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정. 원작 웨이웨이,그림이야기 글쓴이 왕쑤, 그린이 선야오이 . p926
#사회주의 중국의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는 지름길, 대장정_김희교(광운대 중국학과 교수)
역사의 흐름을 바꾼 걸음
한국사회, 대장정을 어떻게 볼 것인가?
서방세계가 대장정에 보인 관심과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의미에 견주자면, 우리 사회는 이 엄청난 사건을 수식하는 위대한 헌사들이 무색할 만큼 예나 지금이나 변변한 관심이 없다.
대장정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중국과 중국 인민에 대한 오해를 극복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대장정을 통해 바라본 마오와 홍군, 중국 인민의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이미지들과는 무척 다르기 때문이다.
그것 역시 올바른 의지와 정신 그리고 혁명 의식을 가진 사람들은 어떤 물질적 어려움도 이겨 낼 수 있으며, 자기의 사상과 이상에 따라 역사적 현실을 창조해 낼 수 있다는 대정정의 신념과 연결되어 있다.
한국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형태의 책이다. 이야기책이자 그림책이며 역사서이다.
분명한 것은 중국인들의 그 꿈을 이해하고 그것을 가꾸어 나가기 위해 서로 협력하지 않는 한 우리가 사는 동아시아는 자본의 경쟁만이 판치는 전쟁과 폭력의 20세기를 넘어설 수 없다는 점이다.
이것이 오늘 다시 ‘대장정’을 읽는 것이 『삼국지』를 읽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이유이다.
동지들이 원망하고 말투는 거칠 수 있는게 우리가 이해해야 하지 않겠소? 걸핏하면 당의 노선을 반대한다고 몰아붙이면 어느 당원이 감히 말을 한단 말이오. 당원 모두가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지 못한다면 이 당은 끝이오.
그게 무슨 말이오. 우리 당에서 어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이오? 우리는 반드시 어느 파벌이나 개인에 복종할 것이 아니라 진리에 복종해야 하오.
우리의 원칙은 이길 수 있으면 싸우고 이길 수 없으면 피하는 것입니다. 제가 늘 동지들에게 말합니다만, 앉아 있을 준비도 하고 갈 준비도 하면서 곡식 자루를 잃지 말라는 말입니다.
사물이나 상황은 늘 변합니다. 절대 틀에 박힌 방법으로 군대를 지휘해서는 안 되지요.
홍군이 오니 장사가 잘됩니다. 이처럼 좋은 군대는 평생 본 적이 없습니다.
여론은 무슨 개똥 같은 여론이야! 내가(장제스) 3만 원으로 신문사를 차릴 수도 있어.
위원장님(장제스), 여론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라도 그럴 듯하게 한 말씀 하는 게 좋습니다.
그럼 자네들이 좀 어째 보게. 글을 써서 신문에 실으란 말이세.
자네들에게 솔직히 말하지만 일본 사람들이 왔을 때는 대처할 방법이 있지만 공산당이 천하를 얻는 날에는 죽어도 묻힐 곳이 없네. 이 점을 알고 있나?
저우언라이야말로 참된 공산주의자이며 깨끗하고 맑은 품성을 지녔다고 생각했다. 생각이 옳을 때도 있고 그를 때도 있지만 이기심이 없고 권력을 다투지 않는 것은 그이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그 책 때문에 말이 쓰러질 지경리고 사람도 쓰러질 지경이나 얼마나 고생이에요.
잉타오, 그런 자네가 모르고 하는 말이네. 혁명을 하나 소비에트를 건설하나 우리는 모두 문화를 떠날 수 없네. 내가 왜 날마다 고생스럽게 취사병에게 글을 가르치겠나? 다 앞날을 위해서가 아니겠나.
지금껏 해낼 수 없을 것라는 곳이 많았지만 우린 모두 지나오지 않았소!
그래서 나는 루쉰이 ‘본디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다만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라고 한 말이 아주 마음에 드오.
(고기를) 주고말고요. 하지만 우리보다 좀 적을 거예요.
동지, 지금이 어느 때요? 작은 일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단 말이오. 어서 우리 몫을 갖고 가서 적게 가진 동지에게 나눠 주오.
저라고 왜, 돌아가서 자본가의 석탄을 져 나르고 싶겠어요. 우리 같은 사람은 혁명을 하지 않고는 살 길이 없네.
군사들이 먹는 양식을 어디서 댔겠소? 내가 『수호지』를 읽는 까닭이 다 있소.
이들은 누구도 당할 수 없는 의지력이 굳세고 낙관적인 집단이었다.
물론 우리도 중대한 손실을 입었습니다. 우리가 출발할 때는 8만 6천 명이었는데 지금 7천 명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7천 명은 너무 적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적습니다.
하지만 동지들, 살아남은 7천 명은 혁명의 씨앗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인민은 우리의 어머니이고 우리를 길러 준 땅입니다. 씨앗이 이 땅에 떨어지기만 하면 뿌리를 내리고 싹이 트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지금 전국이 모두 일본의 침략으로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누가 큰 적이오? 똑똑히 말하지만 공산당이야말로 가장 큰 적이란 말이오.
마오쩌둥 동지가 말했다.
“대장정은 인류 역사가 시작된 뒤로 처음 있는 일이다. 그것은 하나의 선언이며 선전력이고, 파종기이다. 반고가 하늘을 연 뒤로, 삼황오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역사에 이와 같은 대장정이 있었던가? 열두 달 동안, 하늘에서는 날마다 적기 수십 대가 정찰, 폭격하고 땅에서는 적국 수십만이 포위하고 추격하고 길을 막고 대오를 끊는 통에, 우리 홍군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고난과 위험에 맞딱뜨렸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두 발로 열한 개 성을 거침없이 오가면서 24000리에 이르는 멀고 험한 길을 돌파했다. 묻나니, 역사에 언제 우리의 대장정과 같은 일이 있었던가? 없었다. 단 한번도 없었다.
대장정은 선언이다. 대장정은 홍군은 영웅들의 군대이고, 제국주의자들과 그이들의 앞잡이인 장제스 무리는 무능하다는 것을 세상에 알렸다. 대장정은 제국주의자들과 장제스가 벌인 포위, 추격, 차단, 단절이 끝장났음을 선언했다.
또, 대장정은 선전력이다. 대장정은 열한 개 성, 2억에 달하는 인민들에게 홍군이 걷는 길만이 해방을 향한 유일한 길임을 알리는 일이었다. 대장정이 없었다면 어떻게 그렇게 빨리 홍군이 이루려는 위대한 진리가 무엇인지 인민들에게 알릴 수 있었겠는가?
대장정은 또 파종기다. 대장정은 열한 개 성에 수많은 씨앗을 뿌려 놓았다. 머지않아 그 씨앗에서 싹이 트고 잎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어, 거둘 날이 올 것이다. 한마디로 대장정은 우리의 승리로, 적의 패배로 끝났다.
#시각예술로 표현한 대장정_그린이의 말
50년 전에 쓴 이 편지는 지금 읽어도 가슴이 울렁거린다. 비범함은 평범함 속에서 체현된다. 이것이 미학의 특징이다. 이런 핵심이 있어야 비로소 시각 형상이 생명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소박함과 진실함음 내가 『대장정-세상을 뒤흔든 368일』을 그릴 때 가슴에 새긴 정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