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부는 아침, 서늘한 아침공기에 벌써 가을이 시작된 듯 싶다.
아이들 눈은 돌 보기를 황금처럼 하니 동네 개울가는 보물 천지이다.
어제 물놀이에서 모아온 보물들은 어른 눈으로 보면 쓰레기나 다름없는 깨진 사기 조각들까지 있다.
언니누나는 방과후 수업중. 텅빈 운동장에서 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모래장난을 즐기는 꼬마 손님들에겐 때약볕도 끄떡이 없는지 그늘도 필요없다.
수업 끝나고 우르르 몰려온 처음 보는 언니 누나 형들과도 꺼리김 없다.
늦은 점심 먹고 찾은 오송폭포에서 또 한바탕 시원한 더위사냥을 즐기고.
다시 찾은 동네 개울가엔 온동네 꼬마손님들이 다 모여든다.
너나할 것 없이 낯선이들도 금새 다같이 하나가 되어 노는 아이들.
동심의 세계야말로 모든 사람이 똑같이 어울려 살 수 있는 대동세상이 아닐까 싶다.
나이 먹으며 잃어버린 동심을 되찾는 것이야말로 모두가 꿈꾸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비결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황금 보기를 돌 같이 보는 게 아니라 돌 보기를 황금처럼 보는 눈을 가지면 온 세상이 보물천지일테니…
오늘도 꼬마 손님들과 온동네 아이들에게는 천국같은 하루가 아닐 수 없을 듯 싶다.
늦은 저녁 동네한바퀴 산책으로 시작하는 여름밤을 지새울 생각에 아이들의 긴 하루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