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본다!
세상을 바로 본다는 건 참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어쩌면 죽을 때까지도 바로 보지 못할지도.
바로 보려면, 자세히 오래 보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자세히 오래 보면 보이고, 사랑하게 된다는 ‘풀꽃 시인‘의 혜안을 갖는다는 건 말처럼 쉬운 게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어제 동네한바퀴 아침 산책길에서 만난 채송화꽃들도
과꽃도 요즘은 좀처럼 쉽게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어쩌면 천천히 자세히 살펴보지 않고 바삐 지나가니 잘 보이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맑은 시냇물처럼 속이 훤히 비치더라도 천천히 보아야 물 속의 송사리도 제대로 보이는 법.
오늘도 아침일찍 마당밭을 찬찬히 둘러보시는 어머니 눈에는 밤새 고라니가 와서 갉아멋은 콩잎이 먼저 보이시나보다.
역시 농사의 기본은 천천히 자세히 오래 보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침밥은 옥수수? 어제 고향 친구에게 선물받은 귀한 옥수수.
어머니는 애써 농사지은 걸 이렇게나 많이 받아와도 돼냐며 노파심이 앞서시나 보다. 농사꾼 마음은 농사꾼이 아는 법. 제대로 농사꾼의 마음을 알려면 농사를 제대로 배워야겠다.
아침안개가 더욱 짙어진 아침 풍경. 오늘은 문장대는 커녕 바로 앞의 견훤산성마저 보이지 않는 걸 보니, 한낮의 불볕더위가 일찌감치 보이기 시작한다.
불볕더위에 아랑곳없이 열심히 꽃을 피우고 있는 원추리와
여기저기 꽃들이 막 피어나기 시작한 달맞이까지
그래도 아침꽃 구경이 마음의 여유를 더해주는 시원한 아침은 변함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