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교육공동체란 무엇인가? 탄생, 뿌리 그리고 나침판. 서용선·김아영·김용련·서우철·안선영·이경석·임경수·최갑규·최탁·홍섭근·홍인기. p347
새로운 세상을 여는 마을교육공동체 만들기
#왜 마을교육공동체가 필요한가?
-모두의 아이들을 위해 필요하다
-학교다워지기 위해 필요하다.
학교는 태생적으로 학부모의 권한 위임으로 발생한 조직이다.
따라서 학교가 학부모나 지역과의 소통을 줄여가는 것은 학교의 근본적인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다.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의 권리는 천부적인 것이다. 계몽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자녀교육의 권리를 부모가 국가에 위임하고, 국가는 위임받은 권한을 가지고 학교를 설립하여 자녀교육을 대신해왔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경우 압축된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국가에서 실시되는 교육은 일종의 특혜로 여겨졌다. 때문에 부모가 권한을 위임하는 과정이 생략되었고 부모의 학교선택권과 교육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동의가 무시되었다.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삶과 배움이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학교는 남들보다 많은 지식과 정보를 소유하여 다른 사람과의 지식 경쟁에서 이기는 일을 당연히 여기고 기존 질서에 순응하는 인간을 길러낸다. 배움이란 것이 내가 속한 사회의 문제점을 개선하지 못하고 오히려 문제를 심화시키기만 한다면 그 사회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풍성한 삶을 위해 필요하다
‘마을교육공동체’는 ‘마을’이 있어야 하고 마을이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도시 생활은 마을을 만들어가기에 어려움이 많다. 도시에서는 서로 다른 직업과 맞벌이 등으로 생활의 공유나 공감대 형성이 어렵다. 그러다 보니 도시에서는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도 옆집 혹은 아래, 윗집에 누가 사는지 잘 알지 못한다. 이것은 개인의 생활을 보장하는 편리함이 있지만, 서로가 서로를 소회시키면서 사회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대상도 남의 일처럼 여기게 되기 쉽다.
이러한 도시생활에서 마을공동체를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접점이 바로 ‘교육’이 아닐까. 특히 자녀교육에 대한 열의가 매우 높은 한국 사횡에서 교육은 생경한 이웃 주민을 하나로 묶는 좋은 매개가 된다.
마을교육공동체는 자녀교육뿐만 아니라 학부모의 삶도 풍요로워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웃과의 소통은 자연스럽게 삶의 풍요를 가져온다. 서로가 가진 음식을 조금씩 나누기만 해도 식탁이 훨씬 풍요로워지는 것처럼, 내 아이을 여럿이 모여 함께 돌보는 경험은 학부모의 교육적 경험과 안목을 훨씬 더 풍성하게 만들어갈 수 있다…대문은 나서는 순간 만나는 이웃들이 서로 반갑게 인사하며 따뜻한 대화가 오고가는 마을. 개인이나 가정이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성장과 자아실현의 기회를 통해 보다 행복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마을교육공동체의 탄생
마을만들기, 위기와 도전
새마을운동, 시멘트 무상 지원? 새마을운동은 주민 주도적 방식이 아닌 국가 주도의 행정에 의한 하향식 운동이었고, 시멘트가 상징하듯이 근대화라는 목표 속에서 생태적인 공동체적인 마을의 전통은 무시되었다.
한국 사회에 맞는 새로운 마을만들기운동…사회운동가들은 마을만들기 운동을 해왔지만 정작 마을은 해체되고 있다는 사실에 직면하였다. 마을이라는 특별한 공간은 도시의 경우 아파트라는 무의미한 공간으로 대체되고, 농촌은 인구의 감소로 낙후된 채 버려지고 있었다.
이러한 공간의 해체는 자신이 사는 마을의 이름을 잊은 채 무심히 행정구역상의 명칭으로만 부르거나 심지어 아파트 건설사 브랜드로 부르는 등 정서적인 해체를 가져왔다.
마을의 공간적, 정서적 해체는 마을에서 이어졌던 인간적인 고리마저 단절시키고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러한 마을의 해체가 경제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도시거나 농천이거나 간에 마을 내부에 어느 정도 순환적인 경제가 형성되어 있었다…마을의 경제구조가 해체되고 소비 성향이 바뀌면서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던 소규모 사업은 다른 마을, 더 나아가 다른 지역과 경쟁해야 한다. 심지어 거대자본이 경영하는 대형 유통매장과도 경쟁해야 한다.
