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봄햇살로 화창한 오후. 점심 먹고 잠시 동네한바퀴 산책을 나서본다.
큰개불알풀꽃으로도 많이 불리는 봄의 전령사인 큰봄까치꽃.
작은 새싹이라 아직은 이름이 잘 보이지 않는 갈퀴덩굴.
자세히 보면 잎모양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애기똥풀 새싹들.
벌써부터 모양새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산괴불주머니.
이름을 알면 그 모습이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풀꽃들이 부지런히 봄맞이 준비를 하고 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 그는 나에게로 와서 / 꽃이 되었다
봄맞이 준비로 바쁜 건 농부님들도 마찬가지. 벌써 부지런한 농부님은 거름에 가지치기까지 마무리. 새순을 기다리는 포도나무들.
하지만 요즘 농부님들은 농사짓기 전부터 벌써 팔 걱정이 앞서니, 가을 수확(収穫)의 ‘기대’보다 가을 수입(收入,income)에 대한 ‘걱정’이 먼저다.
한창 고수익 작물로 주가를 올리던 ‘환금작물’ 오미자밭들이 ‘과잉생산’으로 이젠 애물단지가 되어버리니
여기저기 농부님들의 마음과 함께 잘려나간 오미자 가지들이 흔한 풍경이다.
올 한해 농사일 걱정이 벌써 한가득이지만,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농사를 시작하는 농부님들의 발길도 시나브로 봄들판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