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아침 아이들에겐 ‘시골쥐와 도시쥐’ 이야기도 있지만, 어른들에게도 시골비와 도시비는 다르기는 마찬가지일 듯 싶다. 도시인에게 비오는 날이면 발걸음만 성가시지만, 시골 농부님들에겐 달력의 휴일이 아니라 비오는 날이 달콤한 휴일이니.
오늘도 마당밭 도라지꽃은 ‘일신우일신’. 어제의 속꽃봉우리 속 꽃술(암술?)마저 활짝 피웠다.
마당밭 여기저기 막 피어나기 시작한 도라지꽃들.
자세히 오래 보면 사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
햇님이 떠오를 자리는 구름이 차지했지만, 아침 햇빛의 흔적이 희미하게나마 구름 사이로 보인다.
청경우독. “책은 영혼을 가진 사물이다”, “책은 멀리서 찾아온 벗이다”란 말과 잘 어울리는 글귀를 잠시 음미해본다.
하지만 비오는 날도 일은 계속? 고모님 블루베리 농장에 일손 거들러 가시는 어머니 모셔다 드리고 오는 길. 콩밭에 빠진 자리 콩 심으신다고 비오는 아침에 벌써 나오신 친구 어머님. 정작 휴일이 필요한 어머니들도 빨리 일 마치시고 쉬시길 바랄 수밖에.
아침비가 오락가락 가랑비로, 많은 일손을 빌려 포도봉지를 씌우는 윗동네 친구에게 때맞추어 쉬어가는 비님이 고마운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