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니 웃동네 아랫동네 대동회 소식들이 들려온다.
우리동네도 한해 동네 살림살이 결산을 위한 대동회가 마을회관에서 열린다.
삼삼오오 온동네 사람들이 마을회관으로 모여든다. 나이드신 할머님들에게는 몇 걸음 안 되는 동네회관도 먼길인지라 가다쉬다 어려운 걸음을 하신다.
동네살림살이에 대한 결산보고와 함께 이어진 상수도 운영관리 보고서.
상수도 시설이라고 해야 계곡 지하수 퍼올리는 게 전부! 관리비는 펌프에 사용된 전기세가 전부다. 1년간 가구당 3만원이 수도물 요금인 셈이다. 세상에 둘도 없는 ‘살아있는’ 생명수가 공짜나 다름없다. 얼마전 ‘식수난 소동‘으로 인한 상수도 걱정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들도 잠시 나눈다.
사람 귀한 시골에서 제일 반가운 소식은 뭐니뭐니해도 사람.
동네 빈집에 이사 오신 새식구 맞이도 함께 한다. 알고보니 윗동네 ‘청화산 농원’으로 귀농하셨다가 농원이 해체(?)되면서 새로운 보금자리로 찾아오신 ‘어른 ‘분들이다.
점심시간이 되자 면사무소, 파출소, 농협, 우체국, 속리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에서 줄줄이 초대 손님들로 자리가 가득찬다.
언제나 음식 준비는 부녀회 몫이니, 이른 아침부터 부녀회장님을 비롯한 동네 아주머님들의 수고가 고마울 따름이다.
온통 자리를 둘러보아도 ‘젊은 나이’는 찾아보기 어렵다.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중년의 마을청년들! 요즘 시골은 사람처럼 나이를 먹어간다.
다시 젊음을 되찾는 시골 마을의 모습을 잠시나마 마음 속에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