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아니라 겨울이 성큼 다가온 듯 느껴지는 갑자기 쌀쌀해진 여름아침,
하늘 풍경도 어제부터 완연히 달라져
천고마비의 하늘로 변해버린 듯.
그 많았던 아침안개와 구름들은 모두 사라지고 가을이 시작되었나보다.
상추나무가 되어버린 마당밭 봄상추.
때 아닌 새순(?)을 틔우고 있는 ‘철없는’ 두릅나무.
꽃모양만 보면 구분이 안 가는, 이름만 달맞이인 ‘해맞이’인 황금달맞이꽃과
달님을 좋아하는 ‘진짜’ 달맞이꽃.
다시 한번 더 제대로 시들어야 할 작약의 씨앗꽃.
주렁주렁 씨앗주머니가 한가득이지만
여전히 부지런히 새꽃을 피워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층층)잔대.
욕심의 반대말은 만족이라는데,
열심히 쉬지 않고 꽃 피우고 씨앗을 만들어내는 풀꽃들을 보면, 만족을 모르는 욕심꾸러기들인지 현재에 만족하며 늘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모르면 잡초이지만 알면 맛있고 건강한 쌈채소인 씀바귀.
알아야 제대로 보이는 풀꽃 세상이다. 잡초라 불리는 건 단지 그 이름과 쓰임을 모른다는 사람들의 어설픈 변명일지도 모르겠다.
무위자연, ‘못난이’ 오이에 속에도 변함없이 부지런한 자연의 모습은 똑같이 들어있다.
가을날씨가 넘치는 여름아침과 함께 오늘도 욕심내지 말고 만족하고 감사하는 하루를 시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