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짓고 간축가를 만나라. 강미현. p262
자신의 집에서 자신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없다.-요한 볼프강 폰 괴테
#건축주의 삶을 담는 단 하나의 집짓기
집은 나와 같다. 내 삶을 관통하는 기억, 감성, 가치관들이 집을 통해 만들어진다. 나의 근원은 바로 집에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집을 ‘사는住 곳’이 아닌 ‘사는買 것’으로 인식한다. 자기가 살 집을 짓는 사람들 역시 다르지 않다. 집짓기 현장에서 만나본 건축주들도 경제적 잣대로 자신의 삶과 집을 정의한다.
집을 짓겠다고 건축사 사무소를 찾아오는 사람의 대부분은 건축주가 아닌 시공자다…시공하기 편한 구조의 집이 곧 설계가 잘된 집이라 평할 뿐이다. 건축주와 건축가의 만남 없이 이루어지는 집짓기는 설계 과정이 철저히 생략될 수밖에 없으며, 그 결과 건축가는 인허가나 대행해주는 사람으로 전락하고 만다.
집은 삶을 담는 그릇
건축주인 내가 우리 집을 제대로 짓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안다면 집짓기는 더욱 행복해질 것이다.
집을 짓는다는 것은 일생일대의 큰 사건이다. 집짓기를 꿈꾸는 사람은 많지만, 막상 집을 짓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만큼 귀한 일이다. 집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가족의 우주이다. 가족만의 세상을 만드는 매 순간이 소중한 시간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건축주, 건축가, 시공자 모두에게 행복한 집짓기가 시작되길 바란다.
##머릿속에 집짓기
step 1 현재를 파악하라
현재의 삶이 미래로 이어진다. 집에 저장된 우리 가족의 좋은 기억, 좋아하는 느낌, 행복했던 일들을 함께 이야기해보자.
“집을 왜 지으세요?”
가족 안내도 그리기
가족 안내도를 그려보는 것도 가족을 이해하는 좋은 방법이다…가족의 생활 방식에 따라 집의 구조와 내용이 달라진다. 다른 집과 우리 집을 비교할 필요가 없는 이유이다.
가족회의 하기
일상 되돌아보기
가족이 진정 원하는 집을 찾기 위해 일상을 되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살던 집을 둘러보자
집의 장단점 분석하기/물품리스트 정리하기
STEP 2 미래를 그려라
집은 짓는 매 순간마다 진심을 담아야 한다. 집을 소유하려는 갈망을 버리고 자신의 삶과 집이 하나가 되도록 노력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 것인지, 삶의 본질을 고민해야 한다.
멀리 내다보며 집을 그리자
가까운 미래를 대비하는 공간 배치
집을 짓는 목적 파악하기. 집을 짓는 목적을 정확하게 알아야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집은 삶을 담는 그릇이다. 건축가에게 본모습을 보여주며 그릇을 만들라고 해야 한다.
집짓기는 가족이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려고 하는 일이다.
집을 짓는 목적 표현하기
집은 삶이 싹트는 최초의 공간이다. 삶이 집이며 집만 보아도 건축주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가 있다.
건축가가 설계를 한다는 것은 건축주의 삶을 건축가의 언어로 재해석하는 일이다. 만약 삶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면, 건축주의 철학은 빠진 건축가의 철학만 담긴 집에서 살아가게 된다.
프로젝트 이름. ‘장&김의 에코한옥’…프로젝트 이름만 봐도 집주인의 삶이 그려진다…건축주가 스스로 집짓기의 프로젝트 이름을 정하는 것은 건축주의 생각을 손쉽게 드러내는 간단한 방법이다.
집의 이름, 당호
건축가와 소통하기. 집 설계를 위해서는 최소 3 개월 이상 건축가와 소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시간을 통해 건축주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건축가는 설계에 필요한 재료인 건축주의 삶을 듣는다.
살고 싶은 집을 현실에서 만나자
건축 구조 이해하기.
단열이 뛰어난 목조 주택. 목조의 특성상 가볍고 가공이 용이해 시공하기 편리하다.
한옥만큼 감성을 자극하는 집은 없다.
집은 마음이 머무는 곳이다. 일상에서 매일 대하는 공간이 우리의 유교 문화를 새기고 있다면 이는 자연스럽게 생활에 묻어날 것이다.
이제는 흔하지 않는 조적조 주택.
지속 가능한 집짓기, 흙집. 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
현대건축의 자유로움, 철근 콘크리트 주택
어울리는 집을 찾자.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좋은 집을 보아도 감동을 못 느낀다면 집을 짓는 일을 잠시 미뤄두는 것이 좋다. 마음이 원하는 것도 아닌데 상황에 밀려 급하게 집을 지으면 남과 다를 바 없는 집을 갖게 된다. 많은 돈과 시간을 들려 후회할 일을 할 필요가 없다. 때를 기다리자.
머릿속 집을 직접 그려보자
각 공간에 대해 이야기하자.
공간의 이름을 보면 그곳에서 생활했던 사람들이 어떤 삶을 지향했는지 알 수 있다.
