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가면 고생이다? 주말나들이 후 돌아온 시골집. 역시 집이 좋다.
금요일 밤 떠나 일요일밤 늦게 돌아온 시골집 아침풍경을 다시 보니 맘이 절로 편해진다.
솔과 해의 전시회 ‘득템’을 위한 전시회 나들이였지만
아빠에겐 금요일 야간 운전을 시작으로, 토요일 아침엔 광화문으로, 일요일 이른 아침엔 폭우를 뚫고 at센터로 다시 밤엔 시골집으로 돌아오는 장거리 운전기사 노릇에 몸이 노곤노곤.
솔이의 ‘엉뚱한’ 그림 한 장이 계기가 되어 광화문으로 다시 이어진 서울나들이로 몸이 좀 피곤해질듯.
소유, 계획, 판단 없음의 ‘3무의 지혜’를 되새겨보게 하는 주말이 후딱 지나간다.
‘계획하지 않았더니 지금 행복해졌다’
어쩌면 무계획이 최선의 계획일지도. 학교행사, 마을행사, 아이들행사로 바쁜 한 주가 지나갔지만, 왠지 또다른 바쁜 한 주가 될 듯한 이 느낌? 계획보다 오늘에 충실한 삶으로 한 주를 시작해야겠다 싶더니.
오후 빗줄기가 굵어지며 걸러 온 전화 한 통에 오랜 친구를 만나러 잠시 바깥으로 나가본다.
잠시 출장으로 일보러왔다는 고등학교동창 덕에 구경한 국립식량과학원 상주출장소.
육묘연구가 주업무라는데, 자료를 보니 아주 오랫동안 벼만 연구해왔다고…기록물을 보니 대단하다. 역시 작은 기록들이 오래모이면 큰 역사가 만들어지는 것임을 눈으로 확인 시켜준다.
식량자급! 먹거리가 흔해진 요즘 더욱 중요한 현실적인 숙제이지만 피부로 잘 와닿지 않는 삶의 주제이기도 하다.
잠시 만나 공무 수행중인 농업전문가인 오랜 친구에게 농사이야기도 잠시 귀담아 들어본다. 가만히 들어보니 농사만이 아니라 이것저것 농업과 사회경제 전반에 관해 두루두루 모르는 것 빼고 다 하는 다방면의 ‘현장’ 전문가라 귀담아 들을 게 참 많다.
그리고 빼놓지 않고 하는 한마디?
“넌 농사 지으면 안된다!”
농사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농사 말고 네가 잘 할 수 있는 것 해봐라,…농사일은 감히 엄두도 못내고 있는 ‘무늬만 촌놈’에겐 역시 ‘반농반X’의 작은 삶을 그려보는 게 제격일 듯 싶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비갠후 풍경은 언제나 그렇듯 멋진 산수화가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