농촌에서 마을만들기운동. 화천 토고미마을, 양평 부래미마을, 남해 다랭이마을 등 소위 스타 마을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그런데 농촌마을만들기에 있어서 경제적 관점 중심의 정책 지원은 빠른 사업 추진을 요구하면서 기존의 마을공동체 정신을 훼손하기도 했다.
생태마을운동.
세계적으로 유명한 생태공동체 사례는 영국 북부의 모레이만에 있는 핀드혼 마을.
우리나라에 가장 잘 알려진 사례는 호주의 크리스탈 워터스 마을.
공동체적 배움과 실천을 통해 지역이나 마을을 하나의 생태적 공동체로 발전시키려면 학생들의 배움이 기초학력의 신장은 물론이고, 그 지역사회의 공동체적 가치와 문화, 민주적 시민의식 등에 관련한 역령을 키우는 종합적인 측면을 포함해야 한다…마을을 기반으로 하는 공동체 교육은 ‘마을을 통한 교육, 마을에 관한 교육, 마을을 위한 교육’이라는 세 가지 유형에 입각해 학교 안과 밖에서 실천될 수 있다.
의정부 꿈이룸학교
꿈이룸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는가? 청소년들이 배운 내용과 배우고 싶은 내용.
배움을 통해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게 될까? 학생들의 답변은 예사롭지 않았다.
교육에 관한 논의에서 시장, 경쟁, 게임의 논리가 주류를 이룬 것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이러한 공교육 문제의 가장 정점에 위치한 본질적인 문제는 무엇일까?
안타깝게도 ’10%을 위해 90%를 희생시키는 이기적인 교육’이 우리나라 교육의 현주소이다.
일반계 고동학교에서는 거의 모든 고등학생들이 명문 대학을 가는 학생들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공부’에 투자하고 있다…학부모, 학생, 학교까지 모두가 불나방이 되어버린 이 시대에 우리는 누구를 위한 교육을 하고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일방적인 공부로 혜택을 보는 학생들이 과연 얼마나 되는 것일까.
마을교육공동체가 필요한 이유는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의 교육 주체들이 서로 모였을 때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을공동체 교육이란 아이들이 마을을 통해서, 마을에 관해서, 그리고 마을을 위해서 하는 학습이다.
아이들은 마을 속에서 자신의 삶과 연관된 학습을 심화시킬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마을에서 같이 자라고 배우고 성장한 아이들을 다음 세대 구성원으로서 서로를 신뢰하고 협력할 수 있다.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신뢰, 연대, 지역성은 바로 그 사회의 사회적 자본이 된다. 그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듀이가 말한 공동체의 시작은 아래와 같이 ‘common’이라는 언어로부터이다.
‘공동(common)’, ‘공동체(community)’, ‘의사소통(communication)’과 같은 단어는 순전히 글자가 유사한 것 그 이상의 연관성을 갖는다. 사람들이 ‘공동체’에서 살아가는 것은 그들이 무엇인가를 ‘공동’으로 갖고 있기 때문이며, ‘의사소통’은 그 ‘공동’의 것을 가지게 되는 과정이다.(Dewey, 1916)
창발성의 원리. 건강한 숲은 그 안의 개별적인 개체(나무)들이 서로 의지하고 상호작용하여 환경에 적응하고 더 나아가 그 환경을 변화시키는 공진화(창발)를 끊임없이 이루어나간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유기적 생태계는 이러한 상생과 공진화가 기본적인 작동 원리이다. 창발이란 구성 인자들이 가지고 있는 개별적 속성과 능력의 총합을 넘어서 자기 초월적 능력을 발휘하는 유기체적 속성을 의미한다.
학교는 지역과 유기적인 관계를 가져야 합니다. 교육은 학부모와 교사와 학생의 공동체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학교는 공동체의 가치 기반인 더불어 사는 삶을 가르쳐야 합니다. 이런 것은 모두 교육의 기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풀무학교 홍순명,2006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