모습을 보니, 메주 쑤실 때마다 매번 하시는 말씀을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젠 힘들어서 못 하겠다. 올 해만 하면 내년엔 너희들이 하던지 사 먹던지 해라!”
이 말씀이 언제나 ‘거짓말’이었으면 하는 바램이 불효 아닌 불효가 될까 갈팡질팡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