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내부자들. 박순걸. p274
“이게 학교냐?”에서 “이게 학교다!”로 이어지는 다소 ‘충격적인’ 학교에 관한 현직 교감선생님의 고백같은 이야들이 이어지는 「학교 내부자들」
비민주적인 학교문화에 대한 현직 교감선생님의 고백과 반성
내게 북유럽 연수는 학교가 민주주의의 산실이 되어야 하고 민주시민을 길러내는 전당이 되어야 함을 확신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다수의 교육전문가로 이루어진 학교에서 교장 한 사람의 말과 생각에만 맹목적으로 순종하면서 근무해 온 나 자신을 반성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그러나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학교는 그동안 한 번도 민주적인 적이 없었다.
많은 사람은 학교가 가장 민주적인 곳이고, 학교가 민주주의를 가르치고 있고, 민주적인 학교 교육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확산되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학교는 그동안 한 번도 민주적인 적이 없었다. 학교는 철저하게 외부와 차단되어 있었고 교실은 교사의 왕국이었다. 민주적이지 못한 교장에게서 민주적인 경험을 하지 못한 교사들은 교실에서조차 학생들에게 민주주의를 가르치지 못했다.
『메트스쿨』의 엘리엇 레빈은 “학교는 우리 사회가 부르짖는 정의와 민주주의라는 목표를 저해하는 수많은 기관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라고 했고, 마이클 애플은 그의 저서 『민주학교』에서 학교들이 민주주의를 확장하고 지지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하지 않고 그를 위해서 존재하지도 않는다면, 그 학교들은 사회적으로 쓸모가 없는 것이거나 사회적으로 위험한 것이라고 말한다.
학교의 민낯_이런 게 학교라니?
#교감이 되면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
교사 시절보다 더 나아진 점을 이야기하면 안 된다는 약속을 한 것도 아닌데 마냥 교감이라는 자리가 힘들다는 것만 강조한다.
우연히 교감으로 승진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모두가 본인이 원해서 자발적으로 교감이 되고자 희망한 사람들인데도 교감이 됨으로서의 행복은 아무도 말아지 않는다.
나는 학교의 관리자를 외부 인사 중에서 행정만을 담당할 사람을 선발하는 데 동의하지 않고 반드시 교사 경력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학생과 교사와 학교를 아는 사람이 제대로 지원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길을 걸어온 사람이 그 길의 특성을 잊어버린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고 아쉽기 그지없다.
술을 잘 먹는 교사가 아이들을 자습시키고 컴퓨터 앞에 앉아 공문을 기안하고 계획서를 작성하며 관리자에게 일 잘하고 능력 있는 교사로 인정받는 모순된 구조는 고쳐져야 한다. 전날 밤늦은 시간까지 술을 잘 먹은 교사가 일은 잘할 수 있을지는 몰라고 절대로 수업은 잘할 수 없다. 학교에서 술이 능력이 되고 승진으로 이어지는 일은 더 이상 만들지 말아야 한다.
교장실에 앉아서 ‘외로운 자리’라고 푸념만 하는 교장에게 무슨 리더십이 있겠는가? 또 그 모습으로 공동체를 어떻게 담아낼 수 있겠는가?
교육청의 지시나 사업들은 고스란히 학교의 사업으로 둔갑하게 되고 또 다른 형태의 수많은 행사와 실적을 양산하게 된다. 잘못된 구조적인 시스템으로 인해 관리자끼리도 실적을 과시하듯 경쟁한다. 그래서 관리자들은 죽으라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사업을 추진하고 100대 교육과정이나 연구학교와 같은 각종 공모사업에 열과 성을 다한다.
어처구니 없는 ‘전교조 교사 식별법’?
‘이런 교사 빼고 나면 학교에서 교육을 할 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