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도서관이 아름답다. 김소희·공유선·오혜자·박미숙·박정숙·박소희. p231
책으로 꿈꾸고 공동체로 살아가는 작은도서관이 아름답다
#책과 사람, 삶을 만나는 작은도서관_박정숙,한국어린이도서관협회 상임이사
작은도서관은, 책장 넘기는 소리마저 조심스럽게 조용히 앉아 숨죽이며 책만 보는 도서관, 자기가 공부할 참고서를 가방에 가득 넣어 새벽같이 달려가 옆 사람과 말 한 마디 안 하고 공부만 하다 돌아오는 도서관, 큰 맘 먹고 등산하듯 올라가야 하는 덩치 ‘큰’ 도서관이 아닙니다.
작은 도서관은, 집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아이들이 혼자 걸어가 뒹굴거리며 누워서 책을 볼 수 있고, 편한 옷차림으로 친구 집에 놀러가듯 금방 갈 수 있는 곳, 책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 책을 이야기하고 삶을 나누는 곳입니다.
1990년대, 이러한 도서관을 꿈꾼 사람들이 모여 하나 둘씩 작은도서관이 생겼습니다. 작은도서관은 마을 사람들이 이용자이기도 하고 자원봉사자이기도 하고 운영자이기도 합니다. 십시일반 운영비를 모아, 좋은 책을 읽고 권유하는 어린이독서문화운동을 전개하였고, 아이들의 교육과 육아를 고민하고, 다양한 소모임과 교육을 통해 여성과 지역주민의 성장을 돕고 시민의식을 향상시키는 시민운동을 하였으며, 경제개발로 인해 사라져가는 마을의 공동체성을 회복하고자 하였습니다.
이 책은 수많은 어려움과 우여곡절 속에서 작은도서관을 10여 년을 운영해온 집필자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담았습니다.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디어 작은도서관이 마을에서 가장 사랑받는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
한 도시의 과거를 보려면 박물관으로 가고 미래를 보려면 도서관으로 가라
#’작은도서관’은 ‘작은 도서관’이 아니다_작은도서관 개념_김소희
“한 도시의 과거를 보려면 박물관으로 가고 미래를 보려면 도서관으로 가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도서관은 한 사회의 상식과 가치를 만들어내는 곳이다. 책읽는 시민이 사회의 힘을 키운다고 생각한다.”-박원순 서울시장
‘작은도서관 설립’ 지자체장 선거 공약? 그러나 공약의 주체들은 물론 ‘작은도서관’이라 이름 붙인 작은도서관들조차 작은도서관이 갖는 그 성격과 역사를, 개념이 생겨난 배경을 이해하지 않고 단순히 ‘규모가 작은’ 도서관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도대체 작은도서관은 무엇일까?
작은도서관은 결국 ‘도서관’이다.
도서관은 다시 낮아져야 한다(‘민중의 대학’으로)
작은 도서관? 작은도서관!
‘작은 도서관’이 아닌 ‘작은도서관’이다.
작은도서관은 운동이다
작은도서관은 접근이 용이한 생활친화적인 소규모 문화공간으로서 주로 독서 및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역공동체가 형성되는 곳이다.
작은도서관은 도서관이나 문고 같은 시설 개념이 아닌 운동 개념으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 즉 작은도서관이란 작은도서관 운동이며 이러한 취지에 따르는 다양한 형태의 시설들은 공·사립문고, 주민자치센터, 복지시설, 어린이도서관, 심지어 소규모의 공공도서관이나 분관 등 명칭 구분과 관계없이 작은도서관이며, 작은도서관은 운동이다.
‘우리 동네 도서관’, 마을공동체의 거점.
시험공부 공간, 신분상승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노인, 어린이, 주부, 장애인 등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문턱이 낮은 도서관. 신발을 벗고 들어가 엉덩이를 바닥에 붙이고 앉을 수 있는 도서관. 엄마가 포대기를 풀고 아이를 내려놓고, 기어다니는 아이는 호기심 가득한 손으로 책을 잡았고, 편하게 허리를 편 엄마는 아이가 가져온 책을 소리 내어 읽어 주었다.
‘작게 낮게 느리게’를 말하는 대안교육의 실험장이며 문화를 누리고 창작하는 공간
사람이 성장하는 도서관.
작은도서관에는 ‘도서관운동가’의 고민을 가진 운영자가 중요하다.
“…작은도서관을 운영한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일이다. 운영자는 늘 ‘무엇 때문에 나는 이 일을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많이 해야 한다.”-박소희, 인천어린이도서관협의회 회장
달리 표현하면 ‘책’을 매개로 하는 점에서는 ‘작은도서관’과 ‘도서관’이 서로 공통점이 있지만, 작은도서관에는 ‘사람’ 즉, ‘공동체’라는 요소가 크게 작용하는 특성이 있다.
그렇다. 작은도서관을 설명하는 중요한 단어에 ‘사람’이 있다.
