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으로 물든 가을들판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풍요롭다.
일손이 한참 부족한 가을수확철인지라, 벼타작 작업을 거들어 달라는 윗동네 친구의 부탁을 쉽게 거절할 수가 없다.
아침 이슬이 마르고 나서야 시작된 벼 수확. 콤바인 소리에 놀란 고라니가 논 한복판에서 뛰쳐나온다. 황금들판은 고라니들의 보금자리이기도 하나보다?!
너른 들판이 콤바인이 지나가니 벼타작도 순식간이다. 사람 손으로는 어림없는 일이다.
순식간에 커다란 나락 푸대가 가득 채워진다.
청화산, 속리산 정기를 듬뿍 받고 자라났을 벼이삭들마다 ‘나락 한 알 속 우주’를 주렁주렁 달고 있으니 커다란 나락 푸대마다 우주가 한가득이다.
덕분에 한나절 잠시 우주 구경을 맘껏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