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라도 모를 마을회관 송사 간접 증거 자료 수집을 위해 다시 찾은 산제당 골짜기.
장화 신고 물길에서 제대로 산길을 찾아 오르니 사람 발자국 대신 멧돼지 발자국들만 듬성듬성, 조금 더 오르니 작은 건물이 보인다.
제사당 안쪽이 궁금해 문을 열어보지만,
뭔가 그럴싸한(?) 것들이 좀 있을까 싶었는데, 간단한 제기들만 있고 텅비어 있어 조금은 허탈하다.
잠시 산제당 사진을 담고 다시 내려오는 길.
산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니 점점 산으로 길이 올라간다.
혹시 송이버섯 구경이라도 할라나 싶어 잠시 두리번 두리번해보지만, 송이 대신 참당귀밭이 눈에 들어온다.
산길을 따라 나와보니 골짜기 입구가 아니라 동네 절집 뒤편 무덤이 나오고.
바로 앞 고추밭에서는 동네 어르신 혼자 농약을 치고 계시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잠시 줄이라도 당겨드려 본다. 어르신 혼자 3천평 넘는 농사를 지으시는 걸 보면 참 대단할 뿐이다.
오불여노농! 나는 늙은 농부에 미치지 못하네! 감탄과 탄식이 절로 난다.
동네 한 가운데 집에선 어머님들께서 참깨 수확 작업 마무리하고 계시고, 젊은 사람이 없으니 동네 농사일은 모두 나이 드신 어머님들 몫이다. 그나마 몇 분 되시지 않으니 앞으로 동네 농사일은 누가 할지….
땅이 있어도 농사 지을 사람이 줄어들고, 사람이 살아야 땅도 사는데 사람은 줄어들고 빈 창고와 공장들만 늘어나는 것 같다.
사람들 이야기 소리, 아이들 노는 소리로 시끌벅적 북적대던 어릴 적 추억 속 동네풍경이 그리워지는 오후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