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잠깐 둘러보는 동네한바퀴 산책길.
‘꽃길만 걷자’가 아니라 가는 길마다 꽃길이다.
온통 꽃길뿐, 꽃길 아닌 길이 없다.
잠시 산책길 꽃길구경으로 마음의 꽃길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꽃길을 잠시 걷자마자, 공사장 소음이 시끌버끌,
휴양체험단지 다리 공사를 위해 도랑을 가로막고 임시도로 작업이 한창이다.
공사장 바로 건너편에서 난데없는 ‘돌담’을 쌓고 계신 동네 ‘꼭대기집’ 아주머니? 웬일인가 싶어 여쭤보니, 소음으로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라고, 보자마자 한참동안 하소연을 하신다.
우공이산? 하소연을 제대로 들어주는 데가 하나도 없으니 혼자 할 수 있는 일이라도 하겠다며, 아들 공부방 위한 방음벽(?)으로 돌담을 쌓는 모습을 보려니 갑자기 ‘마음의 꽃길’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린다.
위쪽 다리 공사장도 잠시 살펴보다 마주친, 산책겸 운동을 다녀오는 젊은 동네사람은 “어차피 변할 수 밖에 없는 것, 차라리 빨리 변하는 것이 낫다”하고.
주말 비소식에 산소 떼가 걱정되어 올라가시는 동네 어르신께 잠깐 하소연을 전달했더니 “뭐 그리 시끄럽겠어, 조금만 참으면 되지”라고…
흐린 날씨 탓인지 꽃길 구경과 함께 마음의 꽃길 하나 만들기도 참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