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일하고 더 행복하기. 후지무라 야스유키. p235
백 년 전 에디슨은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발명품을 만들어내느라 아주 바빴던 사람이다. 전화기, 축음기, 전등, 발전소, 전차, 축전지가 모두 그의 발명품이다. 그는 발명과 사업에 바빠서 자녀들과 별로 시간을 보내지 못했으며 그래서인지 아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반면 후지무라 선생은 전기를 가능한 적게 사용하는 제품을 만드느라 분주했다. 후지무라 선생이 천식을 앓는 아들을 위해 공기청정기를 만들고 이를 계기로 대기업 연구소 직장을 그만두고 ‘어린이들의 건강과 환경에 좋은 것’을 만드는 사업에 몰두하게 된다. 전력과 화학물질을 지나치게 사용하는 바람에 발생한 어린이들의 곤란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그는 전기사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한 발명품을 만들어왔던 것이다. 『플러그를 뽑으면 지구가 아름답다』는 책에서 그는 그간 우리가 얼마나 비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해왔는지를 일러주면서 ‘유쾌한 비전력 생활법’을 제시한다. 태양열 조리기, 달과 별빛을 활용한 냉장고, 청소기…등 그가 개발한 제품은 듣기만 해도 창의적이고 착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들이다.
에디슨은 1878년, 그의 나이 31세에 제너럴 일렉트릭 회사를 만들었고 80여 세까지 살면서 연구자적 탐구심이나 사회의식보다는 상업주의자라는 평을 들어온 편이다. 반면 후지무라 선생은 돈벌이와는 상관없이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발명을 하고 자신이 만든 제품을 적정 가격으로 제공해왔다. 몽골 유목민을 위한 냉장고가 그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일 것이다. 전기가 없어 냉자고를 사용할 수 없는 초원에서 주식인 양고기와 양젖을 3일만 지나면 버려야 한다는 사정을 알고 후지무라 선생은 전기 없이 달빛과 별빛만으로 작동하는 그 지역에 맞는 냉장고를 만들었다. 냉장고 가격을 양 두 마리 값이었는데, 유목민들이 흡족해 하는 비용에 맞추어서 만든 것이었다.
에디슨도 물론 인류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면서 발명에 몰두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시장을 믿었던 사람이고 인류가 유토피아를 지구상에 건설할 수 있다고 믿었을 것이다. 그 당시 사람들은 실은 거의 그러했으니까….후지무라 선생은 유토피아를 믿지는 않는다. 그냥 인류가 소박하게 지구상에서 하나의 종으로 계속 살아남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전력화 프로젝트’를 수행한 분이다.
인류에게 유토피아를 선물해 주리라 믿었던 근대 과학은 20세기 후반에 들어서서 엄청난 재앙의 원천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해 반성을 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의외로 적다. 나는 인류의 삶을 엄청나게 바꾸어낼 발명을 하면서도 그 발명품이 가져올 사회경제적 효과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과학기술자들을 보면 화가 난다. 더구나 그가 인격적 인간으로서의 통합성을 가지지 못할 때 더욱 화가 난다.
후지무라 선생은 이제 자신의 삶을 새롭게 구성해보라고 말하면서 한 달에 이틀 일하면 되는 ‘3만엔 비즈니스’를 해보라고 권한다. 월 이틀 일하는 ‘3만엔 비즈니스’를 세 가지 하면 한 달에 6일 일하고 9만엔을 벌게 된다. 그리고 24일은 휴일이다. 24일 동안 자기가 원하는 자활 활동을 하면서 지낼 수 있다.
여기저기에서 똑같은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대도시에서 몸과 마음이 지칠 때까지 ‘원하지도 않는 일’을 하며 살 수밖에 없는 사회 시스템, 비즈니스의 방식에 저는 반대합니다. 모두가 불행해지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많은 젊은이들이 제 생각에 동의하지만, 별 뾰족한 수가 없으니 도시에서 스트레스 가득한 ‘샐러리맨 생활’을 지속합니다. 해서 제 나름의 경험을 바탕으로 ‘3만엔 비즈니스’라는 새로운 개념의 비즈니스 방법론을 제시해봤습니다. 착한 일을 하면서 즐겁게 돈을 벌 수 있다면…빼앗는 게 아니라 나누어 갖는 비즈니스라면….
