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12권의 책. 맬빈 브래그. p413
내가 이 책을 쓰기로 마음먹은 것은 머릿속에 떠오른 단 하나의 영상 때문이었다. 9년 전쯤 아이작 뉴턴에 관한 글을 읽던 나는, 이 괴상하고 울적하고 열정적인 젊은이가 자신의 농가에 말없이 홀로 앉아 훗날 온 세상을 완전히 변화시킨 이론들을 세워나가며 사색에 잠긴 모습을 상상했다. 위대한 발견의 장소로는 어울리지 않을 듯한 링컨셔의 한 농가에서, 막강한 힘과 영향력으로 지구를 변모시킨 사고의 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한 권의 책에 그토록 엄청난 힘이 있다니!
이 외로운 존재가 세상에 선보인 온건한 책 한 권으로 말미암아 당시 사람들의 마음속에 새로운 생각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으며, 이제 나로 하여금 인류 역사를 수놓은 치열한 탐구 정신이 담긴 또 다른 책들을 찾도록 만들었다.
그런데 보잘것없는 책 한 권이 이런 전 세계적인 변화의 기폭제가 되었으리라고는 좀처럼 상상하기 힘들다. 하지만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미 책의 영향력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책을 통해 인식을 형성하고, 정보를 축적하고, 관심사를 넓히면서 때로는 깊어지고, 유머 감각이 깨어나고, 행복감이 회복되거나 더욱 강해진다…
우리는 책이 인간 개개인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안다.
역사적 사건의 소용돌이와 치열한 인류 드라마의 혼돈 속에서, 정치와 전쟁의 혼란을 비롯해 온갖 매스컴의 호들갑에도 아랑곳없이, 이 선구자들의 목소리가 하나같이 고요한 펜 놀림만으로 은밀히 세상에 전해져 인류 문명의 기폭제가 되었다는 사실은 기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이윽고 그들의 목소리는 생각의 연쇄 반응을 일으켰고, 때로는 가공할 만한 크기로 커져갔다.(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프린키피아 마테마티카(1687)
“중력이 신이다”
아인슈타인은 이런 말을 했다. “자연은 그에게 열린 책이었다…”
뉴턴은 오로지 사고만으로 탁월한 업적을 이루었다. 그는 내가 들어볼 말 중 가장 설득력 있는 말로 사고의 과정을 설명했다. 이는 가장 간단한 말이기도 했다. 그는 어떻게 중력 이론을 깨닫게 되었으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계속 생각했습니다.”
그는 지구에 사는 우리의 삶을 규정하는 중력의 법칙을 발견하고 수학적으로 입증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정립하고 행성과 그들의 운동에 숨겨진 비밀을 밝혀냈다.
가장 가깝고 믿음직하면서 유일한 친구였던 고독과 함께 대개 은둔 생활을 했던 흑사병 시기에 뉴턴의 마음속에서 자라난 생각은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사고를 일깨워주었다.
아인슈타인에게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상상력. 무엇보다도 그것이 중요하다.” 괴테의 시가 그랬듯 뉴턴의 모든 이론도 텅 빈 허공에서 비롯되었다.
결혼 후의 사랑(1918)
마리 스톱스는 서문에 이렇게 썼다. “나의 결혼 생활은 성에 대한 무지로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그래서 그런 대가를 치르고 얻은 지식을 인류에게 베풀기로 마음먹었다.”
당시에 그런 충격적인 내용을 담은 책의 광고로 이보다 더 매력적인 선언은 상상하기 힘들다.
“비교적 짧은 인생이라 경험은 많지 않지만, 나는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보편적인 여성으로서 지식만 있다면 막을 수 있었던 고통을 수없이 겪었다. 따라서 비록 불완전하긴 하지만 이 작은 책에는 모든 사람이 알아야 할 필수 지식이 담겨 있다고 장담한다.”
마그나 카르타(1215)
오랜 세월 법률적 시험을 거쳐 막강하고 신화적인 영향력으로 인류가 갈망하는 자유로운 세상을 구현한 하나의 문서가 있다면 그것은 『마그나 카르타』이다. 그 파장은 인류 역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다.