도서관에서 사람들과 만나면서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찾았고, ‘마을기업’의 공공성을 고민하는 활동가가 되었다. 작은도서관은 그렇게 사람이 변화하는 곳이다. 작은도서관에 대한 개념을 논의하는 중에 강조되었듯 작은도서관은 운동이고, 그래서 운동의 주체인 사람이 중요하다.
지역사회 프로그램을 하는 도서관. 작은도서관 운동은 생활 근거지로부터의 요구이다. 어디가 되었던 도서관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정한 순간부터 도서관은 그 지역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도서관이 우리 동네에 있다면 그 자체로도 삶터의 조건은 좋아진다. 그러나 작은도서관 운동 주체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더 근본적으로 지역사회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마을 만들기’란? 삶터 가꾸기, 공동체 이루기, 사람 만들기
#작은도서관의 필요충분조건_작은도서관 조직과 운영_공유선
우리가 하는 많은 일들은 어쩌면 과거에 누군가가 해왔던 일이고 더 오래 전에 인류가 고민하고 지혜를 모았던 일이기도 하다. 그것을 만나는 방법과 감각은 변했을지 모르지만 인간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동시에 기록으로 남기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그 기록들이 돈이나 유행이 아닌 모두를 위해 쓰이길….그래서 인류와 지구를 구원하길 바란다. 교육자이자 사상가인 이반 일리치가 이야기한 지구를 구하는 3가지 방법(자전거, 시, 도서관) 중에도 도서관이 나오지 않는가?
#작은도서관은 책을 어떻게 고르는가_오혜자
#작은도서관에서 놀자_작은도서관 문화예술 활동 기획과 실제_박미숙
도서관은 책만 보는 곳이다? 도서관에서 왜 문화예술을 이야기하나?
‘작다’는 크기를 의미하지 않는다.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즐거움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렇게 봤을 때 작은도서관에서 벌어지는 문화예술 활동은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며 그 결과 역시 ‘결과물’로만 판단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책을 매개로 한 문화예술 활동.
작은도서관은 놀이터, 함께 만들고 나눠먹는 요리 만들기, 아이들이 좋아하는 도서관 캠프, 재미있는 배움과 나눔의 공간, 생태와 환경이 있는 작은도서관, 작은도서관이 상영장으로 공연장으로,…
발로 뛰는 홍보가 최고다. 결국 작은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문화예술 활동 홍보는 사람이 사람에게 홍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방법이 가장 적합할 것이다.
사람을 남기는 문화 활동이어야 한다.
#작은도서관으로 살아남기_작은도서관 재정_박정숙
3,951? 2012년 전국 작은도서관의 숫자! 숫자로만 따진다면 우리나라 도서관 수는 선진국 수준이다.
“도서관은 언어를 보호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이다….”-존 라이언,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
#나눔과 협동을 허하라_작은도서관과 네트워크_박소희
작은도서관은 태생이 나눔이다.
작은도서관에서는 가장 먼저 책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좋은 책이 있는데 나 혼자 보기엔 너무 아깝고 같이 의견을 나누고 공감하고 싶은데 어떻게 할까를 고민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거실을 열거나 작은 공간을 마련하여 아이와 어른들을 만났고 함께하자고 이야기했다.
(사)한국어린이도서관협회
대전 마을어린이도서관협의회
고양시 작은도서관협의회
작은도서관이 기본적으로 ‘책’을 중심으로 하는 기능을 중시하지만 ‘책’이 담고 있는 다양한 주제와 같이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무관할 수 없다는 것이 작은도서관이 담아야 할 몫이다.
공동체가 개인주의로 파괴되어 가는 심각한 경제 위기의 시기에 작은도서관의 존재 이유는 지역공동체의 아름다운 모습을 다시 재생시키고자 하는 노력의 공간이기도 하다.
따라서 수적으로 늘리려는 정부의 작은도서관 정책은 사람이 없는 집을 만든 꼴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하루 속히 ‘사람이 담기는 집’이라는 작은도서관의 정신에 맞는 작은도서관으로 자리 잡아 나갈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방안이 시급하다.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도서관의 12가지 길
1도서관은 시민들에게 배우고 알 권리를 제공한다/ 2벽을 허문다/ 3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게 기여한다/ 4개인의 가치를 일러준다/ 5창조성을 길러준다/ 6아이들의 마음을 열게 한다/ 7사람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돌려준다/ 8공동체 형성을 돕는다/ 9가족을 더 친밀하게 해준다/ 10개개인의 견해에 대한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도서관을 통해 관용과 개방성을 유도한다/ 11마음의 안식처를 제공한다/ 12지역사회의 역사를 보존한다-미국도서관협회
“우리가 걸어가면 길이 됩니다”
우리의 변화가 너무 느려 이 바쁜 세상에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가 걸어가면 길이 됩니다”라고 말한 파울로 프레일리의 말을 함께 나누고 싶다. 겉모양을 보며 작다, 크다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이 담고자 한 어린이 같은 마음과 경쟁보다는 서로 돕는 마음을 좀 더 넓은 세상에 공유하고자 옆에 있는 사람들 손 꼭 잡고 오늘도 뚜벅이처럼 걸어가련다.