좋은 일을 하면서 즐겁게 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지혜’와 ‘친구’입니다.
‘착한 일밖에 하지 않아요.’
‘서로 빼앗는 게 아니라 나누어 가져요.’
이게 ‘3만엔 비즈니스’의 약속입니다
##3만엔 비즈니스, 새로운 삶의 방식
착한 비즈니스? 경쟁 비즈니스: 돈벌이 되는 일만 한다/ 3만엔 비즈니스: 착한 일만 한다
착한 사람이 하는 비즈니스? 아무나 뛰어든다/착한 사람만 시작한다
착한 사람을 위한 비즈니스? 누구나 소비자가 될 수 있다/ 착한 사람만 구매한다
‘부업’이 아니라 ‘겸업’. 상생의 비즈니스
한 달에 딱 3만엔만 벌기? 시장과 비즈니스 기회를 친구에게 나누어준다
감동적인 상품만들기
고객 연결하기? 고객을 놓고 경쟁한다/ 고객을 양보한다
온라인 판매는 NO! 경쟁 비즈니스: 인터넷으로 판매한다/ 3만엔 비즈니스: 인터넷 판매는 하지 않는다
인터넷 경쟁 상대가 등장하면 전체 시장을 대상으로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저가 출혈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3만엔 비즈니스’에서는 인터넷 판매는 삼가는 게 좋습니다.
대출도 NO! 빚을 내지 않고 고정비용은 거의 제로로 한다. 빚을 지지 않고 물건을 제조한다.
영업경비는 제로!
친구의 도움받기? 경쟁 비즈니스: 돈을 들여 광고해야 한다 / 3만엔 비즈니스: 입소문을 해주는 친구가 늘어난다
워크숍 열기? 경쟁 비즈니스: 돈 버는 게 중요하다 / 3만엔 비즈니스: ‘즐거움’이 중요하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3만엔 비즈니스? 경제 성장만을 목표로 한다/ 경제 규모를 줄여나간다
지출의 법칙: 왜 ‘3만엔’ 인가?
##3만엔 비즈니스, 일자리 창출하기
장소와 테마는 폭넓게 선택한다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비즈니스를 우선한다. 변화의 시기에는 그 변화를 따르거나 변화를 일으키는 비즈니스가 유망하다.
‘이어주기’만이 답이다. 사람과 일 이어주기. ‘이어주기’를 지역에서 추진하면 ‘지역화’ ‘지역 생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
생산자와 소비자를 이어준다
우프 시스템을 활용한다. 우프(WWOOF,Willing Workers On Organic Farm) 유기농을 배우고 싶어하는 젊은이가 노동력을 제공하고 유기농장주WWOOFer Host는 하루 세 끼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하는 시스템.
http://www.wwoofkorea.co.kr
유기농가는 노동력을 필요하지만 급여를 제공할 여유가 없고, 농사를 배우고 싶은 젊은이는 수업료와 숙박비를 낼 돈이 없습니다.
지역화의 조건? 작은 규모로 시작한다. 너무 거창한 이야기는 실행이 어렵다.
현대사회는 의존사회. 의존성이 지나치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는 건 상식. 푸드마일리지가 그 중 하나. 일본인은 평균적으로 지구를 1/4바퀴 돌아서 온 음식을 먹는다. 이렇게 생산자와 소비자가 멀어지면, 생산지를 속이거나 농약의 과다 사용 같은 문제들이 필연적으로 생겨납니다. 의존성이 심해지면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면서 살아가는 능력이 줄어듭니다.
‘시골형 지출과 도시형 수입’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돈을 적게 벌어도 생활이 가능하므로 좋아하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남들이 무작정 따라가는 ‘상식’과 ‘유행’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도 있습니다.
자급자족을 즐길 수 있는 네 가지 조건? 문화, 무리하지 않기, 적정기술, 동료
빚은 내지 않고 시작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생각한다
잠재고객의 소득을 늘린다. 시골 거주민들은 단순히 검소한 게 아니라 수입 자체가 적습니다.
