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인간. 차이자위안. p354
책과 독서에 관한 25가지 이야기
책은 영혼이 있는 사물이다. 모양이 있고, 색깔이 있고, 냄새가 있고, 체온이 있다. 또 친구가 있고, 애인이 있고, 집이 있고, 여정이 있다. 그리고 사상이 있고, 감정이 있고, 운명이 있고, 꿈이 있다. 책은 시시각각 진정한 애서가와 만나 의기투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작은 책은 일종의 실험이다…이것은 한 진실한 독서인이 깊은 사랑으로 세운 무지개다리다. 여러분이 이 다리를 건너 녹음방초가 우거진 곳으로 들어가면 끝도 없이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을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옛사람들은 항상 “문자가 쓰인 종이를 공경하고 아껴라”라고 이야기했다. 이 작은 책에서는 이렇게 말하겠다. “모든 책을 소중한 보물로 생각하라!”
책은 영혼을 가진 사물이다. 책은 저자의 정신세계가 사물로 드러난 것인 동시에 독자가 스스로를 비춰보는 거울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사람과 책의 관계는 차디찬 물질적 관계가 아니라 열기로 가득한 정신적 관계다. 어떤 사람은 책을 친구에 비기고, 어떤 사람은 연인에 비기며, 또 어떤 사람은 스승에 비긴다. 책에 미쳐 책벌레가 된 사람은 더더욱 책을 모든 것 위에다 위치시킨다.
책은 애인보다 충성스럽고, 친구보다 재미있으며, 술·담배·복권보다 심오하고, 종교보다 장난스럽고, 굿판보다 엄숙하다. 책은 우리를 인간 세상에서 떠나지 못하게 하면서, 앉은 자리에서 천당과 지옥을 맛보게 한다.
##책의 향기
#책의 아름다움_책도 예술품처럼 감상할 수 있다
#책의 냄새_한 줄기 책 향기가 온갖 향기를 압도한다
#장서인_붉은 인장 한 점 한 점에 마음을 찍는다
#장서표_종이 위의 보석, 책 위의 나비
#책벌레_평생 한 마리 책벌레로 살고 싶다
##책의 거처
#서가_한 사람을 이해하려면 그의 서가를 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사람의 깊이 있게 알 수 없다. 서가와 책은 독서인과 어우러져 완전하고 사적인 독서 공간을 구성하기에 한 사람의 내면생활을 남김없이 드러내줄 수 있다.
“서가는 그 주인을 비추는 거울이다”
#서재_책 향기 짙은 정신의 영토
서재는 밝고 깨끗해야 하지만 너무 넓어서는 안 된다. 밝고 깨끗하면 사람의 마음도 편안하고 화창해지고 정신도 상쾌해진다. 그러나 너무 넓으면 사람의 시각을 분산시킬 수 있다.
이곳은 누추한 서재이지만 오직 나의 덕만이 향기롭다.
나는 여기 내 왕국 안에 있다. 나는 이곳에서 절대군주가 되고자 한다. 이 한 구석을 모든 사회, 부부, 자녀, 시민 관계로부터 격리시키고자 한다.
오늘날 중국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아직 서재가 없다. 다시 범위를 더 축소해보면 중국 독서인 중에서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아직 서재가 없을 것이다. 내가 말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서재다…만약 서재 안에서 그저 무심하게 책만 읽고 글을 쓴다면 자신의 서재에 결코 진정한 생명을 불어넣을 수 없다.
무익한 사회를 피해서 책을 네 동반자로 삼고 책장과 서가를 네 즐거운 꽃밭으로 삼아라. 손으로 책의 열매를따고 장미 향료를 채집하라…
#서점_현자들은 이곳에서 낚시를 한다
“나의 꿈은 어느 작은 시골 마을에 서점을 여는 것이다.”-『서점』
#도서관_천국은 도서관과 같은 곳일 것이다
“도서관은 유령이 가득한 장소다”-호르헤 보르헤스
“도서관은 죽은 자들로 가득한 마법의 동굴이다. 우리가 그들이 잠들어 있는 책장을 펼치면, 죽은 자들은 되살아나 우리 삶속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된다.”-에머슨
고대 이집트 람세스2세는 도서관을 건립하고 그 입구에 “영혼을 구제하는 곳”이라는 석비를 세웠다
애서가들은 두 눈이 모두 먼 보르헤스가 「하늘에서 내려준 시」에서 묘사한 다음 구절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난 늘 상상해왔다,
천국은 도서관 같은 곳일 거라고.
##책과의 인연
#서치_책에 우아하게 미치다
(간서치?책만 보는 바보. 이덕무 이야기)
#서적상_책과 사람의 사랑을 이어주다
리처드 부스, 헌책방 마을 헤이온와이
#독서_지극하도다, 천하의 즐거움이여!
#책 빌리기_책을 빌려주는 것도 바보, 돌려주는 것도 바보
#금서_눈 오는 밤 문을 닫고 금서를 읽는다
##책을 둘러싼 풍경
#책과 영화_풍랑을 피해 정박한 백일몽 속 항구
#책과 여인_책 속에 옥 같은 여인이 있다
#책과 커피_사색과 관조의 동반자
“나는 집에 있지 않으면 커피숍에 있고, 커피숍에 있지 않으면 커피숍으로 가는 길에 있다”-19세기 오스트리아 시인이자 수필자인 페테 알텐베르크의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책과 치료_이 들이 내 병을 치료했다
“세상의 모든 것은 한 권의 아름다운 책에 도달하기 위해 존재한다.”-스테판 말라르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