김득신의 ‘억만재’? 좋아했던 백이전을 일억만 삼천 번 읽은 뒤에 자신의 서재를 억만재라 이름 지으며 기념했다. 책을 일만 번 이상 책을 읽지 않으면 멈추지 않는다는 뜻이다.
집을 보면 그 사람됨을 짐작할 수 있다. 그곳에 맞는 이름을 지어보자.
원하는 대로 공간을 배치하자
동그라미(공간)와 선(동선)을 이용하여 가족의 일상을 표현한 다이아그램? 가족을 생각하며 동그라미와 선을 그리다보면 크고 작은 공간들이 발생한다. 이들은 필요에 의해 서로 묶이기도 하고 나뉘기도 한다. 층을 달리할 수도 있다. 종이 위에서 여러 동그라미와 선이 교차되면 폄면이 되고 단면이 된다. 이렇게 모인 공간과 동선이 집이 되는 것이다.
머릿속 공간을 실현해줄 재료를 찾자
가족과 세상을 잇는 탯줄, 현관을 그리자. 현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책 읽는 거실. 가운데 큰 책상을 두어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족끼리 토론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가족도서관이 되는 것이다.
##종이 위에 집짓기
step1 건축의 흐름을 파악하라
설계는 나와 가족의 삶이 건축가의 언어로 해석되는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건축주와 건축가의 소통은 설계 작업에서 가장 중요하다.
함께 집을 만드는 사람들.
집은 돈만으로 지어지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으로 지어진다.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집짓기는 10년을 내다보는 일이 되기도, 10년은 늙는 일이 되기도 한다. 집짓기의 핵심은 사람이다.
가장 중요한 일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고, 가장 중요한 선택은 사람을 선택하는 일이다. 건축가, 시공자, 감리자가 바로 그 사람들이다.
설계가 중요한 이유. 건축주의 마음을 눈에 보이는 실체로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설계이다. 설계를 제대로 하는 일은 행복한 집짓기를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하지만 아쉽게도 많은 건축주가 설계의 중요성을 간과한 채 시공사를 먼저 찾아가 집짓기를 의논한다. 마치 연주자를 찾아가 작곡을 해달라는 것과 같다.
내게 맞는 건축가는? 같은 지역일수록 좋다/사람의 삶에 관심이 많아야 한다/자신의 일을 사랑해야 한다/작가주의적 태도를 보이지 않아야 한다
설계 업무에 따라 계약하라. 기획 업무/설계도서 작성 업무/사후 설계 관리 업무/그 밖의 도서 작성 업무
계획설계/중간설계/실시설계
step2 건축가와 함께 집을 그려보자
집은 설계도서대로 지어지는 것이 최선이다
설계도서 이해하기.
도면에 사용하는 창호 기호/재료 표시 기호/ 도면에서 사용되는 약어
##대지 위에 집짓기
어쩌면 건축주가 해야 할 일은 건축가, 시공자, 감리자를 잘 선택하는 것, 단 한가지다.
#건축의 완성
시공은 건축 전공자에게 의뢰하라
시공시 꼼꼼한 건축주가 돼라
#시공 일지
집은 건축주가 아는 만큼 지어진다
단열에 유리한 목구조 선택. 외단열 시스템 적용. 지열까지 더해 겨울철에도 난방비 걱정이 없다.
지하150 미터 땅속 온도는 연준 12~15도로 일정. 지열 냉난방 시스템은 이 지하 열을 이용하는 방식.
#누에의 고치 짓기, 우리의 집짓기
누에..창자가 아리는 아픔을 참으며 하얀 명주실을 뽑아 고치를 짓고 스스로를 가둔다…반면 사람의 집짓기는 어떠한가. 똑같은 틀로 공산품을 찍어내듯 만들이에만 급급하다. 아파트는 입주자 공고가 나기 전부터 집을 사기 위해 줄을 선다.
집짓기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 집을 보면 사람이 보인다. 집을 대하는 자세에서 자신과 가족, 사회를 넘어 삶에 대한 가치관을 읽을 수 있다. 그러므로 집을 짓기 전에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어떻게 살 것인지를 정립하는 것이다.
평생 무소유를 실천했던 법정 스님은 한 평 반쯤 되는 흙방에 방석 한 장을 깔고 앉아 있으니 거치적거리는 게 없어 좋다며 잔잔한 삶의 여백을 음미했다. 전기도 설치하면 같이 오는 가전제품이 많으니 전화, 수도마저 설치하지 않아도 좋다고 했다. 여기에 소란스러울 것을 우려해 집의 찻잔은 세 개가 넘지 않길 당부하기도 했다. 처음 세속의 집을 등지고 출가할 때의 첫 마음을 잊지 않고 두 칸 흙집이 질박하고 단순한 수행자의 모습이길 바란 것이다.
집을 짓기 위해서는 매순간을 진심으로 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지향하는 바를 집에 담아낼 수 없다. 그러기 위해 건축주는 왜 이 집을 짓는지, 삶의 본질은 무엇인지, 또 이 집을 통해 이루고 싶은 바는 무엇인지 가족과 차근차근 이야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