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몇 점 없는 맑은 가을 하늘을 보며 오후 잠시 다녀온 견훤산성 산행산책길.
큼지막한 소 한마리가 누워있는 모양새가 한눈에 들어온다.
어김없이 우복동 전설이 눈앞에 펼쳐진다.
청화산, 도장산, 속리산으로 둘러싸인 첩첩산중의 우복고을.
이중환이 택리지에서 사람의 살 만한 곳의 조건으로 지리, 생리, 인심, 산수 모두 잘 갖춘 천하의 복지(福地)라 이야기한 곳이 바로 우복동이라,
빼어난 산수가 온사방으로 병풍처럼 펼쳐진다.
“세상은 변한다.”
산수보다 인심의 변화가 더 빠른 시대이다보니, 천하 복지 우복동에도 많은 변화가 왔나보다.
“화북도 이젠 경쟁이다!”
갑작스레 만들어진 고향 친구들과의 저녁 식사자리에서 고향 선배님의 시골살이 경험담과 조언 속에서 나온 한마디가 쉽사리 귓가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오미자, 포도, 아로니아 수확으로 바쁜 가을철. 모두 다 오미자 팔고 포도 팔고 아로니아 팔아 돈 벌어야 하니 협동보다 경쟁이 더 앞서는 세상이 되어버린 건 아닌지…제 값 받고 팔아야 비로소 땀흘린 수고가 돌아오니 농사보다 장사가 더 중한 일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사람 살아가는 조건 중에 제일 중요한 것은 산수보다 인심일텐데, ‘곳간에서 인심난다’란 말도 있지만, 인심이 넘쳐나는 천하 복지 우복동을 위해서라도 ‘동학의 가르침‘을 되살리고 함께 실천해 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