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비그친 틈을 타 나가본 바깥 풍경. 동네개울 도랑물이 다시 좀 불었다.
동네한바퀴 대신 어릴적 물놀이터인 양수바지쪽으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개망초들이 활짝 핀 하얀꽃들이 눈을 밝혀준다.
무당벌레 애벌레는 개망초 꽃우산으로 폭우를 피해 있었나 보다.
어릴 적 물놀이터가 갈대밭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진지 오래, 여기도 동네 개울가처럼 갈대 제거작업을 한 번 해주며 옛모습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런지.
‘나락 한 알 속 우주’를 기르고 있는 귀한 논에선 벼들이 동네산들의 정기를 받고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비온뒤의 시원함이 온동네 가득하다.
억센 빗줄기에 축져진 무궁화꽃,
비를 맞고도 멀쩡한 접시꽃,
꽃을 피우려다 비 때문에 잠시 기다리고 있는 듯한 노랑코스모스,
비를 맞고 꽃망우리가 찌그러진 마당밭 백도라지꽃,
모두 함께 잠시 비온뒤의 시원함을 즐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