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아침의 오랜만의 해의 등교길과 함께 하는 동네한바퀴 산책길.
꼬마꿀벌의 나팔꽃비행도 잠시 구경을 하고
바로 옆, 아랫동네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이른 아침에다 빈집도 여러 집이어서인지 동네가 조용하기만 하다.
오래된 작은창고와 정자가 고즈넉한 아침의 운치를 더한다.
가을햇살 속에서 한창 익어가며 고개를 숙이기 시작한 벼이삭들.
속리산을 든든한 뒷배경으로 하고 있는 아름다운 작은학교.
작은 것이 아름다운 아침 동네한바퀴 산책길 속에서 눈에 들어오는 불편한 동네풍경들.
시골집 바로옆에 들어서는 ‘곶감공장’과 마을 한복판에 들어서 있는 커다란 ‘유기농영농법인’의 공장과 저온 창고.
이곳저곳 가리지 않고 농업 보조금으로 세워지고 있는 공장과 저온창고들을 볼 때마다
Small is Beautiful, Big is Subsidised.
『허울뿐인 세계화』의 원제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소농은 혁명이다? 농촌의 미래는 공장과 창고로 돈버는 영농법인이 아니라 땅을 살리고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농부님들의 작은 땀방울에 있지 않을까 싶다.
작은 풀꽃의 지혜가 더욱 소중히 다가오는 아침풍경들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