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비가 오락가락, 큰 딸 중학교는 차로,
둘째 초등학교는 비가 그친 뒤라 걸어서 등교길을 배웅해주고 아랫동네로 짧은 아침산책길을 나선다.
일년내내 현수막이 떨어지는 않는 학교 담벼락, 아예 현수막 걸이라도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어릴 적 모습 그대로 오랜 세월을 이겨내고 있는 정겨운 옛 집, 언제고 그대로였으면.
역시나 동네 도랑물도 많이 불어났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새 집도 들어서고,
골짜기 입구를 막고 들어선 집까지
동네 골짜기는 그대로인데 동네는 참 많이 변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실제로 변하는 건 강산이 아니라 사람사는 모양새가 아닌가 싶다.
갑자기 쏟아지는 굵은 빗줄기에 꼼짝달싹 못하고 비를 피해 찾은 제사당 입구에서 실컷 비구경도 해본다.
다시 가늘어진 빗줄기를 틈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온동네 산들은 안개 구름 가득, 운치 넘치는 풍경들로 온사방이 가득하다.
비오는 날도 블루베리 수확으로 바쁜 농부님들을 위해서라도 이제 빗님은 쉬엄쉬엄 오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