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의 철학’은 사라지고, 어느새 ‘도로의 논리’만이 남아 있는 시대?
뻥 뚫린 갈령터널을 지나오며 바라보는 우복동 하늘풍경.
비라도 시원스레 오면 참 좋으련만, 바람만 거세게 불어올 뿐! 기다리는 빗방울은 감감 무소식입니다.
한동안 발걸음을 못한 시어동. 잠시 찻길로 올라가보니 ‘솟을 다리’ 하나가 제 모습을 드러낼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듯 싶습니다.
높다란 다리를 보고 있노라니,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 하나가 새삼스레 떠오릅니다.
“속도와 효율성, 이것은 자연의 원리가 아닙니다. 한마디로 자본의 논리일 뿐입니다. 그래서 나는 도로의 속성을 반성하고 ‘길의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길은 사라지고 도로만 가득한 풍경, 새로운 고향의 풍경들이 여전히 낯설지만 익숙해져야 하는 것들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