노예무역 폐지에 관하여(1789)
저는 여러분의 열정에 호소하지 않겠습니다. 오로지 냉철하고 공명정대한 이성에 호소할 따름입니다. 또한 여러분을 놀라게 하려는 게 아니라 모든 문제를 조목조목 차분히 논의하고자 합니다. 저는 어느 누구도 비난할 생각이 없습니다. 권력이라는 이름하에 이 끔찍한 노예무역을 조장한 제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고, 더불어 대영제국 의회 전체의 각성을 촉구할 따름입니다. 우리는 모두 죄인입니다. 우리 모두 죄를 인정해야 하며, 타인에게 죄를 덮어씌움으로써 자신의 죄를 감추어서는 안 됩니다…
“어릴 때부터 미모가 여자의 무기라고 배우면 정신이 육체를 따라가기 마련이다.”-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전기에 관한 실험 연구(1839,1844,1855)
13세 때 부모 곁은 떠나 사환 일로 먹고살던 한 청년이 수천 번이나 실험을 거듭하며 그 결과를 꼼꼼히 기록한 덕분에 눈부시게 달라진 현대의 모습에 관한 것이었다.
물돈 곧바로 그 분야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지만, 그의 전기분해 이론은 산업과 제조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이론은 장場의 개념입이다. 그는 물체가 공간 전체에 자기력이나 전기력, 혹은 중력을 내뿜는 장이 존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서 전자공학이 탄생한 거죠. 팩스, 전화, 텔레비전, 무선전신, 라디오, 축음기는 모두 에테르 속에 흐르는 힘을 끌어다 쓸 수 있다는 패러데이의 생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한마디로 마법 같은 힘이죠. 그것들 모두 차근차근 되짚어보면 패러데이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제본소 견습생. 돌이켜보면 이 일은 그에게 결정적이 행운이었다. 여기서 그는 ‘미천한 사람 주드’처럼 독학을 했다. 즉, 제본하는 책들을 탐독했는데 특히 당시의 물리학과 화학 서적에 심취했다.(책이 사람을 만든다!)
영국은 물론이요 온 세상에 중요하고 결정적인 공헌을 한 인물 중에 대학 교육의 혜택도 받지 못한 채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셰익스피어는 16세 때 학교를 떠나야 했으며, 당시 사람들이 몹스 중요시한 대학 교육을 받지 못했다. 전쟁 영웅이자 뛰어난 전략가인 넬슨은 12세 때 해군에 들어가 세상에서 가장 막강한 해군을 만들었다.
“ 이 논문은 내게 매우 소중하다. 또한 두려움이 자신감을 압도하고 그 둘이 지식을 압도하던 시기에 험프리 데이비 경이 내게 준 일의 결과물이다.” 사실 1820년대 중반부터 패러데이는 더 이상 데이비의 지도를 받을 필요가 없었다.
패러데이는 증기의 시대를 종식시키고 전기의 시대를 탄생시켰다.
아크라이트 방적기 특허 신청서(1769)
3쪽짜리 특허 신청서!
오늘날 인류는 공장의 힘으로 돌아가는 세상에 살고 있으며, 지구상에서 처음으로 방적 공장이 세워진 곳은 더비셔 주 크롬포드였다. 이는 리처드 아크라이트의 교활함, 집념, 사업 감각, 제정 관리 능력 덕분이었다. 이 책의 목적인 인류의 삶을 폭넓게 이해하려는 것이라면 제조업, 돈, 노동, 근성을 다루지 않을 수 없으며, 리처드 아크라이트야말로 거기에 딱 맞는 본보기인 셈이다.
아크라이트는 사업가였고, 그의 특허 신청서는 세상을 바꾸었다.
아크라이트의 특허 신청서는 산업혁명의 핵심인 방적 산업에 혁명을 일으켰다.
킹 제임스 성경(1611)
이 성경을 바탕으로 영어가 세계를 지배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