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밭까지 들어선 고라니 흔적들. 산짐승들이 집안까지 들이닥친다.
콩잎도 따먹고,
고구마잎도 따먹고,
지천으로 풀인데 왜 농작물을 먹는 것인지라며 하소연하시는 어머니.
오늘은 울타리 없는 담장을 노루망으로 둘러싸야겠다.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 시작과 함께 마당밭과 집안 곳곳에 피어난 꽃구경을 시작한다.
이름을 고스란히 꽃으로 보여주는 층층잔대. 바람불면 딸랑딸랑 맑은 아침 종소리라도 울릴 것 같다.
달개비와 꽃모양만 비슷한 자주달개비.
꽃침대가 된 비비추?
자세히 살펴보니 꽃에 매달려 단잠을 자고 있는 녀석이 생김새는 벌을 닮았는데 가출한 벌은 아닌듯 싶다. 이름이 궁금해진다.
해뜨면 꽃을 활짝 펼치려는지 꼭 오므리고 있는 원추리꽃. 꽃들도 꽃잠을 자나보다.
여기서도 자세히 보니 풍뎅이가 ‘꽃잠’을 자고 있다.
분꽃들도 활짝 피어날 준비를 하고
백도라지꽃도 피어있고
절로 자란 메일꽃도 피어있고
꽃대를 활짝 펼쳐 피어나는 방풍초도 피어있고
아침 꽃구경과 함께 꽃잠에서 깨어난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