고향에 집착하지 말자. 의존하려는 마음 때문. 지금 같은 과도기에는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변화에 올라 탈 때 더 쉽게 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도시의 소비자를 시골로 불러들인다. 시골로 찾아오게 만들기
시골에 있어야만 하면서 상품의 가치도 탁월한 비즈니스를 만든다
평생 고객 확보하기. 특성을 잘 가다듬어 소수의 타깃 고객과 연결한다
동료의 존재는 필수.
결국 출발점은 문화, 생태, 일거리, 공동체, 이 네 가지 중 하나면 됩니다.
##3만엔 비즈니스, 에너지와 돈이 필요없는 생활
나스의 비전력공방
20만엔으로 비전력 왕겨 단열주택 짓기. 돈이 별로 없어도 친구와 시간과 체력만 있으면 집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15만엔으로 지은 비전력 스트로베일 B&B(Bed & Breakfast)
10만엔으로 만든 비전력 바이오 화장실
비전력 냉장고 만들기
나무 위에 사는 더글라스 씨
##3만엔 비즈니스, 구체적 사례들
유기농 달걀 배달
스트로베일하우스 B&B
태양열 온수기 비즈니스
태양열 오븐 만들기
‘3만에 비즈니스’를 창안한 동기는?
이른바 오피니언 리더, ‘중장년층 남성’으로 대표되는 엘리트들이 자신(젊은이)들의 문제에 적절한 해답을 주지 못하고 일본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지도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런 기득권층은 눈앞의 이익밖에 챙기지 않는다는 걸 알아차린 것입니다.
현실성 없는 ‘동화 같은 이야기’? 일본의 중장년 남성 50여 명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열이면 열 모두 콧방귀를 뀌었습니다. 20~30대 젊은이들 50여 명에게 똑같은 질문.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할 수 있다고 대답. 확실히 젊은이들이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야근과 잔업을 밥 먹듯. 주5일 동안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하거나 반사회적이기까지 한 ‘밥벌이’를 하면서 돈을 법니다. 주중의 ‘자기희생’을 보상받고 ‘사회적 속죄’를 하기 위해 주말에는 취미활동을 하거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혹은 자원봉사나 NGO 활동으로 ‘더 바쁘게’ 보냅니다. 스트레스가 풀리기는커녕 더 쌓입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더 자극적인 주말 활동이 필요합니다. 결국 돈이 더 필요하게 됩니다. 그럼 주중에 더욱 열심히 일을 해야 하고…그런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이런 소모적 삶보다 제가 제시하는 삶이 훨씬 매력적으로 들리지 않나요?
착한 일만 하고, 경쟁하지 않으면서 적적한 현금소득을 올리고, 좋은 친구와 동료를 많이 만들어서 이들과 함께 남는 시간을 자급자족 활동에 사용, 지출도 줄이고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는 라이프스타일을 실현한다. 이것이 ‘3만엔 비즈니스’의 요체입니다.
착한 일? ‘나쁘지 않은’ 일. ‘나쁜 일’은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과 자연에게 해를 끼치는 일을 말하지요.
사람들의 ‘문화’를 바꾸는 건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더구나 지방에 거주하는 분들의 보수적인 생각과 관심사를 변화시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성공사례’를 많이 만들고 현금 수입도 올리는 모습을 보여주면 기존의 주민들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방 거주민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것도 대단히 어렵습니다. 소비할 돈이 별로 없으니까요. 그래서 ‘3만엔 비즈니스’는 주로 도시의 소비자들을 소구하는 상품을 많이 염두에 두고 있기는 합니다.
지방 거주민을 대상으로 가능한 비즈니스는 딱 두 가지뿐. ‘지출을 줄일 수 있도록 돕는’ 비즈니스, ‘수입을 늘릴 수 있도록 돕는’ 비즈니스를 제공하면 모두 대환영입니다.
3만엔 비즈니스? ‘지방에서 착한 일을 하면서 즐겁게 돈 벌기’ 가이드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의 답이 여기 있었네요. 마음을 들킨것 같이 신기하리만치 공감가는 내용입니다.좋은 포스트 감사합니다.
‘착한 마음’을 들